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6708
  • 댓글 수 5
  • 추천 수 0
2010년 5월 18일 10시 49분 등록

 비오는 날 나는 알베르 까뮈를 읽었다. 태양을 그리워했기에 비를 미워하며, 그러나 비가 있기에 태양을 더 그리워하며 읽었다. 물론 나는 태양이 너무 뜨거운 날, 그리하여 내 밭의 채소들이 신음할 때, 이글거리는 태양을 미워하고 비를 그리워 한다. 모든 지속되는 것들, 날씨만한 변덕이 없는 것들은 심드렁한 것이다.

까뮈는 말한다.

"부정적 사고만큼 예술에 이바지 하는 것은 없다....'아무 것도 아닌 것을 위하여' 일하고 창조하는 것, 찰흙에 조각하는 것, 자신의 창조가 미래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 자신의 작품이 여러 세기를 거쳐 내세울 만한 아무런 중요성도 지니니 못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면서 하루 사이에 자신의 작품이 파괴되는 것을 보는 것, 이것들이 바로 부조리한 사고가 정당화되는 험난한 예지다. 이러한 두 가지 노력을 동시에 하는 것, 한편으로 부정하고 한편으로 열광하는 것, 이것이 부조리한 창조자에게 열리는 길이다. 그는 허공에 색칠을 해야만 한다. "

그렇다. 심오한 사고는 계속 생성되는 과정에 있다.   삶은 다양한 경험과 결합되고 거기서 만들어 진다.   한 인간의 창조는 다양하게 계속되는 모습 속에서 다져진다.  철회하고 부정하고 수정하고 보완한다.  무언가가 지속적인 생성 과정을 멈추게 된다면 완벽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창조해 내는 창조자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말한다.

" 창조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파격적 증언이다. 그것은 나날의 노력, 억제력, 진리의 한계에 대한 명확한 판단, 그리고 절도의 힘을 요구한다. 그것은 하나의 고행이다. 더욱이 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서' 반복하고 발버둥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오늘 동의한다. 예술이란 작품 그 자체의 중요성 보다, 인간에게 요구되는 적나라한 현실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정신은 삶과 작품의 성숙을 기다린다.   그러므로 계속되어 온  모든 작품은 성숙에 이르는 실패의 수집에 불과하다.   남는 것은 운명이며, 죽음이라는 숙명을 제외하면, 기쁨, 행복, 결국 그 모든 것이 자유다. 자유.

IP *.160.33.180

프로필 이미지
조현희
2010.05.18 12:09:12 *.106.111.211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시간이네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제 자신이 발전해 나가지 않나 싶습니다.
가끔은 어려운 글을 접하고 깊이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는 글을 접할때.....전 많은 시간을 그 글과 함께 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비가 촉촉히 제 가슴까지 적셔주는 시간....
강사님의 귀한 글로 깊은 생각의 시간으로 빠져 들어가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0.05.18 13:36:42 *.119.66.84
어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자유를 떠올렸습니다.
비를 맞을 수 있는 자유. 그리웠던 자유였습니다..
그런 자유의 길로 인도해주신 사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헌
2010.05.18 13:58:01 *.35.254.135
"철회하고 부정하고 수정하고 보완한다."

마구마구 무찔러듭니다. ^ ^

프로필 이미지
2017.01.09 13:08:22 *.212.217.154

창조.

예술.

인간.

알베르 까뮈의 글은 아직 어렵습니다.

언젠가 다시 차분하게 읽으면

마음으로 와 다을날이 있겠지요^^

프로필 이미지
2018.04.15 11:30:36 *.212.217.154

창조!

파괴!

그리고 자유!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3 질서와 자유 - 그 어울림 [5] 구본형 2005.10.13 6365
462 빈곤의 종말 [4] 구본형 2006.12.19 6368
461 내가 멈추고 돌아보는 이유, [4] 구본형 2005.07.11 6370
460 죽음이 삶을 지킨다, [9] 구본형 2006.02.17 6377
459 칭찬의 효용에 대한 지나친 남용에 대하여,, [7] 구본형 2004.10.08 6384
458 왜 변화의 경영에 실패하는가 ? [2] 구본형 2007.02.12 6387
457 가끔 며칠 굶어 보는 것에 대하여, [2] 구본형 2004.06.06 6398
456 혼동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힘과 자기경영 [2] 구본형 2004.10.08 6400
455 싸우지 않는 삶은 죽음의 냄새가 나서 싫다 [2] 구본형 2002.12.25 6404
454 위를 탐구하라 [4] [2] 구본형 2008.02.20 6406
453 개인에게 변화 경영은 좋은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2] 구본형 2007.11.02 6408
452 저 안내자가 멈출 때까지 계속 걸어갈 것이다 [4] 구본형 2004.01.24 6409
451 문득, 한 여름 기억 [8] 구본형 2010.06.09 6417
450 시대가 사람을 기르고, 운이 그 행보를 좌우한다- 생각탐험 7 [6] 구본형 2010.04.28 6441
449 쾌락을 다시 생각한다 - 생각탐험 8 [6] 구본형 2010.04.29 6441
448 First, Break All the Rules [2] 구본형 2006.01.18 6451
447 노화는 ‘갑자기 찾아와 사람을 뒤흔들어’ 놓는다 [3] 구본형 2007.12.19 6453
446 휴일날 아침 [2] 구본형 2004.02.06 6459
445 불멸의 기업의 조건 [3] 구본형 2011.05.13 6461
444 무제- 이런 각도에서 보면 어떤 제목이 좋을까 ? [21] 구본형 2010.12.21 6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