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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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테스커, 다문화주의자, 그리고 기술융합적 달인들의 시대, 한경 비즈니스,
2005 1월 3
달인이란 한 분야의 한계를 확장한 고수를 말한다. 이들은 그 분야의 전통적 비전을 익혔을 뿐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특별한 비법을 더한 사람들이다. 전문가라는 표현이 ‘편협한 깊이’라는 뉘앙스를 감추지 못한 반면 달인이라는 말은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함이 돋보이는 일반적 표현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역이 모호한 깊이’가 지금의 인재상을 가장 적절하게 함축하고 있는 단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의 사회에서는 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것이 힘이다. 말하자면 노-웨어 (know-where) 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식의 시대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즉 앎의 깊이가 중요하다. 노 하우(know how)나 노 화이( know why) 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당연히 정보와 지식이 결합된 복잡화 시대에는 이것저것 두루 알면서 그 중 한가지 일에서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다른 한 두 가지 분야에서도 제법 식견이 있는 준전문가의 수준에 이르는 ‘ ㅠ’ 자(字)형 멀티테스커들이 각광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글로벌 시대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반영하게 되면 훌륭한 직업인은 당연히 세계인으로서의 자격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자국의 문화 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감수성과 식견을 자신의 전문성 속에 담아 둘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삼성은 많은 돈을 투자하여 현지 전문가들을 육성했다. 말하자면 현지의 문화적 골목을 드나들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어 낸 셈이다. 영어나 중국어에 대한 러시 역시 언어야말로 문화의 창문이며 실체이기 때문에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권의 일상에 접근하려는 노력이라 이해할 수 있다.
전문성은 이제 영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애견 미용사에서부터 줄기세포를 통해 생명을 복제 해내는 생명공학도까지, 의사나 회계사에서부터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네일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전통적 전문 직종과 새로 만들어진 틈새가 공존하는 마당이 되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은 바로 장르를 넘나드는 관심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멀티테스커여야 하며,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다문화주의자 내지 다문화경험자여야 하며, 기존의 직업에 자신의 기질과 재능을 결합시켜 자신만의 특화된 틈새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어야 한다. 즉 전문분야와 전문 분야를 융합시키고, 직업과 자신의 내면적 역량을 결합시켜 자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인재들은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다. 첫째는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자신의 욕망과 능력을 잘 가늠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가장 중요한 지적 재산으로 먼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는 취미를 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원하는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특화 시킴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자신의 내면적 특성을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해 내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유일함을 무기로 삼는다. 셋째는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빠른 시간대에 속한 사회가 개인에게 주는 최대의 스트레스는 터득한 지식이 단명하다는 점이다. 어제 통용된 지식이 오늘 이미 진부해져 쓸 수 없다면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날마다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고 모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은 평생학습의 길을 걸음으로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유지한다. 넷째는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 내는 데 능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직업을 계승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는 직업 창조자의 역할을 즐긴다.
새로운 인재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너도나도 조금만 노력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직업인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주변부에 속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메시지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 때 평범했던 우리들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한국을 넘어선 한국인이 되자. 연결하고 특화하여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자. 이것이 스스로를 고용하는 원칙이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최상의 전략이다. 왜 거절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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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월 3
달인이란 한 분야의 한계를 확장한 고수를 말한다. 이들은 그 분야의 전통적 비전을 익혔을 뿐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특별한 비법을 더한 사람들이다. 전문가라는 표현이 ‘편협한 깊이’라는 뉘앙스를 감추지 못한 반면 달인이라는 말은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함이 돋보이는 일반적 표현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역이 모호한 깊이’가 지금의 인재상을 가장 적절하게 함축하고 있는 단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의 사회에서는 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것이 힘이다. 말하자면 노-웨어 (know-where) 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식의 시대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즉 앎의 깊이가 중요하다. 노 하우(know how)나 노 화이( know why) 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당연히 정보와 지식이 결합된 복잡화 시대에는 이것저것 두루 알면서 그 중 한가지 일에서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다른 한 두 가지 분야에서도 제법 식견이 있는 준전문가의 수준에 이르는 ‘ ㅠ’ 자(字)형 멀티테스커들이 각광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글로벌 시대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반영하게 되면 훌륭한 직업인은 당연히 세계인으로서의 자격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자국의 문화 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감수성과 식견을 자신의 전문성 속에 담아 둘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삼성은 많은 돈을 투자하여 현지 전문가들을 육성했다. 말하자면 현지의 문화적 골목을 드나들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어 낸 셈이다. 영어나 중국어에 대한 러시 역시 언어야말로 문화의 창문이며 실체이기 때문에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권의 일상에 접근하려는 노력이라 이해할 수 있다.
전문성은 이제 영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애견 미용사에서부터 줄기세포를 통해 생명을 복제 해내는 생명공학도까지, 의사나 회계사에서부터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네일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전통적 전문 직종과 새로 만들어진 틈새가 공존하는 마당이 되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은 바로 장르를 넘나드는 관심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멀티테스커여야 하며,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다문화주의자 내지 다문화경험자여야 하며, 기존의 직업에 자신의 기질과 재능을 결합시켜 자신만의 특화된 틈새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어야 한다. 즉 전문분야와 전문 분야를 융합시키고, 직업과 자신의 내면적 역량을 결합시켜 자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인재들은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다. 첫째는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자신의 욕망과 능력을 잘 가늠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가장 중요한 지적 재산으로 먼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는 취미를 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원하는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특화 시킴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자신의 내면적 특성을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해 내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유일함을 무기로 삼는다. 셋째는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빠른 시간대에 속한 사회가 개인에게 주는 최대의 스트레스는 터득한 지식이 단명하다는 점이다. 어제 통용된 지식이 오늘 이미 진부해져 쓸 수 없다면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날마다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고 모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은 평생학습의 길을 걸음으로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유지한다. 넷째는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 내는 데 능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직업을 계승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는 직업 창조자의 역할을 즐긴다.
새로운 인재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너도나도 조금만 노력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직업인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주변부에 속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메시지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 때 평범했던 우리들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한국을 넘어선 한국인이 되자. 연결하고 특화하여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자. 이것이 스스로를 고용하는 원칙이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최상의 전략이다. 왜 거절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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