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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일 19시 55분 등록
개인에게 변화 경영은 좋은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현대 카드/캐피탈 , 2007년 10월 25일

런던의 어느 달동네에서 두 사람의 재단사가 서로 마주 보고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2차세계대전 이후부터 늘 그렇게 서로 마주 보며 일해 왔다. 어느 날 한 재단사가 다른 재단사에게 물었다.
-금년에 휴가 갈 건가 ?
-아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두 번째 재단사가 불쑥 말을 꺼냈다.
-1964년에 휴가를 갔었지.
-그래 ? 어디로 갔었나 ?
첫 번째 재단사는 무척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친구가 자리를 비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기심에 가득차서 그때 그 휴가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랐다.
-난 그 때 벵갈로 호랑이 사냥을 갔었지. 빛나는 금빛 총을 두 개나 들고 말이야.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정말 엄청나게 큰 호랑이를 만났지. 내가 총을 쏘았어. 그러나 그 놈은 내 총알을 피하고 나를 덮쳤지. 내 머리가 그 놈 이빨에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더군. 그리고 나를 먹기 시작했어. 마침내 그 놈이 내 마지막 살 한 점까지 다 먹어 버렸어.
깜짝 놀라서 첫 번 째 재단사가 소리쳤다.
-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호랑이는 자네를 삼키지 않았어. 자넨 지금 이렇게 살아 있잖아 ?
그러자 두 번째 재단사가 다시 실과 바늘을 잡으며 슬프게 말했다.
- 자네는 이걸 살아 있다고 생각하나 ?

이 이야기를 생각해 낼 때 마다 나는 직장 생활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지옥’이라고 표현한 스터즈 터클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한 직장인이 지금하고 있는 일을 ‘자신에게 주어진 천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인지 자문한다.

변화 경영이라는 말은 기업에서 종종 구조조정, 조직 개편, 프로세스 개선, 새로운 시스템의 설치, 제도적 개혁등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된다.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위로부터의 개혁’(top-down approach) 이라는 일방적 시선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 위로부터 시작한 일방적 개혁은 직원 전체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이 때 개혁은 경영자나 특정 부서의 과업이 될 수는 있지만 직원 전체의 현장에서 구현되는 일상의 과제로 발전하지 못한다. 너무도 자주 개혁과 혁신이 서류 속에나 존재하는 페이퍼 게임으로 전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혁은 직원의 일상적 삶을 바꾸어 주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과 혁신은 주무부서나 경영자의 입장에서 정의되기 보다는 직원의 언어로 치환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위로부터 시작한 개혁의 물결에 '아래로 부터의 개혁' (bottom-up approach)이라는 파도가 뒤 따르게 되면서 개혁의 선순환 싸이클이 작동하게되는 것이다.

‘아래로 부터의 개혁’이 의미하는 것은 직장에서의 행복이다. 직장은 매일 아침 달려 가야하는 현장이다. 현장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밥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에 시달리지만 밥이야 말로 우리가 직장에 매여있는 가장 현실적이 이유다. 밥이라는 절박한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직장이 아니다. 직장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적합한 공간 역할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밥 없이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밥만으로 살 수도 없다.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존재감을 표현할 수 있어야 인생은 즐겁고 행복해 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직장이 밥벌이에 지나지 않게 되면, 밥은 있으되 ‘좋은 삶’(good life)은 없는 것이다. 개인에게 좋은 삶이 허락되지 않는 직장은 시시한 직장이다.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역시 월급만큼만 일하는 직원을 데리고는 훌륭한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경영학 교수인 이안미트로프와 경영컨설턴트인 엘리자베스 텐턴은 ‘미국주식회사의 정신적 감사보고서’라는 책에서 경영자들과 직장인들이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으려는 기본적 욕구’에 목말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욕망을 기업목표와 연계시킨 경우 매우 높은 경영실적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직장인들의 70%는 좀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며, 정신적 가치를 일터에 접목시켜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좋은 삶’은 곧 ‘훌륭한 기업’과 상통한다. 더 많은 행복은 더 높은 생산성과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해 주기 때문이다. 개인과 조직의 성과는 바로 ‘모두의 성공’이라는 이상적 접점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직장인이 현장에서 밥도 벌고 자신도 표현하면서 행복해지려면 두 가지 전환에 성공해야한다. 이것을 나는 ‘행복을 추구하는 변화 경영’이라고 부른다. 행복해지려면 가장 먼저 정신적 자세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모드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어느 날 나는 택시를 탔다. 기사가 ‘어디로 모실까요?“ 라고 물었다. 첫마디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다른 기사들과 달라 보였다. 서울역으로 가는 동안 나는 벌이가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다른 기사들처럼 죽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회사에 서운한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이가 쉰 살이 넘어 받아 주는 데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이제 다 컸습니다. 한 달 열심히 하면 150만원 벌이는 됩니다. 두 식구 그럭저럭 살 만합니다” 그날 나는 이 기사분과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내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 주었다. 행복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고마워하는 자세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이러한 정신적 전환에 성공하면 행복에 이르는 1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객관적 상황이 나아 진 것은 없다. 더욱이 그럭저럭 ‘무엇으로 살 것인가는 충족되었지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는 해결되지 못했다. 따라서 여기에 머물지 말고 좀 더 상위의 자기 개혁으로 진화해 가야한다. 우리가 원하는 더 나은 변화의 목표는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여 자신의 천직을 구축’해 가는 것이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이 일의 어떤 부분을 정말 좋아 하는가 ? 이 일의 어디에 나를 흥분시키는 요소가 숨겨져 있는가 ? 만일 이 일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장 잘해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질문과 실험이 곧 개혁인 것이다. 이 일도 해보고 저 일도 해 보면서 자신의 숨겨진 기질과 재능을 찾아내 연결시켜 주는 것이야 말로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 가는 자기 변화의 즐거움이다. 즐겁게 일할 수 있고 그 일을 아주 잘할 수 있는 자신의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 그 일을 천직이라 부를 만하다. 이것이 천직을 찾아 가는 방법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행복하다 할 수 있다.

자신을 이끌고 여기까지 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행복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그것은 자신 보다 더 크고 보다 위대한 무엇인가에 자신을 기탁하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기탁했다. 그녀는 자신을 위대한 섭리 속에 그것을 이루게 하는 ‘신의 몽당 연필’로 활용했다. 자발적 헌신과 기탁이야말로 행복의 가장 높은 단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나무가 스스로 언제 나뭇잎을 버려야 하는 지 아는 것처럼 자신이 더 커다란 목적을 위해 언제 스스로를 헌신할 수 있는 지 아는 사람만이 가지는 행복감처럼 큰 것은 없다. 그동안 개인의 자기계발이 성공을 향한 강박적 질주였다면 앞으로의 자기 변화는 자신을 최대한 활용하여 의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불행한 직장인의 행복 찾기’라는 물결은 직장인의 변화 경영의 기본적 바탕을 이루게 될 것이다.

IP *.128.2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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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1 16:43:07 *.212.217.154

조직에 소속되어있는 개인이

어떻게 행복해 질 수 있을까?

결국 조직 안에서 행복해야만 하지 않을까?

조직 안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그 조직을 벗어나는것도

방법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프로필 이미지
2019.05.14 21:20:29 *.212.217.154

스스로의 일에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그 '의미'가 없는 조직은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그 '의미'를 찾는 사람들을 모을수있는 조직,

그런 조직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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