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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9일 02시 16분 등록

< 가족 -발가락만 닮았으면....아들들에게 쓰는 글 >

 

 

  저의 자식들은 저의 발가락만 닮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혹시 제가 그렇게 못난 사람이라서 자기 비하인가하고 의아에 할지도 모릅니다. 또는 자식들이 성이 안차고, 맘에 아주 안드는가 생각 하실지도 모릅니다. 저는 저 자신에 대해 자존감이 높으며, 저의 아들 2명도 사랑합니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아침에 나가기 전 새근새근 곤히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 그토록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올 때, 초인종 소리가 나자마자, 3살짜리 큰아이는 짧은 발음으로 ‘아빠, 아빠’ 하면서 문주위에서 웃으면서 멤돌고, 곧이어 와이프는 4개월 된 싱글벙글 거리는 둘째 아이를 안고 웃으면서 나올 때 저는 세상을 다 가졌습니다. 그날의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는 것을 아이들의 미소와 나를 반겨주는 따뜻한 가정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자식들은 저의 발가락조차도 닮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의 발에 유전적으로 무좀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ㅋ^^ 이 말은 유전적 특성과 범위를 뛰어 넘어라는 바램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좀 어려운 말일수도 있는데, 쉽게 표현하자면 완벽한 백지장이 되어서 자신의 능력과 소질에 한계를 짓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갓난 아이는 백지장이라고 착각을 합니다. 백지장이 아니라 유전적 정보가 들어 있어 어느 정도 엷은 심으로 스케치가 된 상태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외모뿐만이 아니라 안에 있는 기질이나 특성 자체도 잠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가 2년 전부터 꾸준히 단전호흡 및 명상을 깊이 체험하면서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저의 행동과 특성들이 저의 부모님과 아주 닮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특히 저는 저희 어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이것은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다 공감하실 것입니다. 아이들의 행동들에서 나와 배우자의 장단점, 심지어 할아버지,할머니의 장단점까지 드러납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것을 의미합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자신의 미래를 보고 싶으면, 부모님을 비롯한 뿌리를 보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너무 보고 싶으면, 결혼 안하신분들은 아이를 빨리 나으십시오. 그러면 내가 어릴때 저랬구나라고 관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나’라는 존재,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그것을 살아 계시면서 책을 통해 끊임없이 찾고 정리하고 계십니다. 현재 저희 어머니 서재에 꽃혀져 있는 책만해도 3,000권이 넘으시지만 아직 명쾌한 답을 못내리신 것 같습니다. 이것을 아들로써한때는 한심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못 찾았지만 난 찾을수 있을꺼야. 하며 저도 문.사.철.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서재가 1,000권이 다 되어가면서 불안감이 엄습하였습니다. 어머니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입니다.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책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그 책을 쓴 사람들 및 현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대표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약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러 현자들을 모셔와서 강의와 코칭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내공이 아주 많이 쌓이게 된 것이죠. 개인 레슨, 맞춤 코칭, 이 방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그 만큼의 돈이 안 되므로, 저는 저자와 현인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반 대중 세미나부터 삼성경제연구소 CEO 모임, 각종 호텔 조찬회의등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잘 안 와 닿으실 것입니다. 제가 ‘어린왕자’에 나오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설명 방식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라이온스 클럽 중에서도 아주 페쇄적인 모임이 있는데, 대한민국 및 유수의 석학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쏱아 내는 것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도 들었습니다. 수강료는 6개월에 3,000만원 (7회교육) 입니다. 지금은 반지하에 살아서 엄두도 못내죠.ㅎ 하지만 그때는 진리, 정의에 대한 갈망이 강하고 금액도 20대 초반부터 저의 계좌에 매달 1,000만원이 넘게 임대료가 들어와서 큰 돈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각종 교육 및 자신의 분야의 권위자들이 서양쪽의 한계에 대해서 고백?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성공하는 7가지 습관등을 가지고 오신 한국리더십 센타의 김경섭 회장님이나 아시아 유일 가트맨 공인치료사 최성애 박사님 등등 여러 분들이 분명히 각종 도구들이 도움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본질적, 근원적으로는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동의하셨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오픈했나.....ㅡㅡ;) 서양의 체계화된 툴을 사용하여 5(현상)>>4>>,3>>2>>1(본질) 이렇게 단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양파껍질을 까듯이 바깥쪽부터 접근을 합니다. 이것은 컨트롤을 못하면본래대로 돌아와버립니다. 마치 고무공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으면 누르고 있을 때는 파여지지만 손을 때면 이내 돌아오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동양이나 근원적인 서양철학은 1(본질)에서부터 2<<3<<4<<5(형상)으로 접근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의 화두 등. 이 자체를 뼈 속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릅니다. 가아가 아닌 진아이며 또한 무아입니다. 마치 풍선 형체를 변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누르지 않고, 안 내부에서 터집니다. 안에서 밖으로입니다. 깊은 명상이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암벽등반등의 ‘하나 되기’ 체험들이 이것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너무 주제에 벗어났고 재미없는 이야기네요. 다시 돌아가서, 저의 아이들은 자신이 무한한 창조의 주체이며 유전적이나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의 기준에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오늘 하루하루가 완성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공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개개인의 삶에 있어서 ‘완성’은 할 수 있습니다. 암튼 아들들아, 습을 경계하고 항상 깨어있어라. (너희들은 이 말을 20살 이전에 진실로 알아버렸다면 정말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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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귀여운 둘째입니다. ㅎ

 

#페이스북 <우리는 스토리다>에서 지금 신나는 10줄 스토리 경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은 누구나 참석 가능합니다.

얼쑤~ ~~ 신명난다~~^^

http://www.facebook.com/groups/w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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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71.1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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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23:12:12 *.82.40.63

많은 부분  공감함..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지.. 현재의 우리는 50%의 카르마(유전개념에 또 다른 의미의 뉘앙스가 결합된 용어)가 차지하고 있다고.. 나머지 영역에서 남다른 체험과 탐구를 통해 우리들의 자기다움과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아닐지.. 이미 서양의 석학과 대가들은 동양적 사고와의 통섭 없이는 그들이 흠모해 마지 않는 진리에 다가서는 일이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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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1 21:35:12 *.116.114.33

둘째의 건강한 모습이 이쁩니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두 아들과 아내를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고, 힘이 절로 샘솟지 않나요?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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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2 11:53:46 *.169.188.35

요즘 아이가 누굴 닮아서 그렇겠어요.. 하는 이야기에 뜨끔하기만 합니다.

 

나의 못난 모습이 아이의 행동에서 보일 때

 

참기가 쉽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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