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절정을 치닫고 있는 것일까! 요즘 들어 집에서 하루를 보내기가 어느 때보다 힘든 것처럼 느껴집니다. 

불볓 더위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듯 더위로 지친 마음 속에서도 자주 떠오르는 단어가 둘 있습니다. '주인공'과 '여행'입니다.

두 단어가 주는 메시지는 삶은 '여행'과 같아 목적지가 있으며 언젠가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이 여행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주인공의 선택이 다음 장면을 결정합니다.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이 주인공임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지금 자신의 선택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며칠 전 장흥 물축체 행사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하룻밤을 정남진 근처 바닷가에서 묶었습니다. 몸이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자정에 잠이 깨었습니다. 바닷바람 좀 쐴까하여 함께 간 동료들과 밤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누워서 밤하늘을 보고 싶어

어느 식당 앞 평상에 앉았습니다. 식당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거리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준비한 신문지를 깔고

평상에 나란히 누웠습니다. 눕자마자 밤하늘에 가뜩 차있는 별들이 눈 앞에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누워서 보는 밤하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저렇게 별들이 많다니! 그럼 이 지구는 뭐란 말이야! 광대한 우주에서 지구는 아무것도 아니네.

그리고 그 지구 한 구석에 누워있는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네! 그래도 아름다운 별빛속에서 이 광경을 감탄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우주도 삶이 있고 별들도 삶이 있듯이 광대한 우주에서 내 삶도 있고 그 주인공은 나라니 너무 멋진 일 아닌가! 

저 빛나는 별들 하나 하나도 모두 자기 빛을 가진 주인공들이고 저 별들도 삶의 여정을 따라 가고 있겠지!"

'여정 a journey' !

수 많은 별빛을 바라보며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문득 지금까지 삶에서 목적지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정을 즐길지 못하고 엄격하게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만 대할 때가 많았습니다. 목적을 수단으로 대했고 이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살았왔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목적지는 여정을 통과하면 자연스레 도착되는 곳인데  여정 자체가 바로 삶인데 삶의 핵심을 놓치고 살고 있음을 바닷가 별빛 아래서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는 말은 바로 여정이 삶임을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더 빨리 더 적은 비용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만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청년의 때는 과정보다 목적이 삶의 핵심처럼 보인다면 중년의 시기는 과정자체가 바로 삶의 핵심으로 보이는 시기일까?  얼마전 카톡에 무의식적으로 'Amor Odysseia'를 요즘 내 좌우명으로 써 넣고 참 적절한 표현이라고 여기고 잊어버렸는데 그 의미를 밤바다 별빛 아래서 분명히 보게 되었습니다.

Amor! 

대학시절 성경공부를 하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습니다.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이 가르쳐주시는 것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입니다. 삶의 여정에서 목적지만 중요하면 만나게 되는 많은 이웃들의 참 존재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자동차의 유리창밖으로 보는 풍경처럼, 식당의 메뉴판의 글씨와 그림으로 된 음식만 보고 식당을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삶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삶에서 유리된 메마른 가지에 가시만 달고 있게 될 지 모릅니다.

삶은 이 순간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지나고 있는 여정에서 만나는 살아있는 것들을 나처럼 사랑할 때 삶의 핵심에서 나오는 빛에 참예하는 것입니다. 그 빛은 바로 신의 사랑입니다. 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단순한 명령이 세상 무엇보다도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장흥 밤바다의 별빛 속에서 빛나는 사랑의 빛과 연인의 눈빛에서 나오는 사랑의 빛으로 내 삶도 사랑의 빛을 발하는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함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