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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9일 09시 10분 등록

 

[월요편지]- 울지도 웃지도 못 할 상황들.....

  

 

  이번 주는 저의 철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울지도 웃지 못 할 상황들을 풀어 볼려고 합니다. 주위에 저의 리얼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반응들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들을 지으시기 때문입니다.

 

 

울지도 웃지도 못 할 상황 1.

 

 

  아시다시피 작년 12월 말 경제적 상황이 아주 안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지푸라기도 잡아보자는 심정에 5,000원 이라는 거금을 주고 한 공신력 있는 운세 사이트에서 점을 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민진홍씨는 흑룡의 해를 맞이하여 연초부터 모든 일이 잘 풀린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1월 2일 정식으로 공채를 통해 입사해서, 2012년 1월 13일 해고되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짤렸습니다. 딱 정확히 10일간 회사 출근하였습니다. 그때는 정신이 없고, 마음이 찢어졌지만, 이제는 여기 관련된 울지도 웃지 못 할 이런 저런 농담 따먹기를 친구와 합니다. ^^

 

  예를 들어, 작년 11월 중순 13박 15일로 LA, 아리조나, 라스베가스, 록키산맥 등 미국 서부지역 여행을 갔습니다. 이때에는 제가 회사에 입사 합격 통지서를 받은 후라, 돈은 없지만 심적 여유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제 입사를 하면 또 최소 3년간은 빡시게 일하게 될 테인데, 열심히 일하기 전에 저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회사에 입사를 해서 일반 직장인이 2주 넘게 개인 여행을 가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었던 광활한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National Park], 화려한 밤의 도시 라스 베가스[Las Vegas], 인디언이 현재에도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인디언의 고향 아리조나[Arizona] 할리우드의 메카 LA [Los Angeles]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집들이 몰려 있는 베벌리힐스[Beverly Hills]등을 다녀왔습니다. 이때도 돈은 없었습니다.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지만 그 당시에 이때 아니면 시간이 안 난다는 절박함으로 예전에 넣었었던 개인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여행을 갔습니다. 최소 3년이상은 커녕 10일 출근하였습니다. 친구 왈(曰) ‘출근한 날짜보다 출근 할 것이라고 다짐을 하고 미국 여행을 한 날 수가 더 많네......ㅋㅋ ’

 

  덧붙여, 1월 13일 해고된 날, 오후에 집에 오니, 우편함에 직장인 고용보험[雇傭保險]에 가입되었다고 증서가 날아와 있더군요. (정부가 하는 일은 항상 2주 정도 늦습니다.ㅋ) 물론 또 2주 뒤에 직장인 고용보험[雇傭保險]에서 해지되었다고 증서가 날라왔습니다. 여기까지 울지도 웃지 못 할 상황 1.이었습니다.

 

 

 

해고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월요편지] 민진홍씨, 그만 두었으면 합니다......“ 를 보시면 상황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ㅡㅡ;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dreamtalk&page=2&document_srl=242365

 

 

울지도 웃지도 못 할 상황 2.

 

  이것은 쓰기가 약간 망설여지고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을 이야기 하는데 있어, 특히 돈의 관점에 있어서는 저에게 큰 흉터처럼 남아 있어 조심히 접근을 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농약을 드시고 자살하셨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는 아주 부지런한 농부셨습니다. 새벽부터 나가서 저녁 늦게 까지 일을 하시는 농부셨습니다. 지금은 故 노무현 대통령이 출생하시고 돌아가셨던 곳으로 유명한 진영인데, 예전에는 ‘진영단감’이 아주 유명했습니다. 지금도 진영단감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고, 저는 진영단감이 제일 맛있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과수원을 아주 크게 하셨습니다. 그 당시 진영에서 나오는 총 진영단감의 30%는 저희 외할아버지 과수원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평생을 열심히 일하시던 외할아버지께서 암에 걸리셨습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모든 치료법을 다 강구 하였지만 계속 병세는 악화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살아있어봤자 병원비만 나가고, 자식들한테 피해만 되겠다고 외할아버지는 생각하셨는가 봅니다. 당신께서는 자식들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농약을 드시고 자살하셨습니다. 평생을 정직하고 성실한 농부로 살아오신 외할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이셨습니다. 그 당시 외할아버지께서 소유하신 과수원만 해도 시가로 100억이 넘으셨습니다. 당신이 가지신 재산의 1/1,000,000도 안 되는 병원비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습니다.

 

  저는 외할아버지의 장례식 내내 아주 서럽게 펑펑 울었습니다. 저의 롤모델이셨던 정직한 외할아버지께서 어리석은 선택을 하신 것에 대해 아주 분하였습니다. 돈이 삶의 전부가 아닌 것인데, 돈이 저희 외할아버지를 죽인 것 같은 생각을 지금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덧붙여, 저의 이런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단지 저희 아버지가 고위 공무원이라서 부정부패(不正腐敗)로 현재의 많은 재산을 모았을 것이라고 오해를 하십니다. 제가 32년간 보아왔던 저희 아버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약았고 부도덕하지, 저희 아버지는 정직하시고 올곧으신 분이십니다. 아무튼 울지도 웃지 못 할 상황 2.이었습니다.

 

울지도 웃지도 못 할 상황 3.

 

 

  저의 월요편지를 지속적으로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지난 8개월동안 성남 달동네의 반지하에 있었습니다. 삼촌이 저와 저희 와이프, 아이2명이 거주하던 성남의 반지하에 와보셔서 입을 다물지 못하셨습니다. 경상남도 도지사, 부지사 다음의 넘버3의 아들, 경상남도 왕자님이라고 생각했던 조카가 이런 곳에서 생활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지난 8개월간 반지하 생활은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10억을 준다고 해도 두 번 다시하고 싶지 않는 경험입니다. 하지만 이 8개월 동안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진정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주위 지인들에게 성남 반지하로 이사를 왔다고 말을 했고, 필요할 때는 도움도 요청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니, 6개월도 되지 않아 가짜들은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제 주위에는 진짜만 남아 있습니다. 특히 저와 고2때부터 15년 넘게 절친인 김태현은 끝까지 저와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는 스토리다’ 공동 운영자입니다.)

 

  그 친구도 저에 대해 여기 칼럼을 읽기 전까지 특히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돈에 대해서는 외할아버지 트라우마[trauma]가 있어서 아무리 친해도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번에도 이 친구가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과 똑같이 저의 글을 읽고, 너희 집에 몇 번 갈 때마다 잘사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다고 당황해하며 전화를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번에 이 친구도 창원에 군법무관을 끝내고, 서울중앙법원에 판사로 임관하게 됩니다. 이번 주에 이 친구가 서초동 근처 집을 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옵니다. 저에게 힘이 되었던 것처럼, 저도 이 친구가 집을 최대한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마지막 ‘8개월간 반지하생활‘이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 3 이었습니다.

 

 

 

  참, 지금은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곳에서도 지하철 3분 거리(도보), 도서관 3분 거리(도보), 아울렛 4분 거리(도보), 분당 홈플러스 5분거리(자가용), 분당 서울대병원 7분 거리(자가용)등등 햇볕 잘 들고 쾌적한 아주 살기 좋은 곳에 너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 이 단락은 이런저런 이유로 갑자기 떠난 가짜들이 꼭~ 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었습니다. 이상입니다. ^^

 

 

페이스북 <우리는 스토리다>에서 지금 신나는 10줄 스토리 경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얼쑤~ ~~ 신명난다~~^^

 

 

 http://www.facebook.com/groups/westory/

 

 

농악.jpg

 

 

 

아래 사진은 출근한 10일 보다 더 길었던 15일간의 미국 서부여행중 아리조나 사막입니다.ㅋㅋ

 

IMAG0223.jpg

IP *.71.14.127

프로필 이미지
2012.02.21 09:15:19 *.231.52.2

누님 버리고 ~ 내 결혼식도 "안"오고 떠난 미국여행에 이런 속사정이 있었는 줄 몰랐네...ㅎ

여행도 대출~ 축의금도 대출~

진홍이 인생에 언제 또 이렇게 대출을 많이 받아 보겠어~

이젠 없을 것이다~~ 호잇~

프로필 이미지
2012.02.21 15:10:37 *.180.231.39

ㅎㅎㅎ

새산의 스토리가 무척 재밌습니다. 인생의 잡다한 경험을 진득하게 숙성시켜 은은한 진홍맛을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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