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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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이되어
내 묘지 앞에서 울지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난 잠들어 있지 않습니다.
난 천 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나는 빛이 되고, 비가 되었습니다.
나는 피어나는 꽃속에 있습니다.
나는 곡식익어가는 들판이고
당신의 하늘을 맴도는 새....
내 묘지 앞에서 울지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이 작자 미상의 시는 아마도 선생님이 쓰시고 무심코 버린 종이가 돌아다닌 게 아닌가 싶어요.
선생님이 지금 저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싶어 까만 눈동자가 반짝이는 게 느껴집니다.
어제 유난히도 많이 불던 바람결에 사부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던 사부님이 꽃속에 있었습니다.
날씨가 흐려지고 있네요. 이젠 비가 되어 제 마음을 적셔 주시려나봅니다.
다른 건 이 시처럼 다 느껴지는데 울지 말라는 이 부분은 안되네요.
사부님 이제 자연을 사부님처럼 느끼며 살겠습니다.
사부님, 더 이상 헤어지는 게 싫어 오늘부로 사부님을 제 마음 안에 모셨습니다.
싫으셔도 할 수 없어요. 저랑 평생 같이 사셔야 하니까요......
사부님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