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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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10주기를 맞이하여 추모집을 발간하였습니다.
책 제목은 <내 삶에 힘이 되는 멘토의 한 마디>입니다.
이 책은 3.2일 출간 예정입니다.
이 책은 사부님의 책 18권중 가슴을 무찌르는 내용을 발췌하여
10개의 주제로 재분류하여 그에 맞는 저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사부님과의 에피소드를 실었습니다.
총 195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부터 3월말까지 매일 2개의 꼭지(가급적 사부님과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거꾸로 에필로그부터 올립니다.
<에필로그>
이 책을 쓰기 위해 사부의 많은 책을 다시 꼼꼼히 읽었다. 그 주
제에 대해 내 생각과 경험을 쓰다 보니 사부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
었다. 이제는 그것이 일상이 되어 사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많
아졌다.
“당팔 선생! 뚜벅뚜벅 걷더니 멀리 갔구나.”
(사부는 나를 어당팔, 당팔 선생이라 부르시곤 했다)
“사부님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아니야. 당신은 이미 ‘큰 바위 얼굴’이 되었어.”
“얼굴이야 옛날부터 컸죠.”
“그 유머는 여전하구먼. 하하하.”
“사부님 덕분입니다. 저를 낳아주신 건 부모님이지만 저를 키워
주신 건 사부님입니다.”
“아니야. 나는 그저 당신이 가진 기질을 보았을 뿐이야.”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겁니까?”
“칭찬하는 것도 여전하군. 이제 나를 벗어날 때가 되었어. 스승
을 넘어서는 제자가 훌륭한 제자야. 당신은 이미 넘어섰어.”
“아닙니다. 넘어선 것은 나이밖에 없습니다.”
“하하하. 벌써 그렇게 됐나?”
“10년 세월이 눈 깜빡 사이에 가네요.”
“그렇지? 당신은 이제 혼자가 아니야. 다른 사람을 도와야 돼. 그
들이 당신으로 인해 어제보다 더 아름다운 오늘을 살 수 있게 해야
돼.”
“예, 아직 부족하지만 사부님이 하시던 〈꿈 프로그램〉도 다시 하
고 있습니다.”
“수고가 많군. 그게 생각보다 힘들 텐데…….”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오옥균과 정박사와 같이 하고 있습니
다. 힘들 때마다 사부님의 책을 보고 힘을 얻습니다.”
“내가 쓴 책은 이제 잊어.”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부처님이 열반하실 때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뭔지 알지?”
“자등명법등명이죠.”
“바로 그거야. 이제 스스로를 등불로 삼아야 할 때가 되었어.”
“자등명은 알겠는데 부처님도 법등명은 하라고 하셨어요.”
“경전과 내 책은 달라. 경전은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지만 책은
달라.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있어. 내가 했던 말이 지금은 안 맞을
수도 있어. 부처님도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리라고 하셨어.”
“강을 건넜는지 안 건넜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은 이미 건넜어. 필요하다면 당신에게 맞는 것을 다시 만들
면 돼. 그게 뗏목이 됐든 요트가 됐든…….”
“네, 잘 알겠습니다. 잊을 건 잊고 꼭 지킬 건 지키겠습니다.”
“그래야지. 자기답게 사는 건 잊지 마. 예쁜 꽃이 아니라 자신의
꽃을 피워야 하는 거야.”
“네, 제 꽃도 한 번은 피겠죠?”
“당신 꽃은 이미 피었어. 계속 가꾸어 나가. 지금처럼 하면 돼.”
이런 대화가 일상이 되었다.
내 안에 사부가 살아계신다.
사부처럼 한 사람이라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한
다면 언젠가 사부를 다시 만나더라도 떳떳할 것이다. 당신보다 나
이가 더 많아진 제자를 어떻게 대하실지 궁금하다.
그때는 나도 할 말이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