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 땅에 IMF에 의한 외환위기의 광풍이 몰아쳤을 무렵,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한국 굴지의 기업 사원이던 한 사나이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읽고 직장을 그만둔 후, 그 책 저자의 제자가 되어 그를 인생의 멘토로 모시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후, 그는 1년에 책 한 권을 써내는 훌륭한 작가로 변신하였는데 그의 멘토인 <구본형> 선생은 안타깝게도 15년 후, 환갑을 일 년 앞두고 병환으로 세상을 뜨고 만다.
그의 제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김달국> 작가는 스승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주옥같은 문장들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인생길을 밝히는 등불로 삼고자 이 책을 썼다 한다.
이 책은 사부의 책 18권 중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골라 10개의 주제로 재분류한 후, 각 주제별로 20개 정도의 꼭지로 사부의 명설(明說)을 소개하고 그에 부합하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아름답게 옷 입힌 작품이다.
이 책의 프로로그와 목차 편을 지나 본문에 들어가니 맨 먼저 <관계> 편이 나온다. 그 런데 그 두 번째 페이지부터 나는 줄을 긋고 메모를 해야만 했다.
나는 한때 대학에서 올바른 대화법에 대해 강의한 적이 있고, 나의 저서 《얼굴특강》 속에도 이에 관한 부분이 들어있어 나름대로 대화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이를 탁구에 비유한 그의 기막힌 설명에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야, 내가 이 이치를 일찍이 알았더라면 대화란 어떤 것인지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말이다.
이런 것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어느 한 면도 대충 넘어갈 곳이 없다. 그래서 빨리 읽기 아까워서, 나머지는 하루에 한 꼭지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려고, 제1번 <관계> 편까지만 읽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빨리 이 책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에 책을 다 읽지도 않고 이 글을 쓴다.
이제 갓 칠순을 지난 필자가 지난 생을 되돌아볼 때 가장 아쉬웠던 건 바로 부모님 외에 인생의 멘토를 한 분도 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크나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내가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 섰을 때, 나를 바른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멘토가 있었더라면…’ 하는 때늦은 아쉬움과 후회를 겪지 않으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에 대한 지각(知覺)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