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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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저, 어당팔의 책이 또 나왔습니다.
책 제목은 <나쁜 날씨란 없다>입니다.
제목이 괜찮지요.
내용은 더 괜찮습니다. 헤헤
이번이 열여덟 번째입니다.
2003년 첫 책인 <황소의 뿔을 잡아라> 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한 권씩 썼습니다.
다 사부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처음 몇 권은 사부님이 추천사를 써주셨는데...
책 앞 부분이 뭔가 비어있어 허전합니다.
그 동안 힘들 때 마다 사부님을 생각했습니다.
'사부님이라면 이 때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하며 길을 찾았습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이 '자등명 법등명'인데
지금까지 저를 믿고 뚜벅뚜벅 황소처럼 걸어왔습니다.
사부님의 책 <깊은 인생>이 나왔을 때로 기억합니다.
경주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강연 후 식사를 하면서
제가 사부님께 이렇게 물었죠.
"사부님, 이번 책이 몇 번째 책입니까?"
"14번째야."
"이 정도 되면 책 쓰는 것이 무를 뽑는 것처럼 쉽겠네요.?"
"그렇지 않아. 항상 첫 번째 책을 쓰는 마음으로 써. 그렇게 하지 않으면 책이 안 돼."
"아~ 예. 그렇군요."
그 때는 그 말씀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절실하게 느낍니다.
책을 쓴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보는 저의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힘들 때 마다 사부님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책을 한 권 쓰면 자신의 세계가 하나 더 생기는 거야."
4권을 쓰고 사부님께 '힘들어서 더 이상 못 쓰겠다'고 했을 때
사부님은 말씀하셨죠.
"내가 당신을 믿는데 왜 스스로를 못 믿어? 어당팔은 할 수 있어."
그 말씀이 저의 가슴을 때렸습니다.
그 후 다시는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부님이 그립습니다.
이제 어디서, 누구에게 그런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아마 사부님이 계셨더라면
'가장 어당팔다운 책이 나왔네. 내 그럴 줄 알았어.'
라고 하셨겠지요.
지금까지 먼 길을 걸어오면서 사부님과 함께 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하늘 나라에서 지켜봐주세요.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습니다.
'스승을 능가하지 못하는 제자가 가장 부끄러운 제자'라고 하셨지요.
부끄러운 제자가 되어도 할 수 없지만 한 길을 꾸준히 가는 어당팔이 되겠습니다.
훗날 뵐 때 큰 절 한번 올리겠습니다.
그 때는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어당팔 김달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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