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추모공간

사랑하는

  • 한 명석
  • 조회 수 3391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3년 4월 14일 22시 51분 등록

  2.JPG

 

 

3.JPG

 

 

선생님을 가까이 뵌 지 7년, 나는 붙임성이 없어 주변에서 빙빙 도는 제자였다.

둘이 찍은 사진도 없고, 단 둘이 나눈 대화도 거의 없다.

 

(2006년, 2기 연구원이 신안군 증도로 여행갔던 장면,

어디서 장대를 하나 주워오셔서는 우리들 신발을 죽 매달아 어깨에 걸치고 걸으신다.

이런 식으로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을 모아 놀이로, 축제로 만들어 놓던 선생님은 진정한 쾌락주의자였다.

순간이여, 멈춰라!  찰라를 향유하는 일상예찬가였다.)

 

나는 내 스타일대로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분석하고, 회의가 있을 때면 본론만 마치고 뒤풀이 한 번을 안 가는

실로 멋대가리 없는 제자 노릇을 계속하였지만,

 

그러나 그런 내게도 그는 '진짜'였다. 합격이었다.

수줍고 내성적인 기질에서 발달시켰을 공감능력으로

그는 모든 사람을 개별적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 봐 주었다. 

꼭 필요할 때 한 마디씩 건넨 말이 씨앗으로 박혀, 그 사람의 삶을 뒤집어버리는 큰나무로 자라곤 하였다.

 

슬픔에도 자격이 있다면

가만히 바라 봐 준 눈길 하나,

할 말 꾹꾹 눌러 담은 댓글 하나,

무엇보다도 몸으로  보여주신 좋은 삶을 서둘러 따라가던 발걸음은 나의 것이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  기막힌 사실 앞에 눈물이 흘러 넘칠 뿐,

 

부디 편히 잠드세요. 선생님.

이제 봄마다 사무칠 이름 하나 품었으니

봄꽃마다 아롱질 고운 생애 내 선생님,

그대의 뜻 민들레 꽃씨처럼 퍼져 온 세상을 덮으리다.

IP *.108.46.194

프로필 이미지
2013.04.14 23:36:02 *.9.188.107

꼭 필요할 때 한 마디씩 건넨 말이 씨앗으로 박혀, 그 사람의 삶을 뒤집어버리는 큰나무로 자라곤 하였다.

~  선배님 공감이 철철 넘쳐 흐르는 글입니다.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 10주기 추모집 내 삶에 힘이 되는 멘토의 한 마디 - 10 운제 2023.03.12 3298
63 2014년의 가을 바닷가에서.. 루팡 2013.04.15 3305
62 10주기 추모집 내 삶에 힘이 되는 멘토의 한 마디 - 9 운제 2023.03.11 3329
61 1월 16일, 10주기 추모제 중간보고와 공헌멤버 온라인 모임 문요한 2023.01.13 3353
60 10주기 추모집 내 삶에 힘이 되는 멘토의 한 마디 - 4 운제 2023.03.04 3372
59 추도사 [10] 한 명석 2013.04.17 3389
» 슬픔의 자격 file [1] 한 명석 2013.04.14 3391
57 스승님 목소리 file [2] 햇살가루(박신해) 2013.04.15 3395
56 후련히 살다 홀연히 사라지다 [12] 써니 2013.04.30 3395
55 10주기 추모집 내 삶에 힘이 되는 멘토의 한 마디 - 1 운제 2023.02.28 3406
54 여행과 관련된 선생님의 글 라비나비 2014.04.11 3437
53 멘토의 한 마디 서평(펌) 운제 2023.03.11 3438
52 그대들이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하여 부지런히 노력하라 [1] 미옥 2013.04.14 3453
51 10주기 추모집을 발간하면서 운제 2023.02.27 3455
50 사진으로 보는 추모의 밤 - 5/3 file [7] 신재동 2013.05.04 3491
49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게 네 길일 것이니..그렇게 운명을... 미옥 2013.04.14 3557
48 사부가 남긴 두 가지 당부 [2] 형산 2013.05.10 3557
47 2015년 봄, 사부님에게 Ganadi 2015.04.11 3569
46 5월 10일 추모의 밤에 참석하시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 [2] 승완 2013.05.12 3595
45 10주기 추모집 내 삶에 힘이 되는 멘토의 한 마디 - 12 운제 2023.03.14 3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