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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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사흘 놀다 왔더니 추모제가 내일 모레로 다가왔다. 오랜 기간 학술제를 준비한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발표내용을 미리 보고 코멘트하고 싶은데 영상을 보는 것보다 빠를 것 같아 문서로 읽었다. 구본형추모제 학술포럼 중 홍승완의 <스승 구본형>. 홍승완은 구본형선생님의 첫 번째 제자이다. 선생님께서 연구원을 모집하기 전에 독자로서 연락하여 선생님을 뵙고, 1기 연구원이 되었으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그는 첫 번째 제자라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누군가 내게 “어느 학교 다녔어요?”라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구본형”
글의 초입에 이 대목에서 강렬하게 시선을 붙들더니, 글의 후반에 이렇게 말할 때는 숙연한 기분까지 들었다. 선생님께서 제자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시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와 마음의 대화를 나눠보라.
늘 그랬듯이 구본형은 그대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다.
그는 ‘스승’에 관련한 책을 두 권 썼으니 ‘스승전문가’라고 해도 될 것이다. 누구보다 선생님의 책을 반복해서 읽고, 관련연구도 많이 했을 것이다. 명실상부 1호 제자답게 선생님께 대한 그리움 또한 해가 간다고 해서 퇴색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생님께서 회사를 그만 둔 뒤 여행하며 쓰신 책 <떠남과 만남>의 루트를 그대로 따라 여행하며 그 곳에서 쓰신 대목을 읽었다는 대목에서 그렇게 느낀다.
책과 나 사이에 아무런 벽 없이 책의 내용이 온몸으로 다가왔다.
선생님과의 추억, 선생님에 대한 연구와 그리움이 쌓여 흘러넘치는 듯, 짜임새있는 글이 임팩트있게 다가온다. 우선 선생님의 스승 세 분에 대해 정리했는데, 실제로 사사했던 길현모선생님이나 책으로 사숙했던 찰스 핸디와 조지프 켐벨에 대한 내용조차 감동적이었다. 조직에 매이지 않고,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 나만의 이야기를 창조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하나의 전범이기 때문이다. 홍승완이 하는 이야기가 귀에 쏙쏙 잘 들어오는 것은 그 자신이 선생님의 가장 커다란 수혜자이기 때문인 거고.
그는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늘 특별하게 봐주었다. 나의 표층이 아닌 심층, 이룬 것이 아닌 잠재력을 나의 본질로 보았다. 나는 그 덕분에 재능과 꿈을 발견하고 핵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었다. 작가와 강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스승의 힘이 크다.
준다고 다 받는 것이 아니니 받은 것은 홍승완의 열망이요 잠재력이다. 현재 어느 연구원보다 활발하게 저술작업을 하고 있는 홍승완을 보니, 선생님과 홍승완의 인연이 얼마나 극진한 것인지 짐짓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 홍승완이 더 성공해서 ‘다시, 구본형’을 찾는 독자가 많아지고, ‘구본형루트’도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영상 바로 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v=09hlzvTFZL8&t=2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