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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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원회가 2년간 준비한 순서는
다채롭고 웅숭깊은데다 트랜디하기까지 해서
의자에 깊숙이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몸을 쑥 빼고는
매순간 집중하고
10분에 한 번씩 박수를 쳤으며
30분에 한 번씩 눈물을 훔쳤다.
4명의 발표자는 60분짜리 풀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다시 5분으로 축약한 영상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연구는 하되 진행속도를 빠르게 한 것을 칭찬해.
선생님에 대한 퀴즈와 몇몇 설문조사를
핸폰으로 현장에서 참여를 유도하고
다시 즉석에서 결과를 발표하며 집중도를 높인 것은 신의 한 수.
선생님의 저서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인가?처럼
간단한 설문조사에 청중이 열광하고,
선생님에 대한 추억 한 토막씩을 공유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선생님의 글씨로 구본형체를 만들어 가족에게 선물할 때는
준비위원회를 추앙하고 싶었다.
진심이 아니고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가 빛났고
선생님께 대한 애정과 보은이 현재형으로 살아있는 진국들이 고마워서,
자꾸 눈물이 났다.
계단식으로 된 넓은 강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신기하고 좋아서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꿈벗과 연구원은 물론 단지 책으로만 접했는데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내면에서 살아 계시는 선생님을 느낀다.
내나 남이나
이목구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눈이 처진 연구원들이 그렇게 미더울 수가 없다
구본형 한 사람에게서 퍼져 나간 따뜻한 포용과
자기답게 살고자 하는 실험에 감화되어 하나된 사람들이
서로를 부드럽게 감싸며 고양시킨 그 자리는
현실에 없는 시공간이었다.
바깥세상을 움직이는 이권과 과다경쟁의 원리가 아니라
미련스러울 정도로 우직한 진심과 공헌력으로 회전되는 소행성이었다.
밥벌이에 지지 말고 오직 나다움으로 승부하라,
선생님의 메시지가 다시 한 번 심장에 들어와 박히는.
나눔과 공헌으로, 마침내 시처럼 사는 삶으로 쉼없이 진화해 간
선생님의 길에 나도 서고 싶어 가슴이 후끈 달아오르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10주기에 이런 자리가 가능할까?
스승은 돌아가신 후에도 스승.
그 자리에 모인 모두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선생님은 여전히 살아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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