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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 6일 08시 48분 등록

새벽은 찬란한 어둠입니다. 막 경매가 이루어진 어시장의 고기들처럼 작은 물통이 비좁아 온몸으로 물을 튀겨내는 필사적 몸짓이기도 합니다. 새벽은 내 정신이, 울타리와 한 동이의 물을 거부하고 감미로운 방황과 유유한 유영을 즐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둠이 걷혀가고 아이들 휴대전화 속의 닭울음소리가 일어날 시간을 알리게 될 때, 나는 펼쳐 놓은 작업들을 서서히 마무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새벽 내내 쳐 놓은 그물을 잡아 댕기는 어부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나에게 새벽은 최근 5년 동안의 작업장이었고, 탈출이었고, 모색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거의 전부 새벽 덕이 아닌가 합니다.

새벽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 직장인이었을 것입니다. 새벽이 없었다면 나는 감히 우리를 양떼들처럼 한 곳에 모아 놓은 그 울타리를 넘어 어둡고 춥고 무서운 동굴 같은 어둠 속을 향해 발을 내 딛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 작은 참새 한 마리가 커다란 내 창문 앞 베란다에 와 앉는군요. 그리고 통통통... 튀기듯 뛰어 다니는군요. 그 경쾌한 가벼움이 바로 자유의 멋입니다. 새벽이 없었다면 나는 저 가볍고 자유로운 참새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루 중에 그대의 정신이 가장 자유로운 때는 언제인가요 ? 현실에 갇히지 않는 가장 자유로운 순간은 어느 때 인가요 ? 그래요, 꿈을 꾸는 순간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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