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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11일 08시 39분 등록

1회 15분 짜리 방송을 3회분으로 묶어 한꺼번에 녹음을 했습니다. 그 중 한 번은 먹고사는 일이 힘드니, 실업과 취직에 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핵심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실업은 밥이다. 그것은 숫자가 아니다. 예를들어 실업률이 평균 3%에서 4%로 늘었다는 숫자상의 변화는 일상의 심각성을 대변하기 역부족이다. 중요한 것은 100명 중 4명이 밥을 굶고 있다는 점이다. 한 사람이 밥을 먹고 있을 때, 다른 사람도 밥을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 이것이 한 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실업률의 증가는 그 공존의 바닥에 생겨난 균열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닥이 다 갈라져야 배가 가라앉은 것이 아니다. 작은 구멍 하나라도 잘 막지 않으면 모든 바닷물이 그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좋은 정치가와 좋은 경제 정책과 좋은 기업가가 중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취업은 자신을 파는 것이다. 과거가 화려한 사람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과거란 학벌, 학점, 자격증, 경력등을 말한다. 그들은 취업에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팔아야할 과거가 신통치 않은 사람들은 쉽게 좌절한다. 서 너 번 해보다 제풀에 고개를 숙이고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 과거의 게으름을 후회하거나 야속한 세상을 탓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현실의 밥이 해결되지 않는다.

팔아야할 과거가 없는 경우에는 자신의 미래를 파는 것이 좋다. 자신의 재능, 기질, 취미, 열정을 파는 것이 좋다. 모든 이력서를 이런 관점으로 재편집하고, 면접 역시 이런 주도적 관점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좋다.

기업 역시 ‘과거를 통한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어한다. 기질적 적합성, 생각의 특별함, 숨겨진 탈렌트, 마음의 불꽃 이런 것들을 면접자로부터 확인해 보고 싶어한다.

따라서 자신의 가능성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모색하고 실험하는 것은 한숨 짓고, 분노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자기 삶의 책임에 충실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어려운 시절에 써서 늘 효과를 보아온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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