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영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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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년 33살이 되던 해, 나는 나만의 문화공간 “쌀롱 필부필남”을 연희동에 오픈했다. 이 공간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꿈꾸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그리고 나 또한 이 공간에서 그들과 같이 성장하고 있다. 나와 같은 2030세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 나의 공간에 와서 독서, 러닝, 요가, 명상, 등산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지고 환한 표정을 지으며 집에 돌아가고 있다. 모두들 집에 가는 발걸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 공간을 이렇게 오픈하게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게 너무 뿌듯하다. 앞으로도 10년, 20년 이 공간과 모임이 계속 지속 됐으면 좋겠다. 10년 뒤는 3040, 20년 뒤는 4050세대 직장인을 위한 공간이 되리라 믿는다.
2. 2025년 35살이 되던 해, 내 모임 공간을 바탕으로 책을 한 권 냈다.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준비해서 오픈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병행하고 있는지 등을 담은 책이다. 내 모임 공간에 참여했던 출판사 직원의 권유로, 6개월간 책 쓰느라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한 권 집필을 마치고 나니 굉장히 뿌듯하다. 내 책을 읽고 울림이 있는 직장인, 청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3. 내 책을 보고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힘과 응원이 되는 내용으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강연을 준비하느라 일주일간 밤잠을 설쳤다. 10명만이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100명이나 왔다. 강연을 하면서 본 청중들이 마치 예전에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들도 지금 그들 안에 갖고 있는 작은 씨앗을 꼭 틔웠으면 좋겠다. 그들을 응원한다.
4. 얼마 전 내 강연을 보러왔던 방송국 PD가 나에게 TV 출연을 요청했다. 그냥 그때 그 내용으로 방송에 나와서 얘기해 주면 된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그 모임 공간을 꾸리게 되었는지. 회사 사람이 볼까 봐 좀 신경 쓰이긴 하는데, 그래도 내 버킷리스트를 달성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다.
5. 2년간의 연애 끝에 여자친구와 결혼을 했다. 20대 이후로는 그때와 같은 불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30대 초반이 지나고서야 지금 이 친구를 만났고, 20대 때 연애할 때와 같은 뜨거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나와 대화 코드나 감성이 참 잘 맞는 친구다. 이 친구를 만나서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더욱이 내 결혼식에는 거의 5년 가까이 가족과 연락하지 않았던 동생도 자리했다. 그동안 부동산 관련 일을 한다고만 들었는데, 그 사이 본인 분야에서 굉장히 잘 되어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동생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그냥 우리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준 것만으로 참 감사하다. 동생도 만나는 여자친구와 내년이면 결혼한다고 한다. 너무 축하할 일이다.
6. 내 공간이 번창하고, 내 가정이 평온하니 회사에서도 뭔가 일이 술술 잘 풀린다. 입사 때부터 내가 희망했던 수출, 무역 촉진 부서에서 선임 과장으로서 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이 일을 맡게 되면서 유럽, 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해외 전시회를 참가하고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지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이 부서에서 이제 나는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7. 2030년 마흔이 되고부터, 내가 사회에 좀 더 직접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졌다. 그리고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을 좀 더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자라나는 중, 고등학생들을 위한 꿈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장학재단을 통해 중, 고등학생들이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고 운영하게 되었다.
8. 2035년, 어느덧 마흔 다섯 살. 회사에서 어느덧 부장이 되었다. 직장을 18년 다닌 데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고민된다. 앞으로 남은 15년 동안도 이 회사에서 나의 인생을 계속 더 바칠까. 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나 자신에게 계속 물음을 던진다. 한 달간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사회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직접적으로, 좀 더 다가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관뒀다. 15년 전 30살 때 로스쿨에 가려고 관두려 했던 걸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실행에 옮겼다. 로스쿨은 아닌 다른 길이지만... 그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이러한 실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회사 다니는 동안 틈틈이 재테크를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재테크 공부를 꾸준히 한 덕분에 월세 받는 건물주가 되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었다.
9. 1년간의 휴식, 재충전 시간을 가지고(그동안 딱히 한 건 없다. 매일 책 읽고, 걷고, 사색하고) 세계여행 길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내가 이전엔 가보지 못했던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중동아시아, 아프리카 위주였다. 6개월 정도 여행을 했다. 이번 여행을 어떤 테마로 갈지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예전에 김수영이라는 작가가 “꿈 찾기 프로젝트”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녔었는데, 나도 테마는 같다. 그렇지만 대상을 나와 같은 중년들로 한정했다. 40대를 지나 50대에 접어드는 그들에게 꿈이란 어떤 걸까. 6개월 동안 이를 찾아다녔다.
10. 2040년, 나이 50이 되니까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정이 생겨났다. 내가 속한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구성원들, 더 나아가 사회공동체 전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이왕 공부를 하는 거면 이를 위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시계획학’ 석사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내 동네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다 보니 공부가 재밌어 도시계획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였다. 나는 이제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었다. 요즘은 여기저기서 나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직장을 관두고, 재충전의 시간, 배움의 시간 끝에 이제 제2의 job을 찾았다. 60, 70, 80세까지 내가 자신 있는 이 분야에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