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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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0대 풍광을 그리며
1)
꾸준히 넣고 있었던 주택청약저축이 만기되었다. 처음 일을 하기 시작하고 달에 작게나마 2만원, 3만원씩 넣고 있던 것이 개월 수는 이미 다 채웠고 금액만 채우면 되는 상황이었던 지라 2024년을 끝으로 마무리 지었고 추후 내가 집을 구하게 될 때가 오면 요긴하게 쓰이리라.
2)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작년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아직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심적으로도 불안했던 시기라 갈팡질팡 했었지만 다녀왔던 친구들이 오히려 그런 시기에 가서 마음을 다잡고 내 삶의 방향성의 갈피를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하여 더는 고민 없이 출발하였다.
3)
처음으로 연애를 하게 되었다. 볼링을 치며 클럽에 가입해서 처음으로 나랑 비슷한 점수를 가진 여성 볼러였다. 나이는 나보다 2살 위였다는 취미로 시작해서 지금은 클럽 배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이라고 한다. 멋있었다. 예전부터 연애를 하게 되면 마음 맞는 운동을 같이 하고 싶어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게 내가 생각했던 이상형인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성격 자체가 공통적인 제 3자일때의 나는 언제나 먼저 다가가서 사회적E가 되었는데 호감을 갖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사람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부끄러우면서도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그냥 좋다 라는 감정만 느꼈다. 이 감정이 너무 신기해서 내가 먼저 말을 했다. 다행이도 나를 받아주었고 서로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좀 더 깊이 알아가게 되었다.
4)
2023년 꿈벗에서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하지만 못해도 한 달에 2권씩은 책을 잡고 보는 습관을 들였다. 그 중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책은 심리상담! 과거의 내가 이것으로 치유 받은 기억을 가지고 나도 남들에게 상담을 들어주고 조언을 주는 것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를 믿고 말해주는 지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고 잘 알려주고 싶어서 이러한 책들을 읽어오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정말 이쪽으로 진로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5)
당장에 살기 위해 일하다 보니 내가 진짜 원했던 일은 무엇일까? 지금 일에 만족을 느끼나? 다시 생각해보면 아니었다.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하고 무작정 뭐든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조금 살만해져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작년부터 내 직무라는 것에 대해 계속 탐구하기 시작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이런 역량강화, 역량탐구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신청해보았다.
6)
[家族] 어렵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일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내가 누군갈 용서하고 받아드리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라 생각한건 처음이다. 2023년도 꿈벗에 참가하여 그 당시에는 생각해 본적도 없었지만 여러 선생님들과 동기 형, 누님들이 해주신 말을 상기하면서 종종 떠올려 보았지만 이제는 이유는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오래되었고 그때의 감정만이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하나뿐인 가족이기에 이제는 이해해보려고 한다. 내가 잘못했던 점들, 그들이 나에게 했던 것들 개개인의 잘못이 풀리지 않고 쌓여만 갔던 지난날 들을 술 한 잔 하면 천천히 풀어나가야겠다.
7)
주말 상담사가 되었다. 집 근처에 있는 청소년 수련원의 프로그램의 상담사로 일하게 되었다. 그 시절 나와 같은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보다 어떤 방법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지 방향을 잡아주고 때로는 내가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일이 너무 좋았다.
8)
여행을 떠났다. 언젠가 동생이 갔었던 유럽여행으로 갔다. 물론 언어는 부족해서 뜻 맞고 친한 친구 두 놈하고 같이 떠났다. 이걸 계기로 동생과도 자주 연락하게 되었다. 어딜 갔었다, 어딜 갔었다 등등 물어보며 비교하며 여행을 했다. 순수하게 놀러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여행해본 것은 처음인지라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전에 다른 분들이 혼자 다니는 여행도 매력 있다고 하셨는데 다음에는 어디로 갈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9)
클럽배 볼링대회에서 드디어 1등을 했다. 비록 순수 1대1이 아니라 팀 대항으로 치러진 경기였지만 처음으로 볼링 경기에서 1등을 해본 것이라 지금까지 내가 해온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 구나 싶어 굉장히 뿌듯했다. 팀원끼리도 잘 맞고 열심히 한 결과가 잘 나와서 기뻤다.
10)
어느 덧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꿈벗 미클이 된 지 10년이 되었다. 언제나 배울 점이 많은 형님, 누님들 덕에 다 같이 모여 이야기만 들어도 스스로가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내가 받은 선한 영향력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또 가르쳐주고 싶다.
2029년 오월의 봄, 저녁 무렵에 주용이게서 전화가 왔다. 오는 수요일 저녁시간을 내어 달라고 해서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고, 우리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내가 식당에 도착했을 때 주용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일어섰고, 옆에는 화사한 원피스를 입고 약간 수줍은 듯 미소를 머금은 여자가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둘은 다음 달에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이미 황림과 현정이도 알고 있으며, 사전에 만났다고 한다. 둘은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면서 잠시 만났는데, 유럽 여행길에도 우연히 같이 만나게 되었고, 그 후 서로 호감을 가져 서로의 만남이 계속되어 마침내 결혼에 이르게 된 것이란다. 주용이의 바람대로 그녀는 볼링도 좋아해서 같이 치러 다니고 있으며, 두 살 연상이란다. 우리는 그날 서로 사귀게 된 유쾌한 이야기와 맛있는 음식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주례는 달국선배가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의 유쾌한 입담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