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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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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0일 15시 3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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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하기 싫다!’ 그래 그 마음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기로 마음 먹은 순간, 나를 뚫고 나온 대답은. 비록 ‘식사를 하는 것’ 조차 ‘안 하고 싶습니다’며 버티다 굶어죽은 <필경사 바틀비>의 심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엉덩이를 닦아 주는 일 따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여기에서 묘한 반전이 일어난다. 짧고 위태로운 자유로움을 잠시 만끽한 이후에는 다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걱정이 조금씩 또아리를 틀기 시작하고, 조직의 테두리 밖에서 먹고 살겠다고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이제는 사장이나 직장 상사의 엉덩이 뿐만 아니라, 나와 관계없는 길거리의 행인들 엉덩이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그렇다고 야한 상상은 하지 마시길^^) 웃지 못할 사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새장을 빠져나온 새는 과연 자유로운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예스’이기도 하고, ‘노’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재능 - 혹은 상품성 - 을 시장에서 검증받겠다고 생각한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은 더 크고 치열한 무법천지의 새장에 갇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나의 재능을 ‘시장‘ 따위에 팔지 않겠다 - 혹은 더 이상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내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다 - 는 몹시도 중대하고 문학(?)적인 결심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기 시작한다면 당신의 삶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자신 만의 예술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그렇다. 불가능해보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것이다. 




* 러프 스케치 설명 : “새장에서 탈출한 새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한층 더 커다란 ‘새장’이었다. 히치콕이 (영화 ‘새’에서) 시도한 바는 ‘만국의 새들’을 한 마리도 빠짐없이 하나의 동일한 쇼트 안에 가두는 것, 그리하여 오싹한 ‘히치콕의 새’를 생산하는 데 그들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 히로세 준, 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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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 2013 *.216.38.13

우와~ 저렇게 멋진 스케치를 히치콕의 '새'에서 영감받아 드린 도윤이는 이미 예술가!

재능따위를 이미 시장따위에 팔지 않아도 되는 이미 검증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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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1, 2013 *.37.122.77

이미지에세이 안하고 싶다는 얘기인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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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1, 2013 *.72.153.115

양갱..!. 도윤.. 나도 그 안하고 싶다인줄 알고 놀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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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1, 2013 *.10.140.137

울타리를 뛰쳐나갔기에 더 큰 울타리가 있음을 알 수 있겠지요...

몇 번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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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1, 2013 *.72.153.115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리지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

그림 속의 까만새 무서워.


피냄새나는 새도 무서워.

피맛나는 새도 무서워.


맨날 웃는 도윤이도 까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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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8, 2013 *.119.11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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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폭한 러프 스케치는 이쯤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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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1, 2013 *.131.89.181

도윤의 이 그림 마음에 든다.

도윤에게는 꺾이지 않은 날개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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