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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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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9일 21시 32분 등록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행동장애아동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어느 보조교사가 폭로한 글이었습니다.

학부모 대표와 인터뷰를 하던 진행자는 그 글의 일부를 읽었습니다.

극히 일부임을 강조하면서. 너무 노골적이라 읽어드리기가 고민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어떤 선생님이 아무개 학생을 자로 마구 패고 손들고 무릅 꿇으라고 했는데

아이가 잘 따르지 못하자 인정 사정 없이 애를 마구 때렸다.

그러다 또 일어나려 하자 뒤로 밀쳐서 애가 뒤로 쿵하고 넘어져 뒤통수가 시멘트 바닥에 닿았다.

그걸 또 힘으로 일으켜 바로 앞으로 밀어 엎어 뜨렸다.

어기적 거리면서 일어나려 할 때마다 매질을 하여서 기어코 손들고 무릅 꿇려 벌을 세웠다."

 

이어지는 학부모의 목매인 목소리가 저의 가슴을 울컥하게 했습니다.

처음엔 분노가 일었지만 마지막 문장을 들을 때는 스스로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쉬는 날 아이와 함께 아침식사를 할 때였습니다.

아이는 밥을 잘 먹지 않았고, 딴 짓을 하고 돌아다녔습니다.

전 네 몫의 밥은 다 먹고 놀으라고 애기했지요. 이 집의 가장, 아빠니까요.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얘기해도 엄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살이 안찌지. 꾀 부리지 말고 어서 먹어."

아이는 씹는 둥 마는 둥 미역국에 밥을 말아 결국 먹긴 했습니다.

 

기어코 내 지시대로 하게 만들었지요. 그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기어코.

아내는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 나갔습니다.

아이는 배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똥마려운 배는 아니라고 했구요.

매실차를 좀 주고 같이 TV를 보았습니다.

조금 있다가는 바나나도 주고 이것저것 먹게 했지요.

배아프다는 아이에게.

 

결국 점심때 아이는 거실 바닥에 토를 했습니다.

아침부터 먹은게 그대로 나오더군요.

아이가 체했을 거란 생각도 못한 제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고

표현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기어코 제 뜻대로 행동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 선생님도 그랬겠지요.

'누구도 나의 권위를 무너뜨려서는 안된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억지로 권위를 세우려는 마음이 폭력을 낳았습니다.

전 손찌검을 하지 않았을 뿐 폭력을 가한 것입니다.

폭력을 멈추지 못하겠다면 선생이든 아빠든 그만두는게 낫습니다.

 

 

가족치료사 존 브래드 쇼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는 자신 또한 부모에 의해 한때 잃어버렸던 힘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빼앗긴 힘을 되찾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약한 상대를 학대한다는 것이지요.

부모에게 폭력을 당한 아이는 커서 자신의 아이에게도 폭력을 가할 것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끔찍합니다.

깨어있어야 합니다. 이 사슬을 끊을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입니다.

 

 

 

 

s_아빠의폭력.jpg

<태어나서 5년 5개월>

 

 

 

IP *.138.5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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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30, 2012 *.10.140.115

그렇군요..

 

"억지로 권위를 세우려는 마음이 폭력을 낳습니다..."

 

라는 말씀이 가슴을 막 찔러 옵니다.

말의 폭력이 더 심할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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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1, 2012 *.37.122.77

폭력, 복수의 대물림이라는 것이 화두가 되는 요즘입니다.

감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일생을 좌우하는 사건이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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