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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4일 08시 44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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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오늘도 넘어갔다. 또 하루를 버텼다.”


2011년 3월 11일, 대지진과 츠나미가 일본 동북 지방을 강타했습니다. 그런데 그 엄청난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웠던 사건은 바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 사고였습니다. 일본의 TV를 통해 그 당시의 긴박하고 답답한 상황을 지켜보았던 저로서는, 당시 일본 정부의 지지부진하고 무책임한 대응에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이기에 핵 발전소 폐기를 결정하지 못해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대체 무슨 권리로 ‘안전하다’는 뻔한 거짓말로 후쿠시마 인근 주민의 피난을 늦춘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그게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네요. 월성, 고리 등의 핵발전소의 잦은 가동 중단과 사고, 그리고 수명이 다 된 핵발전소를 마치 돌려막기하듯이 태연하게 연장 사용하는 우리의 대응 방식은 일본 정부의 그것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습니다.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우리가 핵발전을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효율성입니다. 최소한의 물질로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원자 폭탄을 위한 플루토늄 추출입니다. 어차피 핵발전이라는 것은 원폭의 개발에서 시작된 것이고, 전력 생산이란 것은 그것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일본어로 핵발전소를 ‘화장실이 없는 맨션(トイレのないマンション)‘에 비유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처럼 우리는 현재 핵발전을 통해 만들어진 방사능 폐기물을 처리할 그 어떤 기술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가 핵발전소를 어떻게 무리해서라도 연장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 ‘후쿠시마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 일단 가동 중단을 하는 순간부터 그 천문학적 처리비용과 엄청난 투여 시간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돈과 시간을 쓴다고 해도 핵폐기물은 무독화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원자력이 가장 효율적이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말은 말짱 거짓말입니다. 


이제 체르노빌 사태보다 더욱 위험한 레벨 - 현재는 이를 표기할 단계가 없어서 여전히 레벨 7입니다만 - 로 격상되어버린 후쿠시마 사태에서 우리는 조금이라도 배워야하겠습니다. 코이데 히로아키 교수의 말처럼 자신이 “뒷감당도 할 수 없는 이런 것은 손대어서는 안되는” 것이죠. 저는 우리가 좀 더 현명해져서 각자의 인생은 어쩔 수 없더라도 다음 세대를 위해서, 적어도 핵 문제 만큼은  버나드 쇼의 유명한 넋두리를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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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7, 2012 *.10.140.115

과연 역사에서 우리는 배울 수 있을까?

나는 과거의 나로부터 과거의 역사에서 배우고 있는가?

 

두 가지 물음 모두 선듯 긍정으로 답하기는 어렵군요..

 

그나마 긍정으로 답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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