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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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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9일 02시 34분 등록

"같이 있어주지는 못해도...... 나 대신에 용이 .... 널 지켜줄거야. 불을 뿜거든."

 

s-꿈그림14-나대신에.jpg

 

그 밤은 불을 뿜는 용이 필요한 밤이었습니다.

혼자 이불을 둘러쓰고 웅크리고 잠든 방안인데 방안은 불을 켜 놓은 듯 온통 환했습니다. 집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는 요란했습니다. 덜컹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창을 더 잘 닫으려고 문틀에 손을 대니, 조금 벌어진 틈으로 꽃가지가 밀고 들어왔습니다. 꽃가지가 들어오는 사이에 바람까지 확 들어왔습니다. 닫으려 해도 밀고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방안은 대낮처럼 환했을까요.

 

문을 닫아도 어느새 안으로 들어와 버리는 것들 때문에 문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달빛은 닫힌 창으로 벌써 들어와 있었고, 바람은 이제 주변에서 돌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꿈은 그리 무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달빛이 환한 밤에 꽃바람을 방으로 끌어들인 것인데, 왜 그게 그렇게 무서웠을까요.

 

그러나 다시 차근히 생각해 보니 엄청 무섭습니다. 자다가 느닷없이 아무런 방비없이 그 순간을 맞았습니다.  안과 밖의 구분이 없어져 버려서 달아나거나 숨을 수도 없습니다. 낮과 밤의 구분도 없으니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거라는 것도 알 수 없습니다. 한번도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런 방책도 없습니다.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하는지조차 모릅니다. 자다가 꾼 꿈 때문에 실제에서 무서워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이미 안과 밖의 경계는 허물어져 버렸고, 밖의 어둠이 제 안으로 들어와 버렸으니까요.

 

'어떻게'라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어졌을 때,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

어떤 상황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막연한 두려움 속에 있을 때,

그때, 그때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순간은 혼자 맞게 된다고들 합니다. 정말 그러한가요, 정말 그런가요?

이럴 때에 당신이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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