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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2일 09시 3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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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 앞에는 겨울이 흐르고 있었다. 무엇을 찾아 헤매었던 것일까. 그래, 그건 무엇이었을까. 말로 하기는 참 곤란한데, 그렇다고 글로 표현하기도 힘든 그것. 손으로 잡을 수도 없고, 눈을 감았다 뜨면 덧없이 사라지는 그것. 그것을 감히 네게 어떻게 들려줄 수 있을까. 


그저 드문 드문 한 두마디 말로 웅얼거리다 마는 것. 재빨리 낚아 채려 하면 이미 저 만치 앞서 앞서 나가고 있는 그것. 깊숙이 감추어 두어도 이내 작은 틈 사이로 포르르 날아가버리는 그것을 대체 무어라 할 수 있을까.  하얗고 둥근 링크 위를 그들은 스쳐 지나갔다. 유연하게 얼음판을 지치며,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때로는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고, 사실 그것 따윈 아무 상관없다는 듯 방긋 웃고 재잘 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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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얼 찾아 헤매었던 것일까요. 그 날은 요코하마의 밤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날은 흐렸고 뿌연 달빛은 구름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드러내곤 합니다. 저녁을 기다렸지만 해는 이미 져버린지 오래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아카렌가 창고에 다다랐습니다. 


현재는 쇼핑몰로 운영되고 있는 오래된 붉은 벽돌의 창고 앞에는 ‘아트 링크’란 아이스 스케이트장이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지구와 우주의 풍경을 담은 영상이 흐르고,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도 따라 흘러갑니다. 추위에도 즐겁게 달뜬 연인들과 넘어지면서도 웃음 짓는 아이들의 모습에 저도 따라 흐뭇해집니다. 


힘껏 따라왔는데, 문득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특별한 목적지 없이 걷곤 합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하릴없이 빈둥거리면서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제가 조금이나마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질 수 있었다면 그건 아마도 이런 빈둥거림의 시간들 덕분입니다.


‘지금 당신이 꾸고 있는 꿈은 누구의 꿈인가요?’ 진정한 삶의 여정은 다른 사람이 정해준 그 무엇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간절한 그 무엇을 찾는데서 시작됩니다. 그래요. 그 날은 제가 진짜 좋아하는 그 무엇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비록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드릴 순 없지만, 아마도 그날 저는 그 무엇에 아주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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