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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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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3일 08시 50분 등록
내가 이 사이트에 들어 오기 시작한 것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를 읽은 시점인 2001년 즈음부터이다.
책 내용을 보고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들어 왔는데 사이트는 사이트대로 또 다른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글을 읽고 올릴 수 있었는데 다른 사이트에서 읽는 글과는 뭔가 달리 편안한 기분이 느껴지는 글이 많았다.
정확히 어떤 류의 글이었는지는 시간이 많이 지난 탓에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아무런 사심 없이 진솔하게 쓴 글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분명한 건, 무슨 대가를 바라고 쓰는 글이 아니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쓰지도 않았고, 자신의 글 솜씨를 과시하려고 쓰는 것도 아니었다. 글 하나하나가 가볍지 않으면서도 그 글에서 위압감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그렇다.
어려운 글이든 쉽게 읽혀지는 글이든 글을 쓰는 이들에게서 ‘진정성’이라는 것을 보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나를 기준으로 보면 당시에는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하는 주변인이었고 지금은 안쪽으로 꽤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때에 비하면 글을 올리는 빈도도 훨씬 늘었다.

하지만 글 한편 올리기 위한 부담감은 그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솔직히 이제는 가볍게 하나 올리기가 쉽지 않다. 짧은 글 하나 올리더라도 꼭 어떤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이 은연 중 내재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물론 전반적인 글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상품사회에서 상품은 팔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포장이나 디자인으로 사람을 속이고 있습니다만 상품미학적 문화가 인간의 품성에도 침투해서 진정성이나 만남, 겸손 등의 가치들을 폄하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엊그제 한 일간지에 실린 신영복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 중 일부이다.
글이라고 하는 것도 엄연히 상품성이 있고 그것을 위해 더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것을 마냥 비판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그 주객이 전도되어 내용은 없이 포장을 화려하게 꾸밈으로써 상품성을 높이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이 곳 변화경영연구소에서는 지금처럼 ‘상품성’이 아닌 ‘진정성’이 계속 인정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오래토록 유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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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8.04.03 09:57:47 *.47.187.34
형, '낙서장' 하나 만들면 어떨까? 편하게 글 쓸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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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8.04.03 11:02:42 *.205.163.233
'상품성'보다 '진정성'이 값을 발하는 세상을 저도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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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8.04.03 22:00:57 *.145.231.77
그래, 네 글을 읽고 한참을 곱씹게 되더군.
쉽게 글을 올릴 수 없을 만큼 이곳은 많은 이들이 넘나드는 곳이 되어버렸군.
갈수록 글을 올리는 것이 힘들어.
네가 말한 것이 마음을 때린다.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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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사랑
2008.04.05 23:21:10 *.187.95.178
저도 그런 생각했었습니다. 이 곳의 터줏대감뻘되시는 분이 먼저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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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동
2008.04.07 22:55:32 *.142.150.131
승완..
제안이 좋기는 한데..
우리끼리 결정할 문제는 아니니깐.. ^^

한희주님..
뵌지 꽤 되었네요.
연락 한번드리겠습니다.

혜수사랑님.
아마 꿈벗 동문이시죠?
터줏대감이라 하시니..
느낌이 묘합니다. ^^

자로님.
그렇게 살고 계셨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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