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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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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일 17시 07분 등록
퇴근 후 인생

"천복을 좇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나를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 자기 천복을 좇는 사람은 늘, 그 생명수를 마시는 경험을, 자기 안에 있는 생명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지요." (글에 쓰인 모든 인용문의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에서 발췌했음)

9시와 6시. 우리나라 회사들의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는 24시간이건만, 이 24시간을 온전하게 자기 인생으로 살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9시부터 6시, 직장에 앉아 있는 그 9시간 동안 당신은 진정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그 9시간 동안 당신은 즐겁고 행복한가? 나 역시 이 대답에 결코 자신 있게 "YES"라고 답할 수 없다. 지금도 내 인생은 퇴근 후 저녁 6시 부터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취업난이다. 신문을 보나, 뉴스를 보나, 젊은 사람을 만나건, 나이든 사람을 만나건, 온통 취업하기 어렵다는 말 뿐이다. 직장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고, 공무원이나 공사 등 정년이 보장되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 십, 수 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그야말로 취업이란 피 터지는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쟁취할 수 있는 전리품이 되어 버렸다. 취업을 못해 놀고먹는 젊은이가 부지기수이며, 취업을 못해 비관자살을 한 젊은이들의 소식도 가끔씩 들려온다.

이런 상황이면, 직장에 들어가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상황이 된다면 분명 행복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직장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내 주위에서 찾기가 너무나 힘들다. 매달 정확한 날짜에 적지 않은 돈이 정확하게 들어와도, 자신이 그렇게도 원하던 안정적인 직장을 다님에도, 뉴스에서 취업난에 관련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난 백수가 아니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행복하다는 사람은 못 봤다. 오히려 스트레스 때문에 못 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은 많이 봤다. 비단 월급쟁이 뿐 만이 아니다. 사업을 하는 사장님들도,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도, 고등학생들도 다 들 사는 것이 괴롭단다.

나라고 별 다르지 않았다. 언제나 내 인생은 퇴근 후부터 시작되었고, 직장에 앉아 있는 하루의 9시간은 입에 풀칠하기 위해 내 몸을 파는 꼴이었다. 매일 아침마다 간과 쓸개와 심지어는 뇌까지 빼서 고이 침대위에 올려두고 출근길에 나섰다.

머리가 굵어지고 사춘기를 거치면서, 가슴 속에서 떠오른 의문문 하나.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이것 이었다. 이것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행복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일을 벌려 봤다. 그러나 정말 쉽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자기 갈 길을 찾아,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고 나에겐 왜 저런 것이 없을까 한탄하고 한탄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한 해결 방법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순간순간의 요구가 어찌나 집요한지, 우리는 우리 자신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참으로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세태를 살다보면 우리는 늘 우리에게 요구된 일만 합니다. 우리 천복의 정거장은 어디에 있느냐..... 우리는 이것을 찾아야 합니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문제는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이다. 학창시절 모든 선생님들이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있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고. 그렇다 그 단순한 사실을 간과한 채, 답이 어디에 있을까만 생각하니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하면서도, 남들이 사는 것처럼 살려고 애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남들이 하는 것, 남들이 가진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살면 행복해지겠지 라는 착각을 하기 일쑤다. 취직을 하고,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이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나 자신에게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시작하니,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답들을 찾을 수 있었다. 항상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해답을 찾는 출발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늘 이와 비슷한 것, 천복에 들어온 것과 같은 조그만 직관을 경험하고 있어요. 그걸 잡는 겁니다. 그걸 잡으면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아는 사람도 없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자신의 마음 바닥으로 그걸 인식할 도리밖에는 없어요."

절대 두려워하지 말아라.

답을 찾아도 많은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관성이 자꾸만 제자리로 끌어다 앉힌다. 대부분 그토록 원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한다. 두려움에 다시 주저앉고 또 다시 후회를 하고 괴로워한다.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할 수 없다고? 즐겁지도 않은 일을 평생하면서 밥만 먹고 사는 것과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앞에 두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 중 어떤 것이 진정으로 현실적인 선택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진로 문제로 인해 자신을 찾는 학생들에게 한 조셉 캠벨의 조언이 가슴에 와 닿는다.

"모르겠네. 남들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릴 수 있겠는가? 아니면 대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자 하는가? 세상이 뭐라고 하건 자네가 정말 좋아하는 것만 붙잡고 살면 행복하겠다 싶거든 그 길로 나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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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01 18:08:14 *.70.72.121
ㅎㅎ 변.경.연의 토끼가 되겠군요. 가벼우시겠어요.

매일 아침마다 간과 쓸개와 심지어는 뇌까지 빼서 고이 침대위에 올려두고 출근길에 나섰으니 말이죠.

행복이라는 말의 의미가 딱 한 가지라면 좋을텐데 저 자신 아직도 쉽게 대답을 못하겠어요. 섣부른 욕망과 남들에 대한 반응 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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