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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일 06시 16분 등록
다양성(多樣性) : 미래를 보는 눈(365-56)

세상에는 다양한 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생물의 다양성은 일반인의 상상은 넘는다. 50억년 이상을 버티면서 존재해온 지구상에서 수많은 종들이 명멸했다. 아직도 이 지구상에는 140만종(75만종의 곤충, 25만종의 식물, 35만종의 무척추 및 미생물, 4만1천종의 척추동물)에 달하는 생물들이 넘실거리고 있으며 치열한 약육강식 속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종의 다양성으로 인해 여전히 지구촌은 수많은 생물로 우글거릴 것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인간으로서는 단일 종이지만 다양하기 그지없다. 피부색이 같지 않고, 성격이 다르며 지문이 동일하지 않다. 똑같은 모양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일란성 쌍둥이라 하여 예외일 수 없다. 다양성은 인간의 태생적 기초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획일화하고 단순화하려는 움직임에 끊임이 없었다. 인간을 하인 취급하고 노예화하며 멸시와 학대로 몰아넣었던 시절이 있었다. 인류의 역사는 다양성 회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초에 약육강식이 극에 달했던 시절, 인간의 다툼은 다양성을 전제하지 못했다. 상대를 죽여야 생존할 수 있다는 단순논리로 인해 수많은 피의 역사를 이어왔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다양성을 무시한 처절한 역사의 시작은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모험과 이상을 쫓아 인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 달걀이라는 생명의 근원을 무참히 깨면서 시작한 독선으로 인해 인간의 다양성을 무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신대륙에 도착하자마저 저지른 인종학살은 인간의 존엄성을 한 번에 날려버리기에 족했다. 이때부터 세상은 인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시작된다. 강대국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인간은 다양성을 상실한 채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다행히 인간의 근원적 본질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시하며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탄생이 영국에서 시작되면서 인간의 존엄은 회복되고 다양성이 빛나는 듯 했다. 하지만 제국주의라는 희대의 권위주의적 정치인들로 인해 파쇼, 나치즘, 군국주의가 횡행하게 되면서부터 또 한 번의 회오리가 지구촌을 강타한다. 인간의 다양성이 이처럼 말살된 시기도 없었다. 오로지 인간에 대한 압제와 폭력 그 자체였다. 히틀러의 민족우월주의에 의한 유태인 학살이나 일제의 대동아경영권이라는 허울아래 저질러진 만행은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에 다름 아니다.

인간의 다양성과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어떤 제도나 체제도 장기적 존속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제국주의로 대변되는 국가들은 짧은 시간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렸다. 인류역사에 오점만을 남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인간의 다양성을 무시한 이데올로기가 등장했다. 바로 공산주의가 그것이다. 그들은 민주주의가 낳은 소외와 고독을 빌미로 인간의 획일화와 사상의 단일화를 요구했다. 인간의 다양성을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다.

이 또한 70여년의 실험 끝에 실패한 사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소련에서 시작한 공산주의의 망령은 동유럽을 휘어잡고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우리의 한편인 북한에 이르기까지 퍼져나가는 듯했지만 20세기 말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은 본원적으로 다양성에 매료된다. 우리의 짧은 근대사가 그를 대변하고 있다. 독재자로 대변되는 군사정권이 장기화 될 수 없었으며 권위적 정권이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처절한 역사를 뒤로하고 우리는 지금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와 다양성을 기초로 한 자유시장경제 속에서 오천년 역사에 경험하지 못한 경제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물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의 편제와 경쟁심화는 인간을 더욱 소외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다양성이라는 인간의 본원적 기초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다양성은 한 나라의 장래를 이끄는 힘이며 미래를 보게 하는 눈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화를 통해 다양성의 우수함을 만끽하고 있다. 문화의 다양성을 논하면서 세계는 지금 '문화 다양성 협약'을 통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종교의 다양성을 통해 또 다른 9.11테러방지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만큼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가도 없다.

다양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육에서도 다양성은 요구된다. 획일화된 교육은 창의성을 말살한다. 세계교육으로 우뚝 서기위해서라도, 한국인의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다양성은 교육계에서도 필수다. 기업에서도 다양성은 필요하다. 법령과 사규에 얽매인 사고는 인간의 다양성을 간과한다. 획일적 사고는 유연성을 전제한 세계적 기업에 끌려 다니기 십상이다.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조직원의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에게도 다양성은 없어서는 안 될 기질이 되었다. 전문가의 시대는 여전하지만 진정한 전문가는 한 가지 지식으로 끝내서는 안 되게 되었다. 모든 지식을 아우른 전문가만이 세상을 밝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다양성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키워드다. 앞으로 21세기를 빛낼 국가와 위인은 다양성의 세계와 심오한 깊이를 모르고는 알 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양성은 과거의 잘못된 인간관을 바로잡고 오늘의 세계를 하나 되게 하며 미래의 세상을 바로 보게 하는 혜안이 될 것이 틀림없다.
IP *.18.19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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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02 09:32:30 *.70.72.121
콜럼버스의 달걀을 콤플렉스의 깨트림이라고 읽었네요.

다양성은 자비가 아니고 해당 당사자들의 요구와 포기하지 않는 꿈 그리고 성실함의 땀방울로서 열어가는 길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요. 한 사람이 모두를 아우를 수는 없다는 따뜻한 양심의 보존에서 우러나지 않을까요? 요즘 선배의 글이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느낌이 드네요. 다방면으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다양하게 뻗쳐서리? 신림동 파이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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