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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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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24일 14시 42분 등록
컴퓨터를 처음 만져보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재학 시절, 실험실 조교의 지시에 따라 교수님의 논문을 타이핑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그 이전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다루는 방법을 전혀 몰랐고 학교 컴퓨터가 내것이 아니었기에 한번 만져보고픈 욕구를 꾹 누를 수 밖에 없었다.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컴퓨터에서 게임을 해보고 싶은 욕구였다. 귀여운 캐릭터, 경쾌한 사운드, 키를 조작하는 사람의 손놀림 등에 눈길이 갔다. 직접 게임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재미는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고, 종종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곤 했기에 거기에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키를 눌러 홈런을 치거나 골을 넣거나 박자를 맞추거나 상대방을 제압했을 때 짜릿함을 느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한 웃음이 입가에 돈다.
나이차가 한참 나는 사촌들과 지금도 무난하게 지내는 편인데 게임이 상당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명절 때마다 보게 되면 적어도 게임 얘기가 한번 이상 나온다. 그러다가 컴퓨터로 예전에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게임을 한판 한다. 게임 하는 내내 신경전이 대단하다. 게임을 하고나서는 이긴 쪽이 상대방을 슬쩍 약올린다. 언제부턴지 내가 약 오르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게임을 처음 즐길 당시의 컴퓨터 운영체제는 도스(DOS)였기에 게임을 새로 설치할 때마다 자신의 시스템에 맞게 새로이 환경설정을 해주어야 했다. 그것은 약간의 하드웨어 지식을 필요로 했고 게임을 하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그러한 지식들은 자연스럽게 습득 되었다.
게임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때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싸맸고, 문제를 해결하고 나선 작은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다. 반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에는 아쉬움을 머금고 그 게임을 삭제해야 했다.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컴퓨터와 관련된 지식들은 자연스레 쌓여 갔다.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더불어 늘어나는 지식 덕에 컴퓨터는 거의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것은 내게 즐거움을 주었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차별화를 해주는 역할을 해주었고 때로는 나이 차이에 따른 이질감을 없애주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또래 친구들은 자연스레 게임을 멀리하게 됐고, 게임 시장의 성격이 바뀌면서 내가 즐길만한 게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 아쉽다.
글을 쓰다 보니 새삼 재밌는 게임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오랫만에 집에서 게임 검색이나 한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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