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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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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1일 07시 44분 등록
나누지 않는 것이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눔을 받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요사이 내가 하는 일 가운데 하나
한 선생님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는 일이다.
내가 자료를 드리고 공부를 확인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 선생님이 갖고 계시는 많은 것들을 나누어 갖는다.
물론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내가 그에게 나눌 것이 있고 그가 나에게 나누어 줄 것이 있는 것이 얼마나 유쾌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아는 아이들의 엄마 몇몇에게도 같은 일을 하려고 해 보았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나는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내 시간을 기꺼이 내어 놓으려 했으나
그들은 아주 그것을 힘들어 했다.

그리고는 나를 되돌아 보았다.
나는 어떤가 어떠했는가
나는 남편이 나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게 없도록 만들었고
내 시어머니께서 담궈 주시던 김치도 담궈주시지 못하게 했고
친정부모님께도 가능하면 기대지 않고... 않겠다고 했다
아이를 일곱 살까지 키우면서 친정엄마한테 한번도 아이를 맡겨본 적도 없다.
나는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내 손으로 김치도 담궈 먹는다.
시어미니께서 내게 해줄 일이 없도록 해 버리는 것이다.늘... 그렇게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데 앞장서 왔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하는 까닭이 무언가를 들여다 본다.
나는 신세를 지고 싶지도 않고 신세를 갚고 싶지도 않다는
그런 턱없는 오만을 가지고 살았던 것이다.
남편과의 오랜 불화를 만들어낸 건 순전히 나였다.
한편으로는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나를 자랑스러워한 듯 했지만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깨닫는 요즈음이다.

받지 않겠다는 건
결국 주지 않겠다는 의사의 다른 표현일 뿐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겠지만 나는 늘 주의해야하는 타입이다.
기꺼이 나눔을 받고
그가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
아이들에게 마찬가지다.
나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에게 받아 가는 사람이다.

배운다는 건
가른친다는 건
같은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
주는 것이 곧 받는 것^^
잘 받는 것이 또 잘 주는 길^^
IP *.175.11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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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산
2006.11.11 07:59:29 *.56.43.185
턱없는 오만을 아주 멀리 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가끔 남아 있어요.
내게 다가올 수 있는 길을 내가 막아놓고서는 오지 않는다 하였네요.
찬 서리 내린 강가를 찾아가 반성하고 그러지 않겠다고 다시 다짐하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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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隱
2006.11.11 08:57:33 *.190.243.132
나경님 !
축하드려요.
참 훌륭한 깨달음을 체득하셨군요.

한생각 돌려 마음을 잡으면 행복하고 자유로운 것을
받을때 기꺼이 받고 감사하는 것도 마음을 나누는 것이고
나눌때 돌려 받을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자유로울것입니다.

더 자유로와 지는 방법
받았다 해줬다 하는 생각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아기를 키우는 엄마는 내가 아이에게 뭔가 해줬다는 생각이 없을 때 진정한 엄마이지만? 이아이를 위해서 엄마가 한일이 얼마나 많은데 하는 순간부터 집착이 생기게되면서 아이와 엄마가 힘들어지지요?
시어머니는 아마 김치를 해주면서 해줬다라는 생각을 놓아버리고 당신의 귀한 아들과 손자가 맛있게 먹는 것을 상상하며 만족했을 것입니다.

이 깨달음은 책으로 누군가로 부터 배울 수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소중한 깨우침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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