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녕이~
  • 조회 수 1583
  • 댓글 수 6
  • 추천 수 0
2014년 2월 17일 01시 25분 등록

2주차 지적 레이스 칼럼: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라는 글자는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쭈뼛 솟을 정도로 무섭고 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 정도로 겁이 난다. 쏟아지는 스팸 문자보다도 더 받기 싫은 것은 누군가의 부고 소식을 알리는 문자 일 정도로 죽음이라는 부분은 가능하면 회피하고 싶고 입에 올리는 것도 꺼려진다. 그러나 빅터 프랭클 박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해야만 한다.

 

요즘 나와 내 친구들의 주된 관심사는 100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다. 지금 하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그렇다면 퇴직 후

의 연금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등등 매일 열띤 토론을 하곤 한다. 이렇게 지금 우리는 100세까지 살 것이라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

 있지만, 사실 죽음은 언제 다가올지 알 수가 없다.

 

예상치 못한 죽음을 직면했던 대학교 때의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사랑니를 뽑으러 치과에 갔던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하게 되었다. 악성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더불어, 구강암은 전이 속도가 빠르고, 나의 종양은 턱의 신경을 건드리는 곳에 위치하여 수술조차 어려워 보인다는 의사 선생의 말은 나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이 다가왔다.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에,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병원 소파에 주저 앉아 한참을 멍하게 있은 후에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당황스러움은 어느새 억울함으로 변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도대체 무얼 그렇게 잘못하여 내게서 삶을 빼앗아가려 하는지 절대적인 힘을 가진 그 분에게 원망 섞인 울분을 토해냈다. 집에 도착하였을 즈음엔 어느새 그 분노마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바뀌어 되려 나에 대한 질책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더욱 멋지고 다양한 삶을 살지 못했는가, 왜 더욱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삶을 살지 못했는가라는 안타까움이 엄습했다. 깊은 밤, 힘이라고는 전혀 남아있지 않은 몸으로 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 보면서내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슬퍼할 부모님과 동생, 친구들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렸다. 그간의 짧은 인생을 마치 긴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펼치며 힘들게 잠을 청하고 다음날 힘겹게 찾아간 종합병원에서 듣게 된 검진결과는 양성종양이며 수술만 하면 된다는 소견서. 허탈함과 함께 안도감이 밀려들던 그때의 감정이란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 단순한 오진으로 끝난 이 해프닝 덕에 죽음을 눈앞까지 체험하게 해준 그 치과의사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할까?

 

이렇게 죽음이라는 것이 내 앞에 잠시나마 다가왔던 경험은 나에게 죽음은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를 강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

었고, 언제가 될 지 모를 내 삶의 끝이 오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저지르자 라는 삶의 모토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아직도 내

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뛰고, 또 도전하고 싶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으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며 살고자 하는 나의 태도에 또 다른 의미가 추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이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지금부터 또 다른 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렇게 죽음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고, 모든 인간이 언젠가는 만나게 되며,

언제 다가올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도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우리는 죽음이 오기 전까지 한정된 내 인생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 세상에 할 일은 많지만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언제 이 인생이 마무리될 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사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오늘 하루를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후회 없이 사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나는 나의 죽음을 상상할 수가 없고, 또 그 이후 세상은 어디일지 알 수 없기에 더욱더 막막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나를 위해 진정으로 울어주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충만한 기분으로 하늘 나라로 갈 수 있다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더 욕심 내어 죽음 이후에도 추억하면 미소 짓게 만들고, 또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증거로 기억되는 사람이었으면하는 바람으로 오늘 하루도 더욱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IP *.124.78.132

프로필 이미지
2014.02.17 12:30:26 *.94.41.89

"요즘 나와 내 친구들의 주된 관심사는 100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허탈함과 함께 안도감이 밀려들던 그때의 감정이란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 "

"오늘 하루를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후회 없이 사는 것이 중요하다. "

 

백세까지 사실껩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2.17 14:24:11 *.196.54.42

"종합병원에서 듣게 된 검진결과는 양성종양이며 수술만 하면 된다는 소견서허탈함과 함께 안도감이 밀려들던 그때의 감정이란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단순한 오진으로 끝난 이 해프닝 덕에 죽음을 눈앞까지 체험하게 해준 그 치과의사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할까?"

물론 감사하셔야겠죠 ㅎㅎ 공짜로 죽음 여행을 하셨으니...

체험이 돋보이는 좋은 글입니다.


끝까지 파이팅!


프로필 이미지
2014.02.17 15:14:20 *.94.164.18

첫머리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고 이어지는 내용에 웃음이 났습니다.

감사한 오진이네요.

레테의 강가까지 다녀오신것을 축하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2.18 09:18:32 *.50.21.20

날벼락 같은 이야기네요. 치과에서 받은 악성종양 진단이라니 ㅠㅠ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어 다행입니다.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2.18 14:35:17 *.94.41.89

다시 읽고 있자니 졸렬한 글이 너무 부끄러워지는데 ^^;;;; 다들 재미나게 읽어주시고 용기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이자면 막상 죽는다고 생각하니 '결혼도 못하고 처녀귀신이 되는건가!' 라는 부분을 가장 아쉬워 하는 저를 발견하고 혼자 울다가 웃었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제 자신이 너무 웃깁니다 ㅎㅎㅎ

 

모두 오늘도 행복이 퐁퐁 솟아나시는 하루가 되시길 바래요~~  

프로필 이미지
2014.02.18 19:37:51 *.65.153.233

저도 깜짝 놀랐네요 치과에서 구강암 진단이라니..... 100세까지 잘 살아야겠지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78 10기 레이스_죽음이란 무엇인가?_구해언 [10] 해언 2014.02.17 2097
3777 지적 Race 2주차_죽음이란 무엇인가 file [4] 류동일 2014.02.17 1604
3776 <10기 레이스 2주차 칼럼> 죽음이란 무엇인가? - 이동희 file [11] 희동이 2014.02.17 1607
» [10기 연구원 2주차 지적 레이스] 죽음이란 무엇인가 file [6] 녕이~ 2014.02.17 1583
3774 10기 레이스 2주차 - 죽음은 신의 소중한 선물 file [5] jieumjf 2014.02.17 1832
3773 10기 레이스 - 죽음을 시뮬레이션하다 - 김정은 [12] 앨리스 2014.02.16 1726
3772 10기 레이스_2주차_죽음이란무엇인가_정수일 file [10] 피울 2014.02.16 1599
3771 10기 연구원 2주차 - 죽음이란? 김종호 칼럼 file [8] 구름에달가듯이 2014.02.15 1569
3770 상처 그리고 새로운 시도. file 어둠을품은밝음 2014.02.15 1590
3769 10기 연구원 1주차 레이스 관전 소감 [9] 오병곤 2014.02.10 1423
3768 10기 레이스 -여행이란 무엇인가-이은심 [8] 왕참치 2014.02.10 1596
3767 10기 레이스 여행이란 무엇인가_김정은 [10] 앨리스 2014.02.10 1573
3766 10기 레이스 - 마흔의 그대에게 여행을 허하라! 강종희 file [9] 종종걸음 2014.02.10 1558
3765 <10기 레이스 칼럼 1주차-조현연> 여행이란 무엇인가 [6] 에움길~ 2014.02.10 1559
3764 10기 연구원 지적레이스 1주차_박윤영 file [8] 녕이~ 2014.02.10 1587
3763 [10기] 여행이란 무엇인가? file [6] 찰나 2014.02.10 11512
3762 <10기 레이스 1주차>여행이란?_한창훈 file [4] jieumjf 2014.02.10 1609
3761 전환기를 맞이하여 김영훈 2014.02.10 1447
3760 <10기 레이스 1주차 칼럼> 여행이란 무엇인가? - 이동희 file [7] 희동이 2014.02.10 2182
3759 지적Race_여행이란 무엇인가_류동일 file [3] 류동일 2014.02.10 1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