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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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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1일 04시 17분 등록



<피아골>은 깊고 험준한 지리산의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아름다운 계곡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곳의 높은 산과 깊은 물, 그리고 우연히 그 가운데 선 사람까지 포함해서 어느 한 순간 모두 함께 붉게 물든다고 이곳 이름을 <삼홍>이라는 감상적인 말로써 불렀다고 합니다. 참으로 옛 조상들의 운치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간판들로 어지러운 피아골 계곡의 입구를 지나 꾸불꾸불한 도로를 한참 올라가니 계곡물을 옆으로 끼고 대 여섯 얕은 건물들의 민박집들이 이내 눈에 들어옵니다.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피아골 직전마을. 깊은 산중에 자리잡은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오늘 하루를 쉬어 갈 숙소를 정해야 하는 나만의 설레이는 작은 선택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은 어찌되었건 끊임없는 스스로의 선택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눈 앞의 불공평한 현실에 대해 다른 누구를 탓할 것도 없는 것이 살아 온 지난 날의 크고 작은 중요한 순간마다 어렵게던 쉽게던 결정을 내렸던 사람은 다름아닌 나 스스로이고 보면,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분명히 말해 지금까지 결정한 크고 작은 수많은 선택들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하나의 결정체라 말할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결정을 잘하는 일은 하나의 예술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삼분의 일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부하는 것은 여러가지 편의상의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나중에 사회에 나와 각자에게 걸맞는 여러가지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한 준비의 과정이라는 생각입니다. 크고 작은 결정을 잘하는 일, 그같은 선택을 이끌수 있는 힘, 무엇 보다도 매사에 감사할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우리의 인생을 잘가꾸게 만드는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산자락에서 계곡에 가장 가까운 천왕봉 산장에 여장을 풀고 계곡으로 천천히 내려갑니다. 커다란 바위 틈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이 큰 소리를 내며 흘러 내려가고 있습니다. 미처 참을 겨를이 없이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이내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물은 시원하다 못해 금새 심장까지 쩌렁하니 울리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물이 차가워서 물속에 두발을 넣었다 빼었다를 반복하다가 고개를 들어 숲을 봅니다. 오랜만에 만나 보는 태양의 햇살이 온통 초록색을 머금은 건너편 숲에 반사되어 되돌아 오고 있습니다.    

 

 


내가 계곡을 내려다 본다

아니 계곡이 나를 올려다 본다

 

아니 얼굴을 처음 대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바라다 본다

단번에 이곳은 아주 깊고 넓은 숲과 계곡임이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인사동에서 알고 지내던 한 선배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 신앙심이 깊은 그 선배는 몇년 전에 잘못하여 평생 모아둔 재산의 대부분을 그만 주식투자로 다 잃고 가족에게 미안한 나머지 상심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그때는 매일 아침 눈만 뜨면 죽을 결심만 하였답니다. 희망이란 전혀 없는 철저한 스스로의 고립과 가족에 대한 죄책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선배는 위험했던 인생의 고비를 가까스로 극복하고 다시 살아날 수 있었는데 그 계기는 바로 암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돌보는 우연한 봉사활동이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정성으로 보살피며 그들의 아픔을 내 것처럼 달래주며 헌신했을 때, 스스로 뛰어넘지 못할 것 처럼 보였던 본인의 고립의 장벽을 자연스레 극복하는 기적을 스스로 경험했던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들이 말했던 <위대한 단념의 시간>  정당하게 보이는 <권리의 포기>에 대해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자기가 주장할수 있는 어떤 정당한 권리를 다른 더 좋은 일이나 또는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과감하게 단념하고 포기했을때 그에게는 어떤 강하고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다가옴을 느낄수 있습니다.   



그같은 에너지는 자발적으로 자기의 것을 단념했을 때만 생겨나는 힘입니다
. 불가능한 것에 대한 단념이나 포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해서 먹을 것이 없어서 끼니를 포기하는 것과 먹을수도 있지만 그것을 포기하는 단식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는 것처럼 결국 먹지 않았다라는 관점에서는 같지만 그 동기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의존하던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것은 내면의 철저한 변화를 반영한다.

이때부터 내면이 알찬 사람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평정 속으로 접어들어

에너지의 새로운 중심 속에서 살게 된다.                 ? 윌리엄 제임스  

 

 


어떤이는 과거에 자기가 정말 어려움을 당했을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실을 고맙게 여겨 그의 남은 일생을 예전의 자기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삶을 살아 가는가 하면
,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건이 어려울 때만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도움을 요청하지 현실이 좋아지고 나면 언제 그랬더냐 하는 식으로 다시 본래의 자기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솔직한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순간적으로 다가온 삶의 깨달음과 신호를 그저 우연한 접근으로 여기고 또다시 막연하게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느냐 그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여 얻은 진리를 더없이 소중히 여기고 남은 자기의 삶에 용감하게 적용하며 살아가느냐는 온전히 우리들 각자의 몫이라 여겨집니다. 우리에게는 어찌 되었건 인생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계곡물에서 올라와 민박집 아주머니가 준비한 생선 매운탕에 밥을 두 공기나 먹고 나니 이곳이 어쩐지 낮설지 않고 내집 같이 느껴집니다. 넓은 마당에는 플란다스의 개의 모습을 빼닮은 송아지만한 크기의 개들이 어슬렁거리며 놀자고 달려듭니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말아야 한다고 예전에 어느 작가는 힘주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자꾸 편안하게 길에 질펀하게 앉으려 하니 걱정이 듭니다.

 

      

이번의 지리산 여정은 여기까지가 될 것입니다. 세상에서 더 살고 싶다고 안달하여도 우리의 삶에는 유효 기간이 정해져있는 것 처럼 의료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인한 인간의 수명연장으로 덤으로 얻은 세월이 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아예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비껴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깊고 넓게 펼쳐진 피아골 계곡의 능선을 따라 시선을 천천히 옮기다가 불현듯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사는 일이 그대로 여행 길이었구나> 따로 시간과 경비를 들여 떠나는것 만이 여행의 전부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사소한 일상의 나날들과 주위의 사람들과의 관계와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차가운 현실까지가 모두 나의 여행길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구나.

 

 

바람과 별이 계곡물처럼 흘러가고 있는 밤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푸른하늘 위에 박혀있는 이름 모를 별들을
헤아리며 마당에서 잠시 어지럽다가 방으로 돌아와 이내 나는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녁에 일어나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 산 위의 노고단까지 오르는 여정을 꿈꾸며 그렇게 나는 또 새로운 아침을 기다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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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ixiaozi
2010.10.12 15:08:14 *.141.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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