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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곰처럼
이어령
어미곰은
어린 것이 두 살쯤 되면
새끼를 데리고
숲으로 간다고 해요.
눈여겨보아 두었던
산딸기밭.
어린 곰은
산딸기에 눈이 팔려서 어미곰을 잊고
그 틈을 타서 어미곰은
애지중지 침 발라 키우던 새끼를 버리고
매정스럽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려요.
발톱이 자라고 이빨이 자라
이제 혼자서 살아갈 힘이 붙으면
혼자 살아가라고
버리고 와요.
새끼곰을 껴안는 것이 어미곰 사랑이듯이
새끼곰 버리는 것도 어미곰 사랑.
불 같은 사랑과
얼음장 같은 사랑.
세상에서 제일 맛나는
산딸기밭을 보아 주세요.
아이들이 정신을 팔고 있는 동안
몰래 떠나는 헤어지는 연습도 해두세요.
눈물이 나도 뒤돌아보지 않는.
그게 언제냐고요.
벌써 시작되었어요.
탯줄을 끊을 때부터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손을 놓아주셨던 그때부터
무릎을 깨뜨려도
잡은 손 놓아주었던 날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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