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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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경영하라]는 나에겐 인연이 깊은 책이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에니어그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500페이지 분량의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읽었다. 각 유형별로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책만으론 뭔가 부족했다. 유형은 알겠는데 그래서 그걸로 다른 사람을 이해도 하겠는데... 오히려 나는 여러 유형이 혼재되어 있어 잘 모르겠더라.
그리고 2017년 4월 변경연 11기 장례식이 있던 날, 수희향 선배님의 [운을 경영하라] 출간 기념회가 있었다. 관심 있던 에니어그램이었지만 11기로 처음 선배님들을 보는 자리라 온전히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2017년 6월 박미옥 선배님 덕분에 11기들과 그 외 다른 분들과 함께 수희향 선배님께 직접 에니어그램 워크샾을 했다. 재능기부였다.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이 풀리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나의 유형을 알게 되었고 나와 다른 유형의 사람과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실마리가 잡혔다.
21p. 파문. 당대 유대사회로부터 파문을 당하면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밥 한 끼도 같이 먹을 수 없었다. 심지어 유대인 누군가가 스피노자를 죽여도 아무 죄가 되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사형보다 더 끔찍한 벌이었다.
=> 글로 봤을 때 파문이란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일까 했다. 11기 커리큘럼에 있던 [철학이야기] 217p 파문에 사용되었던 판결문에 이렇게 쓰여 있다. “이로써 지금부터 누구도 이자와 입에서 나오는 말로 대화하지 말고, 글로 생각을 나누지 말고, 누구도 이자에게 어떤 일도 해주지 말고, 누구도 이자와 한지붕 밑에서 거하지 말고, 누구도 이자에게 4큐빗 이내로 접근하지 말고, 누구도 이자가 구술했거나 손으로 쓴 글을 읽지 말라고 모두에게 경고하노라.” 나는 다른 것보다 4큐빗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금지사항이 가장 가혹하게 다가왔다. 1큐빗이 50cm이니 4큐빗은 200cm, 즉 2M 이내가 된다. 나에겐 왜 이게 가장 가혹하게 여겨졌을까. 측량이 가능한 수치로 표현되어 있어서 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난 그랬다.
22p. 이처럼 스피노자가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그때까지 날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 변화의 길로 결연히 걸어 들어가는 것이 바로 운명전환 여정의 첫 단계인 ‘입문’이다.
27p. 사실 소리 없이 수면 아래서 가장 크게 움직이는 집단은 바로 여성들이다. ... 경제불황과 맞물려 현재 한국의 여성들은 더 이상 자신의 운명을 가족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한다. ... 더불어 지금까지 남성들과 비교해 사회적으로 좁은 선택의 길에 몰렸기 때문인지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자기 안의 이야기를 들으며 천복을 찾는 데 훨씬 더 부드럽지만 강한 결단력을 보여준다.
30p. 지금까지 익숙했던 세상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의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 주체성이 시험대에 오르고, 동시에 지금까지 자신을 죽이고 세상에 맞춰 살며 내 안에 억눌린 왜곡된 성향들이 아킬레스건이 되어 나 자신을 공격하기도 한다.
=> 매사에 열심이며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살아온 나. 원래 나는 그런 줄 알았다. 내 안에 억눌려있다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변경연 과정을 하며 알게 되었다. 면접여행에서 교육팀 선배님은 이런 나의 성향을 부럽다고 했지만 말이다.
32p. 지금까지는 치부로 알고 자꾸 감추려 들던 내 안의 약점을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서는 품어주는 일이다. ...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천복을 필살기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변하기 시작한다.
=> 그렇다. 나의 규칙적이고 ‘열심‘이 다르게 본다면 꾸준함이고 열정이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시작하고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38p. 직관형은 조력자를 만나도 일단 자신이 상대를 이길 무기 하나를 쥐었다고 판단하는 순간 상대를 이기려 드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사고형은 반대로 끊임없이 더 나은 조력자나 스승이 없을지 수많은 조력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유형이다.
40p. (감성형) 내 인생을 결정하는 매우 결정적인 순간에서도 자신의 사적 감정 혹은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수희향 선배님과 워크샾을 하기 전이었다. 그래서 정확히 나의 유형이 무엇인지 몰랐다.
41p. 재탄생 기간에는 바야흐로 내 본질적 장점을 강점화하며 서서히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다시 찾는 여정인 셈이다.
42p. 영웅적 도약이란 사람들이 심연 기간에 자신 안의 천복을 뿌리내리고 싹 틔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당 분야에서 실력이 부쩍 늘어나는 순간을 일컫는다.
=> 나에게 변경연 과정이 그랬고 책을 쓰며 그랬다.
45p. 재탄생은 진정한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지를 시험받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단계다. ... 여전히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오는 성급함이나 위축감에서 비롯된다.
48p. 인생은 늘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그 가치를 지니게 되어 있으니, 자신을 존중하는 삶을 살라고 하면서.
8번 유형 심연통과 : 현명하게 분노 다스리기
73p. 이토록 외부로 분노를 뿜어내는 이면에는 9가지 유형 중 가장 연약한 내면아이를 지닌 채 공격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먼저 공격한다는 단순한 논리가 작동한다.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올라오는 화를 주변 사람들에게 직설적으로 퍼부으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관계와 일을 어그러뜨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 다른 사람의 유형은 참 잘 보인다. 남편은 전형적인 8번 유형이다. 자상하면서도 ‘화’를 낼 땐 정도를 벗어난다. 자신의 화에 더 화를 낸다.
8번 유형 재탄생 : 경청의 힘을 기른다.
75p. 8번이 필살기를 갖추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기 전에는 그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야 한다. 8번은 늘 언제 어디서고 자신들이 대장 역할을 하며 주변 사람 모두를 제 뜻대로 휘두르려는 기질이 강하다.
=> 다행히 남편은 귀가 잘 안 들려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대장노릇을 집에서 하려고 한다. 대접받는 걸 좋아한다.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 화가 가라앉으면 언제 그랬냐 싶다. 남편은 사주명리학에선 양의 금(경금)이고 계절로는 가을이다. 8번이 경금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한마디로 1번 유형은...
83p. 자신들이 옳다는 독선에 빠지면 주변 누구와도 타협하려 들지 않는다. 특히 이들은 8번과 달리 먼저 싸움을 걸지는 않지만, 누군가 자신들의 영역을 건드리거나 한발 더 나아가 부당히 대하는 경우는,
=> 개인적으로는 어떤 행동을 해도 된다. 나의 영역이라기보다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부당하게 행동하면 나는 작동한다.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나쁘게 보면 ‘제거해버린다’ 그래서 빨리 내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해서 아닌 사람에겐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유연함이 나의 로망이다. 워크샾을 통해 1번인걸 알았다. 그러고 다시 책을 보니 영락없다.
사주명리학은 나는 양의 토(무토)다. 계절로는 환절기이며 중간이고 흔들림이 없다. 1번 유형과 비슷하다.
1번 운명전환 여정
84p. 1번이 외적으로 위기를 맞으면 특유의 담대함과 전투력이 상승해 죽을지언정 절대 물러서지 않는 생존력과 투쟁정신을 보여준다.
85p. 1번은 운명전환을 결심하고 천복을 찾는다면 자신들이 선택한 어떤 분야든지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특히 신체활동이나 손재주를 연마해 전문가 수준에 달하는 일에서는 직관형 특유의 직관에 완벽주의까지 더해져 탁월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그 ‘완벽’이 정말 완벽한 것인가 보다. 나 스스로 잘 모른다 싶은 분야는, 특히 약자를 대하는 일에는 쉽게 나서지 않는다. 손재주를 발휘해 뭔가를 하면 평균 이상의 결과물이 나온다. 이 부분이 강점테마에선 배움과 연결된다.
지금까지와 다른 사회적 물결을 만들어내는 일에 뛰어들어도 커다란 사회 변혁을 끌어낼 수 있는 유형이기도 하다.
=> 그래서 내가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잘 맞나보다. 저자인 수희향 선배님이 정치를 하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1번 심연통과 : 유연성을 길러 부러지지 말자
86p. 늘 스스로 다그치며 맡은 바 어떤 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몸에 밴 유형인 만큼, ...
즐기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은 아마 1번에 대한 이야기일 듯하다.
=> 내가 원하는 유연성~ 나의 강점테마 1테마가 책임인 것과 연관된다. 이걸 알고 너무 책임에 매이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하게 됐다.
87p. 스스로 아주 사소한 분야까지 잘하려고 늘 긴장 속에서 애쓰고 노력하기에, 만에 하나 누군가 1번에게 잘못을 지적하거나 혹은 의문을 제기하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고, 물러서지도 않는 완고함을 드러낸다. ... 누군가의 (설혹 그것이 좋은 의도로 행하는) 제안이나 충고조차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 딱 맞는 말이다.
1번 재탄생 : 나와 타인의 불완전성을 용납하자
88p. 스스로 옳고 그름을 구분해 자신들이 믿는 정의가 전부라 생각하는 외곬인 만큼 세상과 만나고 소통하고 어우러져야 하는 재탄생 기간이 어떤 면에선 홀로 필살기를 연마하는 심연 통과 기간보다 더 힘겨울 수 있다.
=> 그나마 2번 날개를 사용하니 사람과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 이건 MBTI의 F의 성향과 같다.
89p. 게다가 타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가하는 완벽주의 잣대로 판단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서슴지 않고 비판의 날을 세우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적을 만든다.
=> 그나마 나는 면전에서 하지 않고 속으로 한다. 물론 해야 할 말은 돌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한다. 그럼 마찬가지인건가? 그나마 나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1번 성공적인 운명전환을 위한 처방전
90p. 철저히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매일 자신을 몰아치며 채찍질하며 자기검열을 하려 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편안히 놀이를 하듯이 즐기면서 해본다.
=> 이러려고 하는데 계획세우기와 실천은 몸에 배어 있다. 이건 강점테마에 집중과 성취가 연결된다. MBTI로는 S와 J성향이 해당된다.
91p. 1번은 가끔 한 걸음 물러나 주변을 좀 돌아볼 필요가 있다. ... 1번은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양보다 더하기가 아닌 빼기 연습이 필요하다.
=> 그러게. 나는 모든 사람이 나 정도는 한다고 생각했다. 목표량의 80%만 달성해도 남들보다 많이 하는 것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92p. 먼저 매일 10분씩이라도 자신과 타인을 칭찬해주는 칭찬일지를 써보자. 늘 완벽을 지향하는 1번은 어떤 유형보다 칭찬에 인색하고 때로는 그 정도를 넘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가혹할 수 있다. ... 어느 정도 자기 칭찬이 익숙해지고 타인에 대해서도 한 가지, 두 가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칭찬일지를 쓸 수 있게 되면, 어렵겠지만 일상에서 얼굴을 보고 말로도 칭찬해보자. ... 정 칭찬하는 것이 어렵다면 고맙다는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은 어떨까?
=> 이제 감사도 칭찬도 표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칭찬할 것보다 비판할 것이 먼저 보이는 것은 본능적이라 칭찬과 감사를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이는 강점테마에서 복구와 연결된다.
한마디로 9번 유형은...
97p. 곰돌이 푸우처럼 일상이 안락하면 행복해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제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황소고집이 되거나 쌓아둔 분노가 폭발하면 불곰처럼 변하기도 한다.
=> 9번은 명확하지 않아서인지 잘 안 보인다.
한마디로 7번 유형은...
113p. 외부에서 굳이 어려운 일, 힘든 일을 경험하기보다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을 추구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 다만 재미만 추구하며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거나 혹은 호기심으로 다양한 일을 시도하지만 그중 한 가지도 진득하게 끝내지 못하는 치명적 결함을 보인다.
=> 영락없이 우리 아들이다. 심지어 슬픈 내용의 책도 싫어했다. 그동안 호기심을 가지고 접한 것이 많다. 그 기간이 짧다. 그나마 ‘집중과 성취’ 테마가 있는 것 같다. 자기 나름의 기준을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면 뒤도 안 돌아본다. 아들은 사주명리학으로 양의 화(병화)이고 계절로는 여름이다. 7번의 흥미로움을 추구하는 것, 호기심이 많은 것과 비슷하다.
7번 운명전환 여정
7번 입문 :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일을 찾자
114p. 과잉생각과 과잉행동이 동시에 일어난다. ... 특히나 사고형 중에서 충동적이긴 하지만 외적 추진력을 갖춘 유형이다.
=> 과잉생각은 보이지 않으니 모르겠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땐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엄청 돌려서 무언가를 하면 빨리 결과를 내는 이유라고 한다. 과잉행동은 그냥 보인다. 거기다 추진력이 있기에 행동이 두드러진다. 이는 8번 날개를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115p. 요즘 시대에는 취미로 시작해서 자신의 천직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7번은 취미처럼 가벼이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빠져들 수 있는 일이라면 기질 상 더욱 좋기 때문이다. ... 7번은 늘 새로운 변화를 수집하는 정보력과 문제 대처 능력이 9가지 유형 중 가장 뛰어나다.
=> 아들은 재미로 보던 자동차 유투브를 보고 웬만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타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본인이 바버샾과 타투샾을 비롯한 남성 전문 토탈 패션을 위한 3층 건물가게를 운영하고 싶어 한다. 아들을 보니 문제 대처 능력은 나이와 상관 없나보다. 놀랄 때가 종종 있다.
7번 심연 통과 : 자기합리화만 하지 말고 스스로를 설득하라
116p. 호기심에 입문단계는 쉽게 뛰어들지만, 그만큼 심연 단계를 통과하는 경우는 다른 유형보다 드물다. ...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이다.
=> 맞다. 합리화의 달인이다. 이유를 어찌나 잘 끌어다 대는지.
7번 재탄생 : 작은 승리를 쌓아나간다
119p. 7번 유형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왕성한 호기심에 이어 밝고 명랑한 긍정성이다. ...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며 살짝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
=>학교 선생님께 들은 칭찬 중 ‘지극히 낙천적이며 해맑다’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그런 반면 나이보다 고지식하다. 한국 남자들이라며 외국과의 문화차이라고 단정한다.
작은 승리를 쌓아나갈 수 있게 아르바이트며 직접 경험을 하게 한 것은 잘한 것 같다. 내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니 피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더라.
7번 성공적인 운명전환을 위한 처방전
121p. 7번이 자기변명을 솔직히 인정하면, 비로소 자기설득이 가능해진다. 이때 역시 단순히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쓰다 보면 사고력이 뛰어난 7번은 그 과정에서 객관성을 찾아 자신을 설득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 (단 컴퓨터를 켠 순간 다시 옆길로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반드시 손으로 글을 쓴다).
=> 글을 쓰게 하려고 많은 시도를 했는데 안 됐다. 수학 수행평가로 ‘명견만리’를 본 소감문을 노트에 썼는데 잘 썼었다. 그래도 본인의 장점, 단점을 잘 알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스무 살이니.
다른 유형들을 읽으며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127p. 5번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욱 멀어지면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130p. '사실 5번은 단지 물질뿐만 아니라 정서 면에서도 최소화를 추구한다.’ 131p. '사고형 중에서도 탁월한 지적 탐구력으로 누구보다 자신들의 전문분야를 더욱 깊고 완성도 높게 발전시킬 수 있다.‘
=> 5번은 대학원 시절 논문 지도교수와 친정아버지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전문성은 높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가 아는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는 수다쟁이가 된다.
140p. '사회적 시선이나 기준에 매우 민감해 강자 앞에서는 약한 척하고 약자 앞에선 강한 척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141p. '스스로 어떤 결정이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누군가 자기 대신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다리는 지극히 의존적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146p. '이런 성향이 심해지면 내 생각, 내 의견이라는 것은 점점 사라지며 인생에서 나라는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는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 친정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6번 유형의 특징을 보며 바로 이해가 되었다. 1번인 나로서는 이중적이고 의존적인 모습이 이해가 안 되는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창조적 고독을 즐기는 5번의 친정아버지와 안 맞을 수밖에 없다. 노년기인 엄마는 혼자 있는 것을 극도로 못 견딘다.
155p. 2번 ‘사람들 앞에서는 자신들에게 애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애써 감추며 늘 밝고 환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타인을 도우며 칭송만 받으려 한다.’ 157p. '6번과는 또 다른 이유로 NGO 등의 단체활동도 선호하는데, 2번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타인을 돕는 일에 끌리는 경향이 강하다.‘
=> 너무 정확하게 해당되는 사람이 있다. 항상 밝고 누군가를 위해 먼저 나서서 챙기는 모습이 있다. 무대에 서서 주목받길 원한다. 남을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돋보이길 바라는 것이었다.
180p. '3번이 이처럼 일에 매진하는 이유는(부모님으로부터 시작하여) 누군가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걸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더 큰 사랑을 받기 위해 성취에만 매달려 오히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등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은 점차 잃어버리는 아이러니를 만들기도 한다.‘ 181p. '3번의 경우는 감성형답지 않게 자신의 감정까지도 누르고 성과를 올려 그것으로 사랑받으려는 유형이다.’
=> 3번이 감성형이라고 느끼지 못한 이유였다. 일에 매진하다 번아웃이 되었는데도 쉬지 못하더라.
처음 책을 읽을 때 3번 유형의 사람으로 힘들어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혹시 내가 3번이라 그런가 했다. 내가 감정을 누르고 성취하려고 하는 것이고 생각했다. 2번 날개를 쓰고 있으니 감정형의 모습도 있기에 더욱 혼동이 되었다.
북리뷰에서 발췌하지 않은 유형이 4번과 9번이다. 스스로 4번이라고 한 사람을 봤지만 그 사람은 그 유형에 본인을 맞추는 느낌이 들어서 4번을 정확히 모르겠다. 그리고 9번은 잘 드러내지 않아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수희향 선배님 말씀으론 사부님과 김글리 선배님이 9번이라고 했지만 사부님은 뵌 적도 없고 글리 선배님은 글쎄...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왠지 범접하기 어렵게 느껴져서 잘 모르겠다. 언젠가 4번과 9번을 경험하면 알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운을 경영하라]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보다 자세히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유형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고 상대 유형을 알게 되고 그 유형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되니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그들을 대할 땐 어떻게 해야 하는 지까지 알려주면 하는 바람이다. 행동형(장형)인 나를 간혹 사고형(머리형)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솔직히 나는 감정형(가슴형)인 사람들의 모습을 좋아하진 않는다. 과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짓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을 유형지어서 그 사람에 대해 판단을 하고 편견을 가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도구로 활용한다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부정적으로 경험한 유형 때문에 그 유형자체에 대해 안 좋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같은 유형의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다른 모습도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점테마도 MBTI도 사주명리학도 모두 각각의 유형과 특징, 장,단점을 알려준다. 그저 다른 것이지 틀린 것도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구분짓기 위함이 아니고 이해하고 관계를 맺기 위함이라면 이보다 좋은 Tool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tool로 분석하는 것을 선호하고 그래야 이해가 되는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NGO 공동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에니어그램 테스트를 하니 장형이 많았다. 공동체를 수호하는 6번과 타인을 돕는 것에 끌리는 2번과는 또 다른 이유다.
이것저것 많이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을 보고 5번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움’의 이유가 다르다. 1번인 나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1번은 완벽함을 위해, 5번은 전문성을 위해, 7번은 호기심과 즐거움을 위해. 무엇 때문인지에 따라 배움도 다르다.
8번은 ‘화’를 조절하기 힘들고, 7번은 ‘짜증’을 조절하기 힘들어한다. 내가 경험한 7번과 8번이 그렇더라. 하지만 그 감정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니 재미있다.
부모와 형제 자매, 남편과 자녀까지.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다른 유형인 것은 타고난 기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수희향 선배님이 출간 계획 중인 책에서 풀어준다고 하니 부모교육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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