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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4일 11시 49분 등록

나만의 북리뷰 #7 [아빠 구본형과 함께] 구해언

 

구본형 선생님을 뵙지 못한 11기였던 나는 면접여행에서 처음 구본형 선생님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11기가 원해서 들은 것은 아니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들려주었다. 사실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우선, 난 구본형 선생님을 변경연 지원하면서 알았다. 그 유명한 [익숙한 것과의 결별]조차 읽지 않았다. 11기의 다른 동기들은 강의를 듣기도 했고 책을 봤고 너무 늦게 신청한 걸 아쉬워했다. 10기 피울 선배님의 사이비 종교집단 같다던 맥락의 말이 더 와닿았다.

다음으론 면접의 긴장감으로 온통 면접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무슨 질문을 할까? 떨어지면 어쩌지? 등등. 그러니 선배님들이 들려주면 구본형 선생님과의 추억이나 좋았던 점들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11기에 합격하고 오프수업을 하면서 선생님에 대해 간간히 들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계셨으면 내가 합격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선생님이 계셨으면 뭐라고 하셨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됐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나와는 성향이 반대라는 걸 알았다. 선생님이 아꼈던 제자들을 봐도 나와는 전혀 달랐다. 그래서 더욱 선생님은 나를 뽑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에 대해 궁금했다. 사실 선생님의 책을 봐도 잘 모르겠더라. 구해언 선배님의 [변화경영 사상가였던 아빠의 참사랑을 깨달아 가는, 아빠 구본형과 함께, 일상에서 빛나는 나다움 발견하기, 딸의 아름다운 변화이야기](책 표지에 쓰인 글들이다. 제목을 어디까지로 해야 하는지 살짝 아리송한) 책을 작년 2018년 추모제때 선물 받았다.

 

선생님과 많이 닮았다던 구해언 선배님을 통해 듣는 선생님이야기를 읽으면 선생님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롤로그

이 책은 개인적인 이야기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출판하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아빠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일과 관계, 존재에 대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친구들에게 내가 아빠에게 구했던 조언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또한 아버지가 안 계시는 상실감을 변화의 원동력으로 바꾼 내 경험이 비슷한 경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 아빠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것이 부럽다. 그러면서 아들이 나에게 조언을 부탁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조언을 구할 정도의 문제는 없을 나이인가, 아님 내가 먼저 이야기를 해줬나 여러 생각을 한다.

 

1. 아빠의 산책

광화문을 걸으며

16p. 주말이면 아빠는 늘 밖으로 나갔고 나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꼭 따라나섰다.

17p. 다른 곳도 많이 갔지만 대부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보냈다.

=> 자식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중학교 이후로 아들은 공식적인 행사에 같이 참석하고 공연이나 외식만 같이 한다. 이것만이라도 같이 해주는 걸 감사해한다.

 

편식하지 않는 삶

19p. 아빠의 단골집 중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뒷골목에 순댓국집이 있다.

=> 어딘지 궁금하다. 맛 또한. 구해언 선배에게 같이 가자고 해봐야지.

 

22p. 아빠의 서재는 크게 좌우로 동.서양이 나뉘고, 그 안에서 신화, 역사, 철학, 문학 등으로 제 나름대로의 카테고리가 나뉘어져 있다. 도서관처럼 섹션마다 안내판이 붙어 있진 않았지만, 모아 놓은 책들의 연결 고리를 좇다 보면 보이지 않는 영역이 나뉘어 있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 난 누군가의 집에 가서 책장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책장의 책들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책이나 주제가 꽂혀있으면 저절로 호감이 간다.

 

27p. 아빠는 강의와 원고 청탁이 많이 들어와도 일주일에 3~4일은 집에 계셨다. 일이 꽤 밀리는 주도 있었지만 강도를 살짝 낮게 잡아야 글이 잘 써진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 같다.

=> 이렇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요즘 일주일에 적어도 1,2일은 일정을 잡지 않는다. 꼭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편하게 있는 날이 필요해서다.

 

기묘한 아침 식사

28p. 맛있는 요리를 금세 해내시는 엄마덕분에 나도, 아빠도 요리라고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우리는 어떻게든 외식을 해서 평일에는 엄마의 부재가 그다지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선생님께선 집밥만을 고집하진 않으셨나 보다. 우리 집은 남편도 아들도 요리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요리도 잘 한다. 내가 없어도 불편함을 못 느낀다. 물론 아들은 사먹는 걸 택하거나 편한 라면을 먹는 경우가 많다.

 

기품 있는 호접란과 함께

1년에 두 번, 엄마의 생신과 결혼기념일이면 아빠는 엄마에게 호접란을 선물했다.

=> 자상한 남편과 아빠였구나. 화원을 하는 남편 선배에게 몇 년 전에 호접란을 받아왔다. 다음 해까지 꽃이 피더니 이젠 안 핀다. 작년에 개량종인 듯 꽃잎이 독특한 호접란을 발견하고 2개를 샀다. 그 중 하나만 올해 꽃을 피웠다. 신기하다.

 

36p. 아빠는 리본에 적을 문구를 정하고, 매년 재치 있는 짤막한 문구를 리본에 써서 달아 오셨는데, 읽을 때마다 기분이 즐거워져 모두 좋아했다.

=> 보통 화분을 선물해도 리본은 개업이나 경조사의 의례적인 문구만을 쓰는데... 역시나 자상하다.

 

2. 아빠의 정원

아름다운 노각나무와의 만남

42p. 아빠와 엄마는 함께 다니시는 일이 많았다. 운전을 좋아하시는 엄마가 아빠를 강의장까지 모셔다 드리곤 하셨다.

=> 이 내용은 선생님의 책에서도 읽었다. 김정은 선배님 강연을 온 식구가 같이 여행으로 동참한다고 하더라. 제자가 스승의 삶과 닮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45p. 아빠는 상상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계셨던 것 같다. 그 비법은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상상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들,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모은다. 또 마음에 들었던 발상 한 조작을 간직한다. 그리고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찾는다.

 

장미, 멋진 울타리

55p. 나는 그것을 아빠에게서 배웠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영향력, 그것은 기적과도 같아 보였다.

=>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 그것도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많은 제자들이 개인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도 비슷한 것 아닐까 싶다.

59p. 아빠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아야 한다고 했다.

=> 선생님은 그 연습을 책으로 하신 것 같다. 그리고 연구원제도를 하면 제자들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도록 한 것이 아닐까 한다.

 

관음죽, 느리게 성장하는 법

62p. 묵묵히 한결같은 관음죽을 아빠는 잘 길렀다. 그런 점에서 아빠와 관음죽은 어딘가 닳은 것 같다. 이 나무는 천천히 자라고, 특별히 눈길을 끌지도 않는다.

=> 관음죽과 구본형 선생님, 내가 봐도 닮은 것 같다. 우연인데 우리 집에도 관음죽이 있다.

 

층층나무, 이름의 비밀

69p. 아빠를 소중하게 기억하는 제자들의 이야기 중에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사부님과 이야기하거나 대면할 때마다, 그분과 나 둘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 대화를 해보지 못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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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한 번에 북리뷰를 끝내려고 했는데...나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다음에 한 번 더 해야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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