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61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다시 태어난다는 것
구본형
현자들은 영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해
옳은 말이지
근데 육신의 목소리는 어떻게 해
육신의 목소리를 거부할 수 없어
황홀한 이 몸을 가지고 있으니
골치가 아파졌어
그래서 이렇게 외쳤어
육신과 영혼이 가자는 대로 가거라
그랬더니 난리도 아니게 이 두 놈이 서로 싸우는 거야
어느 날 육신이 찾아 와 이렇게 말하더군
아무도 읽어 주지 않는 절망 속에서 10년 20년을 기다릴 수 있어?
대중이 열광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 해
그랬더니 영혼이 그러더군
네 길을 가거라
젠장 내 길이 무언지 알 수 없어
그때
문득 자살이 뭔지 알게 되었어
자살은 어떤 시간대의 삶에서
삶에 대한 자세 자체를 죽이는 거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이 삶을 고집하는 시끄러운 육신을 죽이는 거지
다시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죽음은 영적인 죽음인데
덜컹 육신을 죽여버리는 거야
전구가 깨지면
빛도 사라져
죽일 때는 죽어도 죽지 않는 놈을 죽여야 해
처음 영혼을 죽여 사막에 버렸어
그러자 그 놈이 다시 돌아 왔어
이번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던져 넣었지
그러자 그 놈은 다시 살아 되돌아 왔지
이번에는 그 놈을 죽여 꿀꺽 삼켜 버렸어
안 돌아 오는 거야
덜컥 무서워져 불러 보았어
영혼아 어디에 있느냐
그러자 내 영혼이 대답했어
네 몸 안에 있지
드디어 그 놈이 있을 곳에 있구나
육신의 안에 들어가 있구나
난 아주 기분이 좋아졌어
-역시 캠벨을 위한 습작(2009. 1. 2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78 | 나의 꼬레아니티! [3] | 김성렬 | 2005.12.14 | 1474 |
3977 | 명상과 마음... [1] | 이종승 | 2006.06.11 | 1474 |
3976 | 정반대로 채용하라 [4] | 오윤 | 2007.03.19 | 1474 |
3975 |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2] | 검은별 | 2007.07.10 | 1474 |
3974 |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시길 [1] | 박노진 | 2005.12.12 | 1475 |
3973 | 사랑을 좋아하는 이유 | 사랑의 기원 | 2006.01.07 | 1475 |
3972 | 11월 시간분석 [3] | 박노진 | 2005.12.01 | 1476 |
3971 | 기적 [4] | 오병곤 | 2005.12.01 | 1476 |
3970 | 믿음은 본능이 아니다. [2] | 김성렬 | 2005.08.10 | 1477 |
3969 | 성장이란 화두 | 박노진 | 2006.09.24 | 1477 |
3968 | 책 한권 고르는 것의 어려움 [5] | 김도윤 | 2007.04.22 | 1477 |
3967 | 어떤 사람에 대한 생각 [3] | 이종승 | 2006.04.05 | 1480 |
3966 | [29] 하늘 보며 걷는 5월 [4] | 써니 | 2007.05.05 | 1480 |
3965 | 레슬리 파나스의 첼로독주회를 다녀온 후 [1] | 박미영 | 2006.02.18 | 1481 |
3964 | 내 인생은 회사와 함께 끝나는 게 아니에요 [1] | 임효신 | 2007.03.25 | 1482 |
3963 | 내린천 래프팅 수난기 (4) [1] | 원아이드잭 | 2006.08.24 | 1489 |
3962 | 어려운 이야기는 안 한다. [3] | 김성렬 | 2005.07.09 | 1490 |
3961 | 가장 싫어하는 말... | 김성렬 | 2006.03.08 | 1490 |
3960 | [56] 그리다 | 써니 | 2007.11.13 | 1492 |
3959 | -->[re]여행사진 몇장 [1] | 신재동 | 2007.10.03 | 14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