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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6일 08시 32분 등록


자연과 침묵

 


구본형

 


일상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소리가 침묵을 압도한다

그래서 늘 소란한 일상

그러나 어느 때,

아주 평화로울 때,

문득 내가 내가 아니고

내가 존재하지도 않을 때

그리하여 모든 사물과 다를 바 없이

내가 그것으로 스며들고

그것이 나와 하나가 될 때,

완벽한 고요가 찾아온다.

완벽한 고요함 속으로 새가 한 마리 날아간다

그러나 새의 날개 짓이 고요를 깨지 못한다

목청껏 소리쳐 고요를 깨뜨린다.

그러나

소리는 고요를 더욱 짙게 한다

어떤 소리도 침묵의 우세함을 어지럽히지 못하니

움직임은

그 움직임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움직임 조차 껴안은 움직임 없는 고요를

흩트리지 않는다

시간은 부재한다

오직 영원히 영속되는 지금만이 있다

시간이 없으니 어떤 일도 시작하지 못하고 어떤 일도 끝나지 못한다

아무 사건도 없다

고요한 평화

모든 것이 침묵으로 이야기하고

아름다움이 스스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 문득 내 안에 신이 머문다 생각하니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홀로 엎드려 경배하니 내 몸이 확장되어 엎드린 마루로 흘러 내리는 듯 하다. 내 안에 도가 깃들어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져 날아오르는 듯하다.  한때 몸을 정신의 아래에 놓고 통제하려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몸 안에 신이 머물고 육체 역시 자연의 도를 따르니 그 스스로 신성한 것임을 알게 된다. 몸이 가려고 하는 곳 역시 자연스러운 곳이다.  무위란 그런 것이다.  일부로 거슬려 만들지 않으니 그 자연스러움을 따라 흐르는 것이 무위다. 옛사람들은 순리라 불렀는데, 그것은 운명을 따르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패배주의와 어울리거나 게으름의 짝으로 매도 되었다. 그러나 멀리 보면 우리는 모두 자연의 질서 안에 머문다.


(2008.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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