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19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내력
최승자
이제 그대의 오랜 내력에 대해 이야기하라.
머릿채 휘두르는 실의의 밤바다 위에서
천 밤을 떠도는 의식의 별,
그대의 비인 뼈 속에 몸져 누운 어둠에 대해
끝내 쿨럭이며 돋아나는 회한과
무엇이 폐벽을 뚫고 웅웅대는가를.
닿을 길 없이 무수히 떠나는 그림자를 좇아
한 마리 미친 말을 타고 달리는 그대
그대 의식의 문 뒤에서 숨어 우는 자유와
달빛에도 부끄러운 생채기마저 이야기하라.
긴긴 뼈앓이하는 밤바다에서
피묻은 부리로 상징을 물고 돌아오는 백조
감성의 늪에서 부끄러운 울음우는
짐승에 대해 다시금 이야기하라.
-----
오늘은 최승자님의 시를 읽고 싶어졌다. 아니,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갑자기 꽁꽁 언 세상 때문인가. 그녀의 가슴속에서 뜨겁게 타올라 하늘로 솟구치는 불티 하나 받아 들고 싶었다. 젊은 그녀의 시는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 이글거리는 태양을 닮았다. 어느 시를 읽든 주체할 수 없는, 그렇게 토해내지 않으면 죽어버릴 것 같은, 시를 쓰다 통곡할 것 같은, 뜨끈함이 느껴진다.
별이여, 천 밤을 떠돈 그대의 이야기 천 밤을 지새워서라도 듣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쉬!
내 시인의 암호를 해독하였느니 폐벽을 뚫고 들어오는 회한과 달빛에도 부끄러운 생채기는 일흔이 되거든 들려주시길, 그대의 오랜 내력 그때에 이야기해 주시길!
지금은 진솔하게 우리의 내력을 만들어 갈 때, 그저 아름답도록 애쓰고 애써 더할 나위 없게 하리라.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38 | -->[re]삶의 품격 [1] | 허희영 | 2003.07.04 | 2650 |
3937 |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들만이... [1] | 유민자 | 2003.07.06 | 3426 |
3936 |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들만이... [1] | 유민자 | 2003.07.06 | 2646 |
3935 | ---->[re]같은 마음속으로... [1] | 봉고밥쑈 | 2003.07.07 | 3318 |
3934 | ---->[re]같은 마음속으로... [1] | 봉고밥쑈 | 2003.07.07 | 2465 |
3933 | -->[re]작은 변화의 바람에 동조하는 사람으로.. [1] | 유민자 | 2003.07.08 | 2533 |
3932 | ------>[re]아픔의 깊이만큼 [1] | 유민자 | 2003.07.08 | 3180 |
3931 | 실종된 Not for self 의 정신 [1] | 문정 | 2003.07.10 | 2827 |
3930 | 주는 만큼 늘어나는 행복~! [1] | 박창옥 | 2003.07.10 | 3710 |
3929 | 주는 만큼 늘어나는 행복~! [2] | 박창옥 | 2003.07.10 | 2757 |
3928 | 닮고 싶은 삶의 모습 [1] | 유민자 | 2003.07.13 | 3707 |
3927 | 닮고 싶은 삶의 모습 [1] | 유민자 | 2003.07.13 | 3098 |
3926 | 세 잎 클로버의 꽃말 [1] [11] | 맑음 | 2003.07.14 | 3737 |
3925 | -->[re]스스로의 이기적임에 놀랐습니다. [1] | 윤기영 | 2003.07.20 | 3246 |
3924 | -->[re]스스로의 이기적임에 놀랐습니다. [2] [2] | 윤기영 | 2003.07.20 | 2681 |
3923 | 내가 흔들리는 이유 [1] | 문정 | 2003.07.25 | 4031 |
3922 | 내가 흔들리는 이유 [1] | 문정 | 2003.07.25 | 3073 |
3921 | 실밥뜯어진 운동화 [1] | 박창옥 | 2003.08.01 | 3723 |
3920 | 실밥뜯어진 운동화 [2] | 박창옥 | 2003.08.01 | 2436 |
3919 | -->[re]실밥뜯어진 운동화 [1] | 문정 | 2003.08.02 | 29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