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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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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9일 23시 48분 등록

지난 주말 내내 친정에서 지내다 왔다.
같은 부산이고 한 시간 거리면 갈 수 있는데 그리 자주 가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는 꽤 길게 머물다가 온 셈이다.
언니네와 아파트 앞 뒤 동에 살고 계신다.
아파트 계단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문득 먼지 쌓인 자전거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 자전거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어른용 자전거는 먼지가 수북하다.

아, 나도 저 자전거 같은 신세는 아닌가?
본래 태어날 때 두 바퀴로 씽씽 달려라고, 그런 임무를 갖고 이 세상에 왔는데 게으르고 눈 어두운 주인을 만나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한 채 새 자전거로 인생에 먼지만 쌓아두고 있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각성이 일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해 가는 것.
그래서 아주 유능한 자전거가 되는 것.

맨 처음 자전거는 빡빡하게 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기름칠도 해가며 내 몸에 꼭 맞는 것이 되어 갈 것이다.
새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숙련된 자전거.
아, 요사이 나는 그렇게 단련된 자전거가 부럽다.

그렇게 인생을 달려서
먼지하나 없는 단단한 근육의 자전거로
있는 힘껏
내게 주어진 삶을 다 소진하고 싶다.

자, 지금
먼지를 닦아보자


IP *.252.18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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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별
2007.07.10 02:56:44 *.176.143.34
아자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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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7.10 12:13:17 *.187.233.3
좋은 비유입니다. 자전거라..
전에 시커먼 진흙 속에 감춰진 황금불상 이야기는 들은 적 있는데..
주인 잘못 만난 자전거 비유도 많이 와 닿네요.
오늘은 주인 혼좀 내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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