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나경
 - 조회 수 2163
 - 댓글 수 2
 - 추천 수 0
 
지난 주말 내내 친정에서 지내다 왔다.
같은 부산이고 한 시간 거리면 갈 수 있는데 그리 자주 가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는 꽤 길게 머물다가 온 셈이다.
언니네와 아파트 앞 뒤 동에 살고 계신다.
아파트 계단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문득 먼지 쌓인 자전거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 자전거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어른용 자전거는 먼지가 수북하다.
아, 나도 저 자전거 같은 신세는 아닌가?
본래 태어날 때 두 바퀴로 씽씽 달려라고, 그런 임무를 갖고 이 세상에 왔는데 게으르고 눈 어두운 주인을 만나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한 채 새 자전거로 인생에 먼지만 쌓아두고 있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각성이 일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해 가는 것.
그래서 아주 유능한 자전거가 되는 것.
맨 처음 자전거는 빡빡하게 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기름칠도 해가며 내 몸에 꼭 맞는 것이 되어 갈 것이다.
새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숙련된 자전거.
아, 요사이 나는 그렇게 단련된 자전거가 부럽다.
그렇게 인생을 달려서
먼지하나 없는 단단한 근육의 자전거로
있는 힘껏
내게 주어진 삶을 다 소진하고 싶다.
자, 지금
먼지를 닦아보자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 나는 자전거다 [2] | 김나경 | 2007.07.09 | 2163 | 
| 1748 | 몽골의 대자연속에서의 눈물 [4] | 꿈꾸는 간디 오성민 | 2007.07.09 | 2250 | 
| 1747 | 강점 탐험 제험기 (1) [1] | 신재동 | 2007.07.08 | 2275 | 
| 1746 | 내 생의 마지막 5분 [2] | 時田 김도윤 | 2007.07.07 | 2254 | 
| 1745 | 일상 속 흥분 [3] | 오윤 | 2007.07.06 | 2295 | 
| 1744 | 담배 피고 싶다. [12] | 한정화 | 2007.07.05 | 3374 | 
| 1743 | 근황 [7] | 신재동 | 2007.07.05 | 2793 | 
| 1742 | 몽골, 몽골인 [1] | 꿈꾸는 간디 오성민 | 2007.07.04 | 2314 | 
| 1741 | 사랑합니다.Coreanity [3] | 귀귀 | 2007.07.04 | 2397 | 
| 1740 | -->[re][35] 오랜만에 오셨군요. [3] | 써니 | 2007.07.04 | 2354 | 
| 1739 | 어린 감 [1] | idgie | 2007.07.03 | 2232 | 
| 1738 | 몽골 테를지에서의 추억 [2] | 꿈꾸는 간디 오성민 | 2007.07.02 | 2912 | 
| 1737 | 詩로 읽는 인생 [7] | 한명석 | 2007.07.02 | 2598 | 
| 1736 | -->[re]보너스 - 사랑에 대하여 [5] | 명석 | 2007.07.04 | 2082 | 
| 1735 | 풍경엽서(6)-7월을 열며... [5] | 이은미 | 2007.07.02 | 2088 | 
| 1734 | 해야할 때, 물러설 때 [11] | 다인 | 2007.07.01 | 2113 | 
| 1733 | 직원의 90%가 자기 회사를 욕할 때? [6] | 이기찬 | 2007.07.01 | 2405 | 
| 1732 | 지낭개 홍씨 [6] | 한명석 | 2007.06.30 | 2277 | 
| 1731 | 부조화의 예술 [2] | 귀귀 | 2007.06.29 | 2195 | 
| 1730 | 출퇴근길에~ [9] | 사무엘 | 2007.06.28 | 216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