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홍승완
  • 조회 수 3669
  • 댓글 수 6
  • 추천 수 0
2008년 4월 23일 21시 09분 등록
삶이란 어떤 것이냐 하면
- 윌리엄 스태포드(William Stafford)

그대가 붙잡고 따라가는 한 가닥 실이 있다.
시시때??로 변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이 실은 변하지 않아.
그대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모두 궁금해하니
그대, 이 실이 무엇인지 설명해야겠네.
하지만 사람들 눈에는 이 실이 보이지 않아,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이걸 잡고 있는 한, 길 잃을 염려는 없지.
슬픈 일들은 일어나게 마련이어서
사람들은 다치기도 하고 죽어가기도 한다.
그대 역시 고통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겠지.
세월이 펼치는 것은 그대도 막을 수 없으니
오로지 실만은 꼭 붙잡되, 놓치지 말아야 한다.


***
신화연구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 선생의 책에서 이 시를 만났다.
올해 겨울의 끝 무렵이었다.
당시 내 머리 속에는 '소명'이라는 두 글자가 늘 자리잡고 있었다.
시에 나오는 '실'은 내게 소명을 뜻하는 상징으로 다가왔다.

이윤기 선생은 이 시를 "내 삶의 스승이 된 시"라고 소개했다.
그의 '실'은 '신화'라고 한다.
"신화라는 이름의 내 실을 꼭 붙잡되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의 말이다.

궁금했다.
나의 실은 무엇일까?
그래서 생각했고,
나 역시 실을 붙잡고 여기까지 왔음을 깨달았다.
잡고 있었으면서도 스스로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 시가 나를 깨우쳐 주었다.
그러므로 이 시는 내게도 스승이다.

난,
삶이란
소명을 발견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도 변한다.
나 또한 변한다.

난,
변하는 세상에 의해,
변하는 사람을 따라
변하고 싶지 않다.

난,
소명에 의해,
그것을 위해
변하고 싶다.

변하지 않는 것만이
변화를 이끌어줄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은 말한다.
이 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실을 잡고 있는 한 길 잃을 염려는 없다고.

그래서
죠셉 캠벨은 말한다.
천복을 좇되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어도 문은 열릴 것이라고.


또한 말한다.
소명이 변화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실 = 소명 = 삶의 길잡이
섬광 같은 깨달음을 준 이 시에 감사한다.

***
The Way It Is
- William Stafford

There's a thread you follow.
It goes among things that change.
But it doesn't change.
People wonder about what you are pursuing.
You have to explain about the thread.
But it is hard for others to see.
While you hold it you can't get lost.
Tragedies happen; people get hurt or die; and you suffer and get old.
Nothing you do can stop time's unfolding.
You don't ever let go of that thread.
IP *.6.177.111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8.04.23 21:22:22 *.36.210.11
몸살은 좀 나았니? 살았났나보네 글을 쓰는 것을 보니.
완아, 누이도 고민 중이란다.
나의 소명이 무엇일까? 하고
소명을 찾은 너를 축하해. <오래오래 오래> 잘 가꾸어나가렴.


나의 소명은 말이야,
어쩐지 약한 자들일 것 같아.
어린이이거나 장애우들
그리고 애타게 절실함에 울고 있는 사람들

아직은 겁이나.
내가 온전히 서야 하는 데 말이지.
그날이 오려나? 하고 의심했지.
이제는
어떻게 하면 그날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려고 해.

너의 소명이 빛나길 바라며...
프로필 이미지
미카엘라
2008.04.23 21:34:21 *.231.19.133
저의 실은 무엇일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프로필 이미지
승완
2008.04.23 22:26:09 *.6.177.111
난 써니 누나의 실이 보이는데. 자신의 '실'은, '소명'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데, 나는 가끔 그걸 느낄 때가 있어. 다른 이의 소명을 알아채는 능력, 혹시 이것이 나의 강점일까? ^^

비밀을 말해줄께. 누나 기대되지?

누나의 소명은 '변경연'이야.
이미 누나에게 왔고,
이미 누나가 잘 잡고 있는 실은 바로 '변경연'이야.

소명이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착각이야.
천직은 소명의 한 유형일 뿐이야.
소명의 얼굴은 다양해.
소명을 전해주는 전령도 다양하고.

소명의 구체적인 얼굴이나,
소명이 오는 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소명의 본질은 내가 보기에 세 가지야.

울림, 떨림, 변곡점.

누나를 내면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
누나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것,
누나의 삶에 변곡점을 선사한 것,
그것이 무엇일까?

난 변경연이라고 생각해.

누나, 그거 알아?
실은 변하지 않지만 실의 색깔은 변한다.
내게 세 번의 소명이 왔고
그 세번의 소명은 다 달랐어.
하지만
난 내가 세 개의 실을
차례로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실의 색깔이 변했다고 생각해.

하나의 실에서 색이 바뀌듯이
하나의 소명이 다른 소명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

누나의 실도 그렇지 않을까?
지금 실의 색깔은 '변경연'이야.
그리고 언젠가 색이 변할 거야.
'변경연'이 새로운 소명으로 누나를 인도할거야.

그러니
누나,
지금 잡고 있는 실을 놓치 말아.
그 실이 누나를 인도해줄 거야.

누나는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니,
누나는 반드시 새로운 소명을 따라갈 수 있을 거야.
프로필 이미지
한정화
2008.04.24 06:40:52 *.72.153.12
승완 너의 세번째 소명은
예전 것과는 색이 다르다고 했지. 그런거 같아.

누군게 내개 이런 질문을 했어.
당신의 롤모델?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영웅, 존경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리고, 그 공톰점안에 자신의 모습이 있다고 하더라.

너는 이제 세상과 더불어 웃고, 울거야.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8.04.24 09:23:14 *.36.210.11
시가 그 사람이네.
윌리엄 스태포드 시 속에 네가 있네.
너의 생각
너의 말씨
너의 모든 것
모두가 하나로 상징되어 있었네.


우리는 어느새 하나의 상징과 함께 있었구나.
어느 이는 오래 전부터
어느 이는 지금 이 순간에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네.
우리가 그것이었네.


먼 훗날에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기억될까?
완아,
네가 들려준 의미 잘 새겨볼께.
대답이 쉽지 않네.
뜨금! 해서...

고맙다. 아우야.
프로필 이미지
광현
2008.04.24 09:57:25 *.239.140.223
시를 읽어내려가며 소명..떠올랐는데...내 손안에도 어딘가 나만의 색을 가진 가늘지만 질긴 실이 있겠죠...^^;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