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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8일 14시 19분 등록

 

치즈(cheese)”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책은 어느 책일까요? 아마도 치즈가 250번 정도 언급되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가 아닐까 합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20003월 출간되었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변화를 치즈에 비유해 그 중요성에 대해 말한 책입니다. 그 전에도 변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은 많이 있었지요. 세기말과 국가부도라고까지 표현했던 불안과 고통의 시간을 지냈던 우리에게 변화는 그야말로 불타는 갑판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과도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수많은 변화 관련 책 중에서 100 페이지를 겨우 넘는 (그 중의 15 페이지는 그림) 이 책이 230만부가 넘는 초대박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간의 책들이 그렇지않아도 두렵게 느껴지는 변화를 다소 무겁고 진지하게 다뤘다면, 이 책은 변해야 산다를 넘어 변하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음을 너무도 가볍고 재치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네 명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Haw)와 헴(Hem)이라는 꼬마 인간 두 명 외에도 스니프(Sniff)와 스커리(Scurry)라는 두 마리의 쥐가 주인공이지요. 이들의 이름은 그 자체로 이들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Hem, 에헴’, Haw, 등의 의성어로 ‘hem and haw’(결정하거나 말 하기 전에) 우물쭈물하며 망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이 어떤 사람들인지 짐작이 가지요. ‘Sniff’는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모습을 뜻 합니다. ‘scurry’총총(허둥지둥)가다라는 뜻이지요. 역시 이름처럼 스니프는 항상 치즈의 냄새를 맡아서 치즈가 상하지는 않았는지, 언제 새로운 치즈를 찾아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커리는 때가 되면 바로 새 치즈를 찾아 움직이는 행동파이지요.

이 넷은 커다란 미로 속에 살고 있습니다. 미로에는 치즈가 들어 있는 방들이 있지요. 치즈 창고 C에는 치즈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매일 집과 치즈 창고 C를 왔다 갔다 하는 일상. 그들은 반복된 일상에 만족하며 아름다운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커다란 회사를 경영하는 행복한 꿈을 꿉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치즈 창고 C의 치즈.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치즈가 사라집니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즉각 새 치즈를 찾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맛있고 신선한 치즈로 가득 찬 치즈 창고 N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꼬마 인간 허와 헴은 치즈가 사라진 걸 믿을 수 없었습니다. 망연자실한 허와 헴은 내일이면 치즈가 다시 나타날 거라 생각하고 다시 치즈 창고 C를 찾아옵니다. 아니 누군가 장난치는 거라 생각하며 벽 뒤를 뚫어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며칠간 치즈를 먹지 못하고 굶주리던 허는 현실을 깨닫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미로 속으로 떠나기로 합니다. 하지만 헴은 아직도 내일이면 치즈가 다시 나타날 거라 여기며 치즈 창고 C를 떠나지 못합니다.

새 치즈를 찾아 모험을 떠난 허는 미로 속을 헤매고 길을 잃어 절망하기도 하지만 결국 치즈 창고 N을 발견합니다. 맛있는 치즈를 즐기며 살이 통통히 오른 스니프와 스커리를 보며 좀 더 빨리 떠나지 못했던 걸 후회하지만 이내 맛있는 치즈더미에 풍덩 빠져듭니다. 그렇다면 헴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허는 헴을 위해 이 곳에 오는 동안 그가 깨달은 것들을 치즈 그림과 함께 벽에 그려놓습니다. 헴이 그림을 따라 치즈 창고 N으로 오기를 바라면서……

치즈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진짜 사람들)은 자신은 그 넷 중의 누구인지를 고민해 봅니다. 그들이 살면서 맞았던 변화와 대응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스니프와 스커리까지는 아니어도 허(Haw)는 되어야 할텐데, (Hem)처럼 살았던 지난 날이 떠오르는 군요 

나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불필요한 고민들을 첨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였지. 현실에 집착하며,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 미리부터 걱정하고, 소심해지고…… 허 역시 처음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했지만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웃어넘겨버린 후에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잖아. 나도 나의 어리석음을 인정하고 변화의 바람에 나를 맡겨볼 거야.”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이제 허(Haw)처럼 살게 될까요. 아니면 여전히 헴(Hem)과 같이 살고 있을까요. 헴은 정말 치즈 창고 C를 떠나긴 했을까요?

 

이 책에는 체더, 까망베르, 모짜렐라, 브리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맛있는 치즈들이 깨알같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치즈는 바로 에멘탈(Emmental)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에멘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에멘탈 그림이 등장합니다.

사실 에멘탈 치즈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치즈이기도 합니다. 처음 들어보신 것 같다고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에멘탈 치즈를 처음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에멘탈이 이렇게 생겼기 때문이지요.

who moved my cheese.png

맞습니다.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서 제리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허(Haw)가 미로를 이동할 때마다 벽에 자신의 깨달음과 함께 그려 놓는 치즈가 바로 에멘탈입니다.

에멘탈의 고향은 스위스입니다. 스위스는 국토의 대부분이 알프스 산악지로 그 중의 40%가 목축지입니다. 자연히 오래전부터 낙농업이 발달했겠지요. 우유 뿐 아니라 산양의 젖 등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만들어 왔습니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동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에도 염소 떼를 몰고 다니는 목동과 염소 젖을 이용해 치즈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요.

낙농업 강국 스위스를 대표하는 치즈이자, 치즈를 대표하는 치즈, 에멘탈. 우리가 치즈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치즈의 구멍은 치즈의 눈(cheese eye)이라고 합니다. 치즈의 눈이 생기는 이유는 치즈를 만드는 균 때문입니다. 에멘탈을 만들 때 프로피온산균이라는 박테리아가 들어가는데요. 이 균이 숙성단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배출하는 탄산가스가 치즈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치즈 내부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지요. 치즈를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치즈의 눈이 사실은 박테리아의 방귀나 마찬가지였네요. ^^

만화나 책 등에서 많이 봐서 친숙하고 귀여워 보이는 에멘탈은 사실 직경이 1미터에 무게는 100킬로그램이 넘는 커다란 치즈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고 먹는 건 큰 에멘탈을 작게 잘라서 포장한 것이지요. 적어도 4개월 이상 숙성하는 에멘탈은 딱딱한 경성치즈(hard cheese)입니다. 하지만 다른 경성치즈와 달리 짠맛이 심하지 않고 맛이 순해 부드러우며 달콤한 향이 납니다. 치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지요. 빵에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거나 작게 잘라 와인과 함께 먹어도 맛있습니다. 특유의 모양 때문에 그냥 잘라 놓기만 해도 파티 분위기가 재미있어지는 훌륭한 치즈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스위스 사람들처럼 퐁뒤(fondue)로 먹는 것 같습니다. 퐁뒤는 치즈를 약한 불에서 따뜻하게 데운 뒤 잘게 자른 빵을 찍어 먹는 스위스 전통 요리를 말하지요. 겨울이 긴 알프스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춥고 지겨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맛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우리가 테이블에 불판을 올려 놓고 고기를 구워 먹듯이 스위스 사람에게는 맛과 함께 재미도 있는 정감있는 먹거리 입니다. 요즘에는 빵 뿐 아니라 햄이나 소시지, 새우 등 해물이나 채소를 찍어서 다양하게 즐기기도 하지요. 날씨가 좀 더 추워지면 따뜻한 퐁뒤와 함께 와인 파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다른 재료 준비 없이 불과 치즈,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도 재미있고 맛있는 파티가 될 것 같습니다.

에멘탈.jpg

출처: https://sodelicious.recipes/in-the-kitchen/how-to-use-the-most-popular-cheeses/

 

이번 주 금요일이 추석이네요. 다음주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는 추석 연휴인 관계로 한 주 쉬겠습니다. 마음편지 독자님들 즐겁고 맛있는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변화는 내일 시작되는 게 아니라 바로 오늘 진행되고 있으니까.”

 

 

참고문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이영진 옮김, 진명출판사, 2000

<치즈의 지구사> 앤드류 댈비, 강경이 옮김, 휴머니스트, 2011

<치즈의 모든 것, 치즈 도감> NPO법인 치즈프로페셔널 협회, 송소영 옮김, 한스미디어, 2017

<올어바웃 치즈> 무라세 미유키, 구혜영 옮김, 예문사, 2014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먹는 단식 FMD 정양수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꿈토핑더비움 주치의 꿈벗 정양수 선생님의 첫 책 <먹는 단식 FMD>가 출간되었습니다‘스스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좋아하여 ‘요리하는 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FMD(단식 모방 다이어트)는 노화와 비만을 막고 건강 향상을 도와 병에 걸리지 않는 몸으로 만들어 주는 식단을 제시한다고 합니다한국식 FMD 프로그램이 궁금하신 분들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6517

 

2. [팟캐스트] <세계문호와의 가상 인터뷰> - 문윤정 작가 1

75번째 팟캐스트는 8기 문윤정 작가의 <세계문호와의 가상 인터뷰> 첫번째 이야기입니다독서와 글쓰기, 여행과 강연까지 두루두루 겸비한 내공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문윤정 작가는 부드러운 인상인데, 진행자 모두 머리가 깨지는 경험을 했다고 하네요. 김사장, , 묙이 함께하는 방송은 아래 링크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e=23167585

 

3. [알림변경연 가을소풍

변경연 가을 소풍 안내입니다.

일시: 2019 9 28() 3~ 29()

장소남양주 에스나인 펜션

포기하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작가의 꿈‘읽고 있는 책’ 한 권씩 가져와서 소개하는 시간이 있습니다평소 어떻게 글을 쓰는지 작가로서의 꿈과 함께 들려주세요참석은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6752



IP *.180.157.29

프로필 이미지
2019.09.18 18:32:17 *.212.217.154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책 제목입니다^^


유명한 치즈 이름이 에멘탈인줄도 처음 알았습니다~


추석 잘 보내시고 다음번 편지 기다리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9.09.22 13:30:31 *.180.157.29

오랜만에 주신 댓글이 저는 더 반갑네요. ^^

그렇지요. 에멘탈은 치즈의 치즈인데 이름은 잘 모르지요.

이름을 몰라도 잘 먹어왔지만 알면서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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