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 조회 수 5887
- 댓글 수 1
- 추천 수 0
누군가 그랬죠. 삶은 고해라고 말입니다. 직장, 가정, 인간관계 어디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사는게 대체 뭔지, 급한 불 끄고 한 숨 좀 돌리기 바쁘게 다음 문제에 부딪힙니다.
또 누군가는 그랬죠.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라고 말입니다. 현자는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으며 문제라는 것들은 단지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잘 모르겠다면 질문을 한번 바꿔보겠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오늘을 살고 있나요? 아니면 오늘을 살기 위해 목적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나요?
얼핏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삶의 태도입니다. 전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후자의 관심사는 지금의 삶 그 자체입니다. 취하는 수단이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를 "문제 해결의 삶"이라고 하고 후자를 "경험하는 삶"이라고 하겠습니다. 문제 해결의 삶의 동기는 미래의 행복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행복은 문제가 종결된 이후의 상황 또는 그 댓가로 주어지는 것들에 있습니다. 휴가나 휴양과 같은 도피로 얻는 일시적인 평온감이 바로 미래의 행복입니다. 문제 해결의 쳇바퀴는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이 문제만 해결하고 나면 행복해질거라고 오늘도 어제와 같은 주문을 외웁니다.
문제 해결에 온 정신을 곤두세우는 것은 우리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특성 때문입니다. 야수에게 멸종당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래에 일어나지도 않을 일, 그리고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던 일에 우리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살면서 괴롭고 슬픈 일을 엄청나게 경험하는데 사실 그 중 대부분의 일들은 실제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입니다.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죠.
진정한 인생을 위해서는 오늘 하루,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대하라고 현자들은 말합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그 일을 수단이 아닌 목적 자체로 대하는 것입니다.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잘 때는 잠만 자고, 일 할 때는 일에만 집중하고, 놀 때는 노는 것에만 몰입하는 것입니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밥 먹으면서 딴 생각하기 바쁜데, 스마트폰까지 쳐다봐야 하니.
봄이 오려나 봅니다. 일상에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50 | [수요편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1] | 불씨 | 2024.07.31 | 557 |
4349 | [내 삶의 단어장] 알아 맞혀봅시다. 딩동댕~! [1] | 에움길~ | 2024.07.30 | 556 |
4348 | [목요편지]취향의 기원 [2] | 어니언 | 2024.07.25 | 510 |
4347 | [수요편지] 일해야 하나, 놀아야 하나 [2] | 불씨 | 2024.07.24 | 466 |
4346 | [책 vs 책] 무해한 앨리스 화이팅! [2] | 에움길~ | 2024.07.22 | 478 |
4345 | [목요편지]’호의’라는 전구에 불이 켜질 때 [4] | 어니언 | 2024.07.18 | 475 |
4344 | [수요편지] 불행피하기 기술 [3] | 불씨 | 2024.07.17 | 472 |
4343 | [내 삶의 단어장] 피아노, 희미해져 가는 온기 [1] | 에움길~ | 2024.07.16 | 424 |
4342 | [목요편지] 흉터 [2] | 어니언 | 2024.07.11 | 451 |
4341 | [수요편지] 행복 = 고통의 결핍? | 불씨 | 2024.07.10 | 355 |
4340 | [월요편지] 세상이 분노가 가득한데 [1] | 에움길~ | 2024.07.08 | 486 |
4339 | 새로운 마음 편지를 보내며 [4] | 어니언 | 2024.07.04 | 510 |
4338 | [수요편지] 성공의 재정의 [2] | 불씨 | 2024.07.03 | 462 |
4337 | [월요편지] 시작의 말, 비난 [1] | 에움길~ | 2024.07.01 | 461 |
4336 | [수요편지] 잡념, 상념, 걷기 [1] | 불씨 | 2024.04.17 | 10358 |
4335 | [수요편지] 전문가에 대한 미신 | 불씨 | 2024.03.27 | 6027 |
4334 | [내 삶의 단어장] El Condor Pasa 철새는 날아가고, 나는 편안하고 [1] | 에움길~ | 2024.03.19 | 6195 |
4333 | [수요편지] 거시와 미시 | 불씨 | 2024.03.13 | 6112 |
4332 | [내 삶의 단어장] 코인, 영어 할배 [1] | 에움길~ | 2024.03.12 | 5906 |
» | [수요편지] 목적을 위한 삶, 삶을 위한 목적 [1] | 불씨 | 2024.03.06 | 58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