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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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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일 05시 34분 등록
목요일에 편지를 드리게 된지 어느새 두 달이 지났습니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즐거운 작업이지만, 내 편지를 받아보는 그대에게는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는 7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녔고, 시대적인 분위기와 타고난 측은지심이 맞물려 20대를 농촌활동에 빠져 지냈습니다. 8년간 농사를 짓다보니, 힘이 들어서 초등학생 대상의 학원을 시작하여 13년간 운영했습니다. 삶의 국면마다 쉽게 한 결정이 아니고, 생의 기쁨과 나락을 골고루 맛보면서 사느라고 살았지만, 어느 자리에서도 승부를 보지 못하고 떠나왔습니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탓입니다. 그때그때 마음가는대로 살았지, 삶을 관통하는 철학을 갖지 못한 탓입니다. 나에 대한 투자에 전념하지 못했고, 업業이 아닌 직職의 사람이 되지도 못했습니다. 어제의 경험을 내일로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성취한 것이 없는데 날이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이 따로 없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내가 자기비난에 오래 빠져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남아있는 시간에 큰 그림을 그려보게 되고,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르고 싶어합니다. 척박하나마 꾸준한 독서에서 얻은 성찰의 힘인듯 합니다.


오늘 나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게 그대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살아보니 인생은 제법 길다. 그대가 살고 싶은 인생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 나가면 끝내 이룰 수 있을만큼 길다. 삶을 관통하는 방향이 없이는 인생은 참을 수 없이 지루하고 허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라. 오늘 그 첫 발을 떼어라.”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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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3.01 17:22:06 *.254.30.78
부활을 축하합니다.
본래 자신안에 있는 것을 찾기가 참 어렵지요.
한선생님 글이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글의 향기 분위기도 좋구요.
다음글도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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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7.03.01 17:39:14 *.176.99.221
저는 글이라는 게 쓰면 쓸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머리속이 텅 비어있을 때 써야 되는 압박이란......
딱 그만큼입니다. 생각한 만큼, 마음의 여유만큼.

오늘 님의 글에서 반전을 봅니다.
이제 시작되는 봄날처럼 더 따뜻하게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저도 새롭게 한발을 내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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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3.01 23:23:07 *.197.205.196
기원님,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만큼 좋은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아니, 병곤씨, 내 마음에서 비롯되어 글로 번져간 그 '반전'이 보인단말요? ^^
대단한 공감능력을 가진 줄은 알았지만, 다시 한 번 놀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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