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수희향
  • 조회 수 43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9년 10월 25일 10시 17분 등록

지난 주에는 급작스레 삼천 배 철야정진을 다녀오느라 미쳐 마음편지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사실 아직 발목 재활치료를 받는 중이라 끝까지 갈지, 말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참석하기를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방석도 2개를 겹쳐서 깔고, 발목은 최대한 꺾지 않는 자세로 하느라 완전한 절이라 여길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로 산사수행을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중입니다. 1년에 4번은 정기 수행도 참여하고 발목 수술을 하기 전에는 매달 한번씩은 삼천 배 수행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주변 분들이 수행을 하면 뭐가 좋은지를 물어오십니다. 뭐가 좋아서 그리도 힘든 고행 같은 수행을 하느냐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음 두 가지가 저로 하여금 힘들지만 계속해서 수행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제 자신의 실체에 대해 조금씩 더 직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저 자신도 그러하고 주변 사람들 혹은 성공한 분들의 삶을 볼 때, 내 자신의 실체를 알아간다는 것은 정말이지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기에 (아니 어쩌면 알려고 하지 않고) 제 삶의 모든 문제를 남의 탓, 세상 탓으로 원망하며 지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제 삶은 이상하리만치 더욱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점점 더 꼬여가기만 하는 느낌 말입니다. 어디서부터 헝클어진 것을 풀 수 있을지 난감하여 제자리에 주저앉고 싶을 때 만난 것이 수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행의 시간은 하루아침에 짠..하고 제 삶을 바꿔놓지는 않습니다. 가랑비가 바위를 적시듯 그렇게 제 삶 속으로 스며들어 내면 깊이 뿌리를 내리며 아주 서서히 외부로만 향해있던 제 시선을 조금씩, 조금씩 저를 향해 돌려놓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 자신을 마주하니, 신기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사막처럼 메마르고 건조하기만 한 것 같던 제 삶에 조금씩 감사한 일, 고마운 일 그리하여 행복한 느낌이 따사로운 햇살처럼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 삶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저란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왔는지를 직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는데 삶이 이전보다 훨씬 깊고 충만하고 풍요롭게 다가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제가 지금까지 수행을 이어오는 두 번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 때는 제가 뭘 모르는지 조차를 모르면서 우왕좌왕 바쁜 걸음으로 종종대며 사느라 정말이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단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제가 인생 앞에서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 앞에 생을 향해 저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살면서 세 가지 귀한 등불을 만났으니 첫째는 책이고, 둘째는 에니어그램이고 세 번째는 산사수행입니다. 세 가지 모두 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만나 지난 십 년 동안 제 삶을 뿌리부터 서서히 정화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지성의 끝은 영성이다라는 이어령 교수님의 말씀처럼, 저 또한 세 가지 바퀴를 굴리며 저 스스로를 부단히 갈고 닦으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 깊은 산사에서 도반들과 함께 행한 삼천 배 철야정진은 다시 한번 영혼까지 정화시킬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깊은 산 맑은 공기 속에 울려 퍼지던 청정한 기운이 벌써도 그립습니다. 힘들지만 또 다시 산사로 길 떠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진에 집중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인생에서 부질없는 것들은 하나씩, 둘씩 떨어져나가고 진짜만 남습니다. 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궁극의 보물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이고, 세상이 달리 보이고, 그 가운데 제가 가야 할 길이 보이니 다음 10년도 수행을 이어가고 싶은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세상이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부디 우리 모두 사람에 대해, 이웃에 대해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서로가 서로에 기대어 걸어가면 생이 너무 척박하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는 모르는 것이 많은 존재들이지만, 그래서 또한 성장의 잠재력이 있는 존재들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저희도 계절과 함께 한걸음 더 깊이 있는 존재로 물들어가는 시간들 되시기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s://blog.naver.com/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www.Personalculture.co.kr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팟캐스트] 먹는 단식 FMD - 정양수 작가 1

81번째 팟캐스트 에피소드는 정양수 선생님의 <먹는 단식 FMD>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법정 스님은 '풀뿌리만 먹으면 1만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변화는 먼 곳이 아니라 식습관을 바꾸는 것처럼 가까운 것부터 시작합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단식, 어렵지 않습니다. 김사장, 류 묙이 함께 하는 방송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들을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e=23225132

2. 2회 에코라이후 릴레이 강연&토크에 초대합니다!

10월의 마지막주 토요일인 26일 낮 12시부터 경제경영인문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인 <에코라이후>에서 두번째 릴레이 강연 및 토크 모임을 엽니다. 4명의 강사가 자신만의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목마른 어른들의 배움터이자 놀이터의 숨은 무림고수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별도의 회비 대신 포트럭 파티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57184

 

3.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39기 지원안내

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 정예서 원장이 진행하는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39기를 모집합니다. 2019년을 ‘나’에게 던지는 100개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자신의 지도를 완성하는 해로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좋은 습관 하나가 큰 자산이 됨을 알고 있지만 습관 만들기가 어려우셨던 분나의 과거는 어떠했고현재 위치는 어디인지미래 비전은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에 이어 사회적 글쓰기까지자신의 신화를 완성하고자 하시는 분들의 참여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7198

 

 

 

 

IP *.143.94.3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13 [화요편지] 남겨질 이들을 위한 변명 아난다 2020.01.07 430
3812 목요편지 - 모내기 운제 2020.05.21 430
3811 그 여름, 설악가 [1] 장재용 2021.07.13 430
3810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이번주 쉽니다 [1] 알로하 2021.10.31 430
3809 [자유학년제 인문독서]27. 자유학년제, 인문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 제산 2019.06.09 431
3808 [화요편지]2주차 워크숍_자극과 반응 사이 file 아난다 2019.07.16 431
3807 목요편지 -겨울준비 운제 2019.11.21 431
3806 나의 기준 [1] 어니언 2021.11.04 431
» [금욜편지 109- 삼천배 철야정진] 수희향 2019.10.25 431
3804 이렇게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서른 다섯 워킹맘의 선택 아난다 2020.02.18 432
3803 [화요편지] 엄마, 굴레에서 꿈의 현장으로! 아난다 2020.03.03 432
3802 [금욜편지 126-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안티고네편] 수희향 2020.03.06 432
3801 친구가 되어줄래요? 어니언 2021.07.22 432
3800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리스트 정재엽 2018.07.24 433
3799 [일상에 스민 문학] - 팟캐스트 문학 이야기 (1) 정재엽 2018.11.28 433
3798 [화요편지]6주차 미션보드_OO씨의 행복여행 아난다 2019.09.03 433
3797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와인과 음악, 설렘이 있는 11월 file 알로하 2019.11.17 433
3796 [금욜편지 125-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헤라클레스편] 수희향 2020.02.28 433
3795 생활 속 명탐정 [1] 어니언 2021.10.14 433
3794 아침에 새소리를 듣고 [1] 운제 2018.11.22 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