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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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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9일 08시 00분 등록

... 누가 한 말인지는 잊어버렸는데, 화가는  제 그림이 나이이고, 소설가는 제 소설이 나이이고 오직 바보들만이 동맥나이나이이다.” 이런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깊이 공감했는데요, 피카소의 청색시대같은 말을 떠올려보세요. 그는 90세가 넘도록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며 생전에 온갖 부와 명예를 누렸지만, 피카소가 아무리 나이가 많은들 그를 할아버지라고 여긴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은 작업의 특징인 거구요.

 

피카소가 너무 거창하다면 영화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이나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은 어떤가요? 한 시절을 작품 속에 담아 영구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들은 특권층이네요. 보통사람들은 자신들은 절대 겪을 일 없는 스토리에 몰입하여 다른 세상을 맛봅니다. 잠시나마 배우들을 완벽한 페르소나로 느끼기도하고 아낌없는 애정을 퍼붓습니다. 저도 <발리에서 생긴 일> 시절의 조인성을 각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책을 쓸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데요, 그래도 첫 책 <늦지 않았다>를 쓰던 무렵, 두 번째 책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를 쓰던 시절로 제 인생의 구획을 지을 수 있습니다. 감히 동맥나이가 전부이기를 거부하는 대열에 동참한 거지요. 그대가 만일 서두의 저 말에 공감하는 분이라면 책쓰기에 도전하세요. 책은 아무나 쓰나? , 아무나 씁니다.

 

지난 5년 간의 경험이 가르쳐 준 건데 모든 사람의 내면에 글쓰기 인자가 숨어 있더라구요. 교과서든 신문이든 우리가 계속 뭔가를 읽어왔고, 보고서든 SNS든 계속 뭔가를 생산해왔을 뿐만 아니라, 살아 온 시간이 누적되며 세상에 대고 할 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글을 잘 쓰는 분들이 많구요, 처음에는 좀 버벅대더라도 글쓰기 자체의 힘에 의해 금방 궤도에 오르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불과 A4 30장만 써 보면 문장력 자체를 고민할 일은 없습니다. 바쁜 일상에 글 쓰는 습관을 우선으로 놓고 밀고 가는 힘은 별개의 것이지만요.

 

마침 박노해의 사진에세이 <다른 길>을 읽었습니다. 1984년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수많은 지식인을 감동시키고 촉발시켰던 시인이 세계의 빈곤지역, 분쟁지역을 돌며 조용히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고, 그러면서 찍은 사진으로 사진전도 열었다고 들었는데 사진을 처음 접했네요. 흑백사진의 위엄이랄까요, 저는 평생 철이 들지 않을 유형이라 인도.... 명상... 의 범주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데(도전과 창조에 더 관심이 쏠려있어서요^^) 말로만 들은, 위대한 가난이나 생활 속의 철학자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박노해가 보여주는 소수민족의 삶이, 아직 자연에서 분리되지 못한 듯 단순하고 고달픈 삶에 범상치않은 후광이 서린 거예요. 그들을 통해 시인은 “‘함께 하는 혼자로 진정한 나를 찾아 좋은 삶 쪽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에게는 분명, 다른 길이 있다.”고 강변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다른 길>은 글쓰기와 여행입니다. 글쓰기는 한숨이 나오도록 평범하고 게으른 제게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는 유일한 것이고, 여행은 그런 글쓰기에 숨통을 틔워주는 고마운 샛길입니다. 오늘 두 시 비행기로 터키에 갑니다. 글쓰기여행을 원하는 분들을 몇 분 모아서 같이 갑니다. 4주간 머물며 오직 글을 쓰려고 몸부림치겠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생성해낼 수 있는 <다른 길>을 조금이라도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글이 읽는 분들에게 다른 길은 없는가?” 하는 질문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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