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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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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0일 22시 16분 등록

지하철에서 우연히 S를 만났다. 삼십대 초반의 그녀와 나는, 자기이해 수업의 선생과 학생지간이다. 3개월 전,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올해를 잘 살기 위한 약속 하나를 했다. (실은 두 개지만, 하나만 공개하련다.) 거창한 약속은 아니었지만, 연쇄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불러올, 또한 전반적으로 삶의 변화를 이뤄내야 지속적으로 지킬 수 있는 약속이었다. 당시 그녀는 지각을 자주 하는 편이라며 일찍 출근하기를 원했다. 아침 7시 30분까지 출근하기! 이것이 우리의 약속이었다.

 

"약속은 잘 지키고 있니?" 지하철에 나란히 앉아, 나는 맞은편에 앉은 승객들을 초점 없이 바라보며 S에게 물었다. "몇 번 해 보니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S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래서 8시 30분으로 목표를 조정했어요." S는 최초 계획을 지키지 못해 부끄러웠을지 모르지만, 나는 기뻤다. 이상적 성향의 S가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기실 나는, S가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기에 아무 말 않았지만, 9시 30분 출근에도 종종 지각하는 상황에서 7시 30분 출근은 다소 높은 목표라고 생각했었다.

 

현실인식은 자기경영을 돕고, 실천이 현실인식을 낳는다. 생각만 하는 상태에서는 현실인식이 요원하다. 목표를 세워 실천을 시도할 때마다 현실을 조금씩 인식하게 된다. 현실인식은 두 가지 모양으로 다가온다. 실천이 힘듦을 깨닫고, 작은 실천으로도 일상이 바뀜을 인식한다. 하루에 2시간을 떼어 노력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 것도 현실인식이고, 2시간 아닌 1시간만이라도 자기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삶이 바뀜을 깨닫는 것도 현실인식이라는 말이다.  

 

지금의 모습을 외면하는 이들에게도 현실인식은 요원하다. 리얼리즘 작가 스탕달은 『파르마의 수도원』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렇다면 현실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무지한 단편으로 현실에 항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실인식이 결여된 이상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이것은 비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실천의 현장으로 뛰어들기만 하면, 금세 현실인식의 조각들을 건져올리기 시작할 테니까.

 

나는 요즘 '위대한 하루'를 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단순하고 간단하다. 2시간 집필, 1시간 공부, 1시간 관계, 이를 날마다 실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일주일 시도해 보니, 몇 조각의 현실인식을 얻었다. - 공부는 날마다 넘치게 실천했다. 이미 습관이었다. (그래서 중요한 책 읽기로 목표를 바꿨다.) - 관계지향의 삶을 살고 있었다. 자주 누군가를 만났다. 한시간은 훌쩍 넘겼다. (그래서 하루 한 명에게 메일쓰기로 목표를 바꿨다.) - 집필은 실천이 저조했다. (여전히 원고 유실의 상처 속에 있음을 느꼈다.)

 

목표를 세워 고작 일주일 동안 실천했을 뿐인데, 현실인식 몇 조각을 얻어 목표를 내게 적합한 모양새로 조정할 수 있었다. 8시 30분 출근 목표도 S에게 맞춤해 보였다. S와 나는 2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만나 시청역에서 헤어졌다. 지하철이 두 정거장을 가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한 움큼의 행동이 현실인식을 창조한다는 사실과 현실인식의 유익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현실인식의 비결 하나 : 목표 수립(초안) - 실행하면서 목표 조정 - 맞춤하게 조정된 목표의 지속적인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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