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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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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0일 07시 15분 등록

 

안녕하세요. 차칸양 오라버님! 잘지내시지요? 보내주시는 편지는 잘 읽고 있습니다. 조언을 얻고자 메일을 씁니다. 지난주에 제가 가지고 있는 집을 매매했습니다. 집을 팔았는데 별로 남는 돈이 없어서 많이 실망하긴 했네요. 그래서 한 2천만원 정도를 묶어두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해서요.

 

재테크 잘하는 저희 언니가 추천해준 것은 ELB 상품인데 그것 말고는 혹시 없는지요?(제가 저희 주거래 은행에 알아보니 5%대 적금을 들수 있다는 데 그걸 드는 게 좋을까요?) 펀드 수익률로도 3프로 이상 내기가 힘들다니! 많이 절망스럽네요. 작년에 수익률 100프로인 중국펀드에 들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구요.

 

직장생활하면서 2억을 어떻게 만드나 참 앞이 깜깜합니다.^^ 저희는 현재 수입이 고정급이 아니라 유동적(남편이 헤드헌터)이라 더욱 더 그렇네요. 저희가 가진 자산이 겨우 2천이라, 이걸로 어떻게 눈덩이처럼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싶어서요. 2천으로 1억을 만들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하하하.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봅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햇살 드림^^ (’15. 2. 10)

 

 

햇살아, 안녕? 잘 지내지? 먼저 3가지에 대해 사과를 해야겠구나. 네 소중한 편지의 공개, 많이 늦은 답장 그리고 허락없이 보내는 공개편지... 이해해줄꺼지? 내가 아는 햇살은 포근하고 이해심 많은 아해니까. 나보다 훨씬 더!^^

 

집을 팔았는데, 남는게 별로 없었다고? 그래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집값이 정말 많이 떨어진 곳은 남기는커녕 마이너스인 곳도 태반이니 말이다. 2천만원을 묶어둔다고 했는데, 그러면 혹시 빚(대출)은 없는거니? 만약 대출이 없다면 양호한 상황이겠지만, 있다면 네 자산인 2천만원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먼저 대출 갚기를 권하고 싶구나.

 

최근 대출이자율을 보게 되면,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 3.5~5% 정도인데, 안정성있는 투자상품으로 이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다는거 알지? 더구나 간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세금부분인데, 정기예적금의 경우 이자수익의 15.4%(소득세 14%+주민세 1.4%)를 내야하기 때문에, 실질 수익률은 1%마다 0.15%정도를 빼야만하지. 예를 들어 정기예금 연 수익률이 1.9%라면 세금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은 1.6%밖에 안된다는거야. 이와 반대로 대출이자율을 과세까지 감안해 계산한다면, 3.5%4.1%, 5%5.8%가 되니(정기예금 1.9% 대비), 일반적 투자보다는 먼저 대출부터 갚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거지. 무슨 얘긴지 이해되지?^^

 

다음으로 언니가 추천해 준 ELB 상품말인데, 상품 자체는 나쁘지 않단다. 하지만 투자 전에 잘 생각해야 할 것이 자신의 투자성향과 자신의 연령대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거야. ELB의 경우 원금보장형 ELS라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안전하면서도 정기예금+알파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 하지만 이 상품도 잘 봐야하는 것이 100% 원금보장을 해주는지에 대한 여부와 이 상품의 판매사(증권사)가 부도날 경우, 원금조차 건질 수 없다는 큰 약점이 있다는거야. 그러므로 햇살이 완전 보수형 투자자라면 그냥 마음 편히 정기예금과 적금(5% 적금이라면 꽤 괜찮은걸!)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상이 참 많이 변했지? 살기 힘든 쪽으로 말이지. 아무래도 내 생각에 현재의 불황은 꽤나 오래 지속될 듯 보인다. 불황의 가장 큰 특징은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건데, 그 말은 곧 우리의 수입이 더 이상 늘지 않거나, 줄 가능성이 크다는 거야. 소비가 감소하니 당연히 경기가 좋지 못한거고. 금융 또한 마찬가지야. 돈이 돌아야 투자가 확대되고, 그럼으로써 투자 수익률이 나오는건데, 현재는 그럴 여력조차 없다보니 투자할 상품도 없는거야. 그러니 햇살 말대로 2천 가지고 1억 만들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겠지?^^; 그런 기대는 살짝 접으렴~

 

불황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철저히 지출의 관리, 즉 절약을 통한 생활습관이 몸에 배어야 한단다. 최근 기업들을 생각해 보렴. 그들이 목놓아 외치는 것이 바로 생존전략이잖니. 우리도 마찬가지야. 지금은 재테크를 통해 돈을 불릴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현 수입을 가지고 얼마나 잘 버티어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 아마도 불황의 시기가 끝난다 할지라도, 예전과 같은 호황이 올 지는 미지수란 생각이 든다. 1990년대와는 달리 2000년대의 경제성장은 산업발전에 의한 실물경제의 성장이 아니라, 금융산업의 발달에 의한 거품형 성장이었다고 볼 수 있거든.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거고. 그렇게 본다면 경기가 좀 나아진다 할지라도 우리와 같은 중산층들은 여전히 힘든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그래서 난 요즘 절약도 절약이지만, 돈을 써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이나 즐거움보다는, 돈과 상관없는 행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종종 생각해 보곤 한단다. 이제 곧 봄이 오면 만끽할 수 있는 수많은 봄꽃들의 향연, 내음, 새로움, 생동감, 아지랑이 등은 결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이지. 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자 행복이지 않을까? 여름이 오면 근교의 맑은 시냇물을 찾아가 졸졸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낮잠은 얼마나 달콤할까! 게다가 시원한 수박 한덩이 입에 물면, 뭐가 더 필요할까? 그치? 법정 스님이 말하길, 인간은 무엇인가를 소유하고자 하면 그 무엇인가에 얽매이게 되며, 그럼으로써 풍성한 삶을 살 수 없다고 하지. 백번천번 맞는 말이라 생각해. 소유를 위해 나의 삶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인간답게 잘 살기 위해, 한평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 가기위해 바로 내 자신이 존재하는 것일테니 말이지.

 

햇살이 전문가라며 날 추켜 세워줬지만, 답변은 전혀 전문가스럽지 못해 미안하네. 사실 난 전문가가 되기에는 한참 많이 부족하거든. 그래서 답장을 못했다면, 변명이 될까?^^ 요즘 내 마음은 뛴단다. 이제 곧 봄이 오면, 봄꽃들이 펼칠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기다려지거든. 2015년의 봄은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와 어떤 기쁨과 행복을 전해줄까,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진다. 이번주 꽃샘추위만 끝나면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겠지? 봄이 오면, 늦고 부족한 답장에 대한 사과 대신으로 내가 밥 한번 사마. 봄 햇살 맞으며 햇살과의 근사한 식사, 기대되는걸!^^

 

2015. 3. 10.

 

차칸양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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