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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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넓고 무서운 곳을 어떻게 좋아할 수 있지?”
궁금했다.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걸까? 분명 같은 공간, 같은 일, 같은 사람들인데 어찌 이리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내게 대답을 준 것은 함께 독서수업을 하는 훈이 친구 예루였다. 그가 골라온 책 <비밀의 화원>. ‘내가 메리라면 그렇게 제멋대로 굴어서 미움받는 바보같은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 거다.’ 라는 예루의 감상을 읽고 문득 메리가 궁금해졌다.
“아가씨는 아가씨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예?”
메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전혀 좋아하지 않아. 전에는 그런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는걸.”
마사가 자기 집으로 가 버리자 메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외롭게 느껴졌다.
이런 메리를 변화시킨 것은 황량한 황무지 사이에 자리잡은 금단의 정원이었다. 어느날 10년간 잠겨 있다던 정원의 열쇠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메리는 그 정원에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붉은가슴울새의 안내로 정원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메리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메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정원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디콘과 마사의 어머니, 마사가 좋아진 것처럼. 메리는 붉은가슴울새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 포함시켰다. 지금까지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는 메리에게는 상당히 많은 수였다.
한 동안 하녀 마사의 동생 디콘과 몰래 비밀의 화원을 가꾸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 메리가 사촌 콜린에게 한 이야기다.
“황무지는 아름다운 곳이야. 수천 가지나 되는 사랑스러운 것들이 거기서 자라고 있어. 여러 동물들이 둥지를 만들고 굴을 파고 지내지.”
<비밀의 화원> 중에서
두려움반 기대반으로 <비밀의 화원>을 가꾸어가던 그 기억을 더듬으며. 아직도 내가 모르는 수많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을 나의 황무지를 정성으로 가꾸어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귀여운 붉은가슴울새 예루에게도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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