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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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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3일 13시 05분 등록

대학원에서 '감수성훈련'이란 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의 감정을 읽어주는 훈련을 합니다. '나는 오늘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런 기분이 든다'라고 말합니다. 누군가 나를 칭찬해주면 '그런 말을 들으니 이런 느낌이 듭니다. 이런 말을 해주시는 아무개님은 참으로 이러이러한 분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수업이 참으로 힘이 듭니다. 1시간 반 동안 둥그렇게 앉아 얼굴을 바라보며 낯간지러운 말을 하려니 오글오글하지요. 하지만 이 수업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한국형 감수성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한 유동수 선생은 <감수성훈련>이란 책에서 대화를 목적에 따라 사실지향적인 대화와 관계지향적인 대화로 구분합니다. 사실지향적 대화는 자기입장에 서서, 분명한 초점으로 간결하게 말하며, 진실해야 하고, 충고나 지적이 많고, 그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이 기분 나빠질지는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반면 관계지향적 대화는 상대의 입장에 서서, 초점이 분명하지 않을 때가 많으며, 설명이 길고, 반드시 진실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칭찬 인정이 많으며, 그 이야기를 들은 상대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조직에서 업무를 할 때는 사실지향적 대화를 70~80%, 관계지향적 대화를 20~30%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지향적 대화를 80~90% 사용하면 피도 눈물도 없다는 소리를 듣고, 관계지향적 대화를 40~50% 이상 사용하면 맺고 끊지를 못한다는 평을 들을 수 있습니다.


유동수 선생은 누군가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성격에 따라 반응을 달리 하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이번에는 교육 가서 무엇을 배웠나?"고 물으면 이렇게 답하라는 것입니다. 인정욕구가 강한 상사에게는 "평소에 팀장님께서 강조하시던 내용들이 그대로 다 나왔습니다.", 공감 수용을 원하는 상사에게는 "배운 것도 배운 것이지만 교육가서 생각해 보니 저 같은 녀석 데리고 일하시느라고 그동안 답답하셨을 때가 정말 많았을 것 같습니다.", 객관적이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상사에게는 "보고서 작성해 올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보고서에 참고자료와 현장적용안을 1안, 2안, 3안까지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정말 어렵지요?)


위의 두 가지 내용을 저에게 적용해 보니 저는 사실지향적 대화를 선호하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종종 사람들은 저에게 '당신과 일하고 싶다'고 합니다. 일처리가 빈틈없고 부지런히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잘난 척 하더라도 양해해 주시길!^^*) 문제는 제가 너무 극단에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감정도 읽어주고 여유도 가져야 하는데 너무 밀어부친다는 것이죠. 거기다 저는 기대수준이 높고 호불호가 명확한 사람입니다. 이렇다 보니 제 기준에 부합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못마땅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이런 제 성격을 고치려 고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케이 코치님과 '만나는 사람들의 좋은점을 찾아 칭찬해주기'라는 실행계획을 세우고 노력 중입니다.    


칭찬을 해보니 다음 세가지가 놀랍습니다. 첫째는 칭찬할 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둘째는 칭찬은 받는 사람뿐 아니라 하는 사람도 기분 좋게 합니다. 셋째는 칭찬을 받는 사람은 칭찬으로 고무되어 그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칭찬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동수 선생님의 조언을 정리해봅니다.


칭찬을 할 때는 사실-근거-성품의 순으로 하면 좋습니다. 우선 그 사람이 무엇을 잘 했는지 그 점을 꼬집어 칭찬합니다.(예- 강의를 참 잘하십니다.) 다음으로는 왜 그런 칭찬을 하는지 이유나 근거를 분명히 합니다. (예-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전혀 지루하지 않고 내용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당신의 성품이 이래서 그렇습니다'라는 내용을 넣습니다. (예- 강의를 지루하지 않게 하려면 참가자들의 심리 파악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참가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강의하려면 준비성이 남달라야 하고, 경험도 많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요즘 딸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려 노력합니다. 사춘기의 절정을 지나고 있는 중2 나현이도, 아직 애기같은 초등학교 4학년 나영이도 마음을 읽어주니 대화가 술술 풀립니다. 싫은 사람도 미운 사람도 칭찬을 하려고 애씁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의 좋은점도 보이기 시작하고 이야기도 잘 됩니다. 그대도 한번 도전해보세요. 삶이 훨씬 풍요롭고 긍정적으로 변할 겁니다. 자, 지금 바로 시작하시죠!

 

 

[알림1]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의 네번째 시간이 5월 20일 금요일 저녁 8시에 마련됩니다. 50여 권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생각정원의 박재호 대표님을 모시고 '책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좋은 책을 읽고 싶은 분, 자신의 책을 쓰고 싶은 분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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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2] 제가 지난 3월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헤드헌팅회사 유니코써어치 블로그에 유니코 커리어 아카데미의 Chief Career Coach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도움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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