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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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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일 08시 49분 등록

 

요즘 가장 핫(hot)한 남자 중의 한 사람은 밥장일 것이다. 그는 30대 중반에 독학으로 시작한 그림으로 누구보다 멋있고 신나게 살고 있다. 결혼생활과 경제활동이 동시에 궁지에 처했던 그 때, 그는 꾸리한 오피스텔에 엎드려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노트정리를 좋아하고 무언가 끄적거리는 것을 좋아했기에 가장 힘든 순간에 놀이본능으로 스스로를 위무하고자 한 것이다. 컵이나 손톱깎이, 녹즙기처럼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렸던 초기그림들, 단언컨대 나도 그 정도는 그릴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낙서 같은 그림으로  불과 5년 만에 국립박물관의 달력작업을 할 정도로 일러스트의 핵심부로 날아 간다.

 

매일 그린 그림을 블로그에 올렸다. 1년 만에 그것을 묶어 책을 펴냈고, 이제까지 대여섯 권의 책을 냈다. 감각적인 글솜씨와 매일 포스팅하는 성실함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점차  밥장이라는 브랜드가 성립되었고, 그의 그림에도 아우라가 생겼다. 주사위나 천사, 우주인 같은 단골 아이템을 무수하게 중첩시켜 그리는 그의 그림은 굉장히 단순해서 모방하기가 쉽다. 하지만 오직 밥장이 그린 그림만 먹힌다. 그는 오리진이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의 활동범위를 보면 멀리서 지켜보는 독자조차 박수를 쳐 주고 싶어진다. 그는 벽화나 포스터를 그려주는 재능기부를 150회나 했으며,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가방에 그림을 넣었으며, 화장품 광고까지 찍었다. 그리고 드디어 많은 작가들이 로망으로 여긴다는 경지, 방송사 돈으로 세계여행을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EBS의 세계테마여행을 찍으러 3주간 아르헨티나에 다녀 온 것이다.

 

아아!  신나지 않는가? 매일 그린 그림으로 여기까지 오는데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그림이 재미있어서 그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 말이 믿어진다. 커다란 화폭을 꼬물꼬물 작은 아이템으로 가득 채운 것을 보면, 좋아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이거니와 그에게서 풍기는 삶을 향유하는 에너지가 그것을 대변한다. ‘밥장이 인생의 슬럼프에서 극적인 반전을 통해 작은 거인으로 거듭 날 수 있었던 데는 취미라는 단서가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저 빠져 들고 싶은 일, 그리하여 계속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는 가운데 언젠가는 숙달될 수 있는 일. 신명나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밥장에게서 커다란 암시를 받을 것이다. 구선생님께서도 취미와 일의 연관에 관심이 많으셨다.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하라

모든 훌륭한 전문가들의 공통점이다. 좋아하는 것은 우리가 다양한 시도를 즐기도록 도와준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있는 곳에 길도 있고, 그곳에서만이 바빠도 기분 좋은 피곤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일 자체를 즐기는 대신, 돈에 연연하면 결국 비즈니스를 망치게 된다. 

--사람에게서 구하라 203

 

취미를 직업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밥장처럼 프리랜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겨레신문사의  구본준기자, 그는 <두 남자의 집짓기>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요즘에는 경력에 아예 신문기자와 함께 건축평론가라고 명시한다. 거기에는 물론 오랫동안 공부하고 취재해 온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것이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활용해서 자신의 취미를 잘 발전시키고 도약대로 삼은, 지극히 지혜로운 예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에서 보니 그림솜씨도 뛰어나던데, 기자로서 전문분야를 정하고 남들보다 깊이있게 천착할 수 있었던 데는 취향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즐기지 않으면 오래 할 수 없고, 오래 할 수 없으면 깊어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막 수강생 한 명이 자기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웹툰부터 옷만들기까지 손으로 하는 것은 뭐든지 너무 잘 하는데 그저 취미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까워 옆에서 부추겨 가죽공예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본인이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밥장이 그랬듯이 말이다. 또 다른 수강생은 책쓰기에 도전한 지 8개월 만에 출간계약에 성공했는데, 클래식에 오랜 취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40대 중반의 17년차 회사원인 그가  2막에,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로 변신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정체성과 직업만을 가지고 살아가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어지기도 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사는 것이 인생 최고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하는 데 관심을 가져라. 취미가 없다면 우선 공들여 취미를 키우자. 중국의 부주석을 역임한 작가 왕멍은 나는 악인이 될지언정 아무런 취미도 없는 남자는 안 되겠다고까지 말했다. ‘아무런 도전과 이상과 모험이 없는, 사고와 일탈마저도 없는삶은 죽은 물고기의 눈처럼 무미건조한 삶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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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까페 ‘크리에이티브 살롱 9에서 11월 기획 강좌 ‘여행, 미룰 수 없는 자유’를 진행합니다. 강사는 18년간 우리땅을 모조리 탐사한 아름다운 길 연구가 · 감성 숲 해설가 김성주 선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세요.

- 강좌 소개 : http://www.bhgoo.com/2011/575387

 

 

 

IP *.108.69.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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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09:49:37 *.124.106.136

밥장의 학창시절과 그 후를 조금 알고 있는 저로서는 제 후배지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밥장은 원래 그림(수채화 등)을 잘 그렸습니다. 음악을 듣고 즐기는 데도 능했고, 책읽기도 참으로 즐겼죠.

지금은 SKT가 되었지만 그 회사를 만들었던 회사의 유능한 직원으로 잘 다녔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그림과 책, 그리고 여행 및 방송으로 이어가는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대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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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21:05:29 *.108.69.102

예,  저도 밥장의 라이프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드네요.

옆에서 보기에는 워낙 속도도 빠르고 잘 나가니까 쉽게 간 것 같이 느낄 수도 있지만 

본인의 노력이나 자기관리는 필수적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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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16:00:16 *.1.160.49

불과 5년 만에 국립박물관의 달력작업을 할 정도로 일러스트의 핵심부로 날아 간다.

 

매일 그린 그림으로 여기까지 오는데 채 10년 이 걸리지 않았다.

 

그 5년과 10년을 견뎌낸 힘이 무엇이었을까요?

역시 1년만에 묶어낸 책에서 맛본 꼴맛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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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21:14:34 *.108.69.102

ㅎㅎ  세 가지로 생각이 되네.

1. 성공의 맛- 선생님께서도 6개월마다 성공하라, 성공이야말로 최고로 강력한 촉진제가 된다고 하셨듯이  나도 수강생들이 출간계약할 때마다  자신감이나 의욕 게이지가 좍 올라가는 걸 느끼거든.   블로그를 하면서 팬들이 보여주는 응원이나 로열티가 더 잘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게 해 주지 않았을지?

 

2. 독서력 - 그는 굉장한 독서가이고 글도 잘 쓰지요. 그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시너지가 좀 더 폭넓고 고급스러운 독자층을 형성했거니와  자기관리나 방향성이 명확했던 듯. 두뇌도 비상하다고 봐야 하구요. 그의 명언 하나.

"글과 그림을 같이 하다 보면 내가 세탁기가 된 것 같다.

글은 쥐어짜야 하고 그림은 펼쳐야 한다."  뭐 이 비슷한 거였는데  정말 감탄했쓰.

 

3. 열정- 자기의 길을 찾은 자의 헌신과 열정이 가장 주효했다고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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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10:36:53 *.153.23.18

어제 한참 동안 밥장씨의 블로그에서 놀았어요.

'블로그는 음악과 함께 즐겨야 제 맛'이라는 프로필 문구에 스피커 볼륨을 높였어요.

밥장씨가 취미를 직업과 연결한 좋은 예로 각인됩니다.

저도 저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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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3 20:08:18 *.209.202.178

인생이 워낙 길어졌으니  10년 뒤, 20년 뒤를 바라보고 천천히, 야금야금 준비해서

'또 하나의 삶'을 기획해 보기 바래요!

나도 요즘, 10년 뒤를 겨냥한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그 궁리 뿐이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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