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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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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5일 15시 37분 등록

 “손가락 하나를 세워 꼼지락거려 보시오. 바로 그 순간 여러분은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를 간질이고 있는 것입니다.”

 

- 화학자, 도날드 해치 앤드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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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12월 1일, 미국 몽고메리 지역의 봉제공장에서 일을 마친 42세의 한 흑인 여성이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녀는 백인만이 앉을 수 있는 열 번째 줄의 좌석을 지나 유색인종이 앉을 수 있는 11번째 줄의 좌석에 앉았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당시에는 백인용 좌석이 차면 흑인승객들이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습니다. 이윽고 백인 몇 명이 올라타자 흑인 네 명이 일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흑인들의 오랜 무력감과 노예근성을 깨우는 기폭제가 되어 ‘버스 안타기 운동’이라는 저항이 펼쳐졌고 젊은 루터 킹 목사를 필두로 한 대규모 민권운동의 들불로 이어져 흑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저항의 주역인 로자 팍스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내가 너무 지쳐서 자리를 양보할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날 지치게 한 것은 참고 물러서는 것, 그것뿐이었다.”

 

지난 10일, 한 대학생이 쓴 ‘하수상한 시절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한 장의 대자보가 대한민국에 폭발적인 ‘안녕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본과 권력의 횡포 앞에 사회적 안전망이 해체되고 국민 대다수의 안녕과 행복이 위협당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에서 그 동안 각자 살아남기에 급급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형태로 사회의 현실에 대해 걱정하고 분노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적인 움직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의 치유 과정에서 피해자라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야말로 회복의 중요한 사인입니다. 사회적 병리를 치유하는 과정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력하고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이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며,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우리가 이 사회의 문제를 위해 무언가 하고자 하는 느낌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존재로서의 건강함을 되찾는 사인입니다.  

 

올해 안녕하지 못하신 분이 많으셨지요? 혼자 힘으로 자신이나 혹은 가족을 지키느라 힘드셨지요? 모두 애쓰셨습니다. 다가오는 2014년! 나의 인생과 우리의 세상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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