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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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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4일 07시 34분 등록

리디아의 왕 칸다울레스는 자신의 왕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을 상의하는 기게스라는 심복이 있었는데, 그에게도 왕비 자랑을 늘어놓곤 했다. 어느 날 왕은 기게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에게 왕비의 미모에 대해 이야기 해 주어도 믿지 못하는 모양이구나. 사람은 눈만큼 귀를 믿지 못하는 것이지. 그러니 내가 왕비의 벗은 모습을 보게 해주마"

기게스는 순간 죽음이 스쳐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하여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명령을 거두어 주기를 바랐으나 왕은 두려워 할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왕비가 전혀 모르도록 할 것이니 왕비의 노여움을 살 이유도 없다고 설득했다. 왕의 침실 문 뒤에 숨어 있다가 왕비가 차곡차곡 옷을 벗어 알몸이 되는 것을 본 다음 그녀가 침대로 몸을 돌려 등이 보이는 순간 살그머니 빠져나오라는 것이다. 기게스는 할 수 없이 그리했으나, 몸을 돌려 나오는 순간 왕비의 눈에 띄고 말았다. 왕비는 내색은 하지 않았으나 그것이 남편이 꾸민 일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다음 날 왕비는 심복들에게 무장을 시킨 후 기게스를 불렀다. 그리고 말했다.

"기게스야. 너는 나의 벗은 몸을 보아 나에게 수치를 주었다. 너에게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왕을 죽이고 나와 왕국을 갖는 것이고, 아니면 이 자리에서 죽는 것이다. 선택하라"

그리하여 기게스는 왕을 죽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바로 왕비의 벗은 몸을 보았던 그 침실의 문 뒤에 숨어 있다가 왕이 침대에 들 때, 그를 칼로 찔러 죽였다. 그리고 왕국과 왕비를 차지하였다.

                                                                                           - 헤로도투스, 역사

  아마 이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이야기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어찌 그런 일이 있으랴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자랑하다가 신과 사람의 질투를 사 그것을 잃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상기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자기경영은 사랑하는 것을 가슴의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하고 아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보물을 가진 것을 떠드는 사람은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식이 소중하면 그 자식을 개똥이라고 부르며, 진짜 자식에 대한 사랑은 마음 속에 간직해 두는 지혜이기도 합니다. 워렌 버핏이 낡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부(富)라는 특권을 감춰두고 돌보는 것이고, 빌 게이츠가 자신의 보물인 돈을 가난한 사람을 위한 기금으로 쓰는 것도 평생 사랑해 온 부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찾아 낸 까닭일 것입니다.

  참고로 기게스는 그렇게 왕위에 오른 후 38년 동안 아무런 치적도 이루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남에게 빼앗은 것은 그저 횡재였기 때문에 그것을 경영할 역량이 되지 못해서였을까요 ?    마치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그 행운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지 못하고, 더 가난해 지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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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2010.09.26 05:57:45 *.176.113.224

"자기경영은 사랑하는 것을 가슴의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하고 아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보물을 가진 것을 떠드는 사람은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말이 참으로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지만, 특히  '사랑할 때', '이 세상에 보물을 드러낼 때'는 "때를 가려" 분별있게 하라....는 조언으로 들리네요. 
늘 재미있는 이야기 안에서 은유적으로, 그리고 부드럽게, 자극을 주고 깨닫게 해주셔서,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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